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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엘리트의 논리

며칠 전부터 보수의 논리가 궁금해 인터넷을 뒤졌다. 그러다 2017년 6월 23일에 열린 한 토론회에서 보수주의를 설명한 서울대 박지향교수의 자료를 찾았다.박교수가 말하는 보수이념은 간단명료했다. 첫째, 인간은 비이성적이고 본능에 충실한 존재다. 그래서 법에 의한 정치가 필요하다. 둘째, 세상은 불평등한 유기체다. 어떤 사람은 머리, 어떤 사람은 팔이나 다리가 된다. 다만 머리, 팔, 다리 모두가 소중하다. 셋째, 제도나 법, 관습은 뭔가 좋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 살아남은 역사, 전통, 제도를 존경해야 한다. 잘못된 것을 고쳐나가되 기본 틀은 유지해야 한다.엘리트는 능력으로 좌우된다. A학점을 받기 위해서는 열심히도 해야 하지만 잘해야 한다. 잘하기 위해서는 타고난 재능이 필요하다. 엘리트가 되지 못하게 태어난 약자는 공정한 게임으로 보살펴야 한다. 이것이 보수이념이란다.보수의 논리에서 조건과 결과는 불평등하다. 보수가 추구하는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다. 풀어보면, 타고난 재능으로 살아남아 불평등한 결과를 누려라, 결과가 불평등하다고 불만을 갖지 마라, 기회가 평등했으니, 이 말인 것 같다.『왜 예술가는 가난해야 할까』라는 책을 쓴 한스애빙은 예술가이자 경제학자다. 그는 예술가가 가난한 많은 이유 중에서 공급과잉현상을 핵심으로 꼽는다. 승자독식이 주는 장밋빛 환상에 이끌려 예술가지망생이 대거 몰리고, 이 때문에 가난한 예술가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는 국가가 예술가를 지원하면 시장에 관심을 갖지 않는 예술가가 늘어나게 되고 결국 국가지원이 예술가의 경쟁을 왜곡시키며 빈곤현상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그가 내놓은 답은 시장이다. 그의 주장은 이렇다. 국가가 지원하지 않아도 예술은 신화적이기 때문에 헌신하는 예술가는 생겨난다. 국가가 지원하니 재능이 없는 사람들이 예술을 하겠다고 덤빈다. 국가가 지원을 끊고 시장에 맡겨 놓으면 밥벌이가 안 되는 예술시장에 진입하려는 사람이 줄고, 공급과잉이 해소된다. 재능이 없다면 예술가가 되지 말라. 그래도 예술을 하겠다면, 경쟁력을 키워 시장에서 살아남아라.박교수가 말하는 보수이념과 딱 들어맞는다. 예술적 재능이라는 조건은 불평등하다. 기회는 균등하게 주어진다. 다만 시장에서. 결과는 당연히 불평등하다. 기회가 균등했으니 결과가 불평등하다고 불만을 가질 일은 아니다. 예술적 재능이 없다면 다른 일, 즉 머리 말고 팔과 다리가 되라고 충고한다. 시장에서 살아남아 서울대 교수가 되고, 예술가이자 경제학자가 된 보수엘리트로선 당연한 논리다. 정말 공정한 게임인가는 감춰진 채.사라져가는 소수민족의 언어, 낡은 것으로 내몰린 전통문화, 경제논리에 사라지는 인문학, 박교수의 논리라면 뭔가 좋지 않기 때문에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박교수가 전공한 서양사학도 인문학인데, 자신의 학문이 사라지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나? 보수엘리트의 논리는 결국 살아남은 강한 자들의 논리다.예술을 시장에 맡기자는 한스애빙의 결론은 무책임하고, 예술은 그래도 살아남을 것이라는 희망은 일방적이다. 그럼에도 한스애빙의 주장에 빗대어 예술인복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하다. 시장에 맡겨 살아남는 예술이 있지만 살아남지 못할 예술이 있다. 시장에 살아남지 못하는 예술 중에는 꼭 간직해야할 문화적, 정신적 가치를 지닌 것이 많다. 더욱이 예술은 공익적 가치가 크다. 창의시대를 사는 미래세대에게는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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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3 23:02

별, 꿈, 사랑

어느덧 금년도 마지막 달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이 있어 정말 다사다난한 해였다.미국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였고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총선 승리로 16년 장기 집권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프랑스는 마크롱이 프랑스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우리나라는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여 70% 이상의 지지율로 순항하고 있다. 2017 대한민국의 키워드로 욜로(YOLO) 라이프가 많이 언급되었지만 혼밥 혼술 혼영으로 일컬어지는 1코노미가 아닐까 한다. 1인과 이코노미를 조합한 단어로 철저하게 취미와 여가 생활을 혼자 즐기는 1인 중심의 생활이 꽤 많아진 것 같다.전라북도에서는 세계태권도대회를 성공리에 치르고 2023 세계잼버리대회를 유치하는 쾌거를 이룩하는 전대미문의 성과를 거두었다. 전북 몫 찾기와 전북자존의 시대 선포로 자존심과 긍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우리 전북개발공사는 설립이후 처음으로 행정안전부로부터 2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았고 최근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2017가족친화인증기관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가족친화인증 제도는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는 제도로 여가부에서 심사를 통하여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또한 공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1사1묘역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임실 소재 국립 호국원과 협약을 맺고 1,400여기의 참전용사 묘역을 관리하기로 하여 나름 의미 있는 일이다.요즈음 부쩍 강조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들이 기업에 기대하고 요구하는 사회적 의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기업이 얼마나 사회에 이익을 주었느냐 즉 공익에 얼마나 기여하였느냐 인데 특히 공기업에서는 더욱 강조되는 사항이다.우리가 세상에 살아가면서 세 가지 중요한 금은 황금, 소금, 지금이라고 한다. 황금은 경제를 말하고 소금은 건강을 상징하며 지금은 시간을 의미한다.먼저 건강의 소중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왜 소금이 건강을 상징할까?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소금이다. 그런데 황금보다 소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고 한다.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세 가지 질문으로 가장 중요한 시간이 언제인지,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여기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 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당신과 함께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에게 선행을 베푸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 바로 지금이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모두들 희망의 새해를 바라보며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내년에는 평창 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있고 지역의 리더를 선출하는 지방선거도 있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는 시기이며 우리 전북개발공사도 창립 2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여 힘찬 날갯짓을 하여야 할 때이다. 새만금 Gate way 투자유치와 개발을 통하여 새로운 새만금의 비전을 제시하고 농촌 지역에 이르기 까지 집 없는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와 양질의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일도 계속 진행하여야 한다.하늘의 별을 좋아하는 사람은 꿈을 가진 사람이고/ 땅의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고 / 눈을 좋아하는 사람은 순수한 사람이고/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추억이 많은 사람이고/ 이 모든 것을 다 좋아하는 사람은 사랑을 지닌 사람입니다. 또 다시 새해에도 지금처럼 바쁜 일상이 계속 될 것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 꿈,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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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06 23:02

작은 방 밖으로

1840년대, 독일에 루돌프 피르호라는 의사가 있었다. 그는 젊은 나이에 혈전증에 대해 과학적 학설을 제시하는 등 학문적 능력이 탁월하였을 뿐 아니라, 당대 독일 의학계에 관찰과 실험으로 검증된 의학을 기초로 한 의료를 요구하는 소신도 겸비한 의사였다. 1848년 독일의 북부 실레지아 지방에 발진티푸스 전염병이 창궐하자 독일 정부는 잘나가던 피르호를 그곳으로 파견하여 조사하게 했다. 그 지역은 극빈층의 폴란드 소수민족이 살던 곳이었고 피르호는 영양결핍과 가난, 전염병에 신음하는 비참한 현장을 보게 된다. 파견 3주 뒤 피르호가 작성한 발진티푸스 창궐에 대한 보고서에는 놀라운 처방이 실린다. 그가 내린 처방은 환자 개개인에 대한 투약이나 식품, 주거 공급이 아니었다. 그는 정치적 자유, 교육체제의 개혁, 가난한 이들에게 물리던 세금을 부자 지주에게 전환할 것 등 사회적 처방을 지시하였다. 질병의 원인은 사회적 불평등과 부정의한 제도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나는 종일 작은 방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있다. 통증의학을 전공한 터라 이곳저곳 아픈 증상을 호소하는 분을 자주 만나고 있다. 그렇게 만났던 분 중 오래전 만났던 한 환자를 잊을 수 없다. 건장한 체격의 그는 심한 우측 팔꿈치 통증으로 병원에 찾아왔고 초음파 검사상 힘줄과 인대의 손상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그는 공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옮기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고 이미 수년 전부터 아플 때마다 팔꿈치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아 왔다고 했다. 나는 현 상태에서 스테로이드 주사를 또 맞는 것은 손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니 당장 통증을 완화하지 못하더라도 일을 좀 쉬면서 증식치료를 해보기를 권하였지만 그는 내 제안을 거부하고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길 원했다. 하루라도 빨리 통증을 줄여 일하러 가야한다고 했다. 그 치료가 장기적으로 손해라는 것을 알아도 업무에 서둘러 복귀해야 하므로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환자 앞에서 나는 의사로서 무기력했다. 치료받기 위해 잠시 쉬면 계속 쉬어야 한다는 그의 말이 머릿속에 한동안 머물렀다. 그에게 무엇을 해줘야 했을까 고민해도 답은 없었고 끝내 나는 작은 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 앞에 서게 되었다.수당시대에 쓰여진 천금요방 권1의 논진후제사에 상의의국, 중의의인, 하의의병 이란 문장이 있다. 상의는 나라를 치료하고, 중의는 사람을 치료하고, 하의는 병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으면서 계속 떠올린 문장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는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냉철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설명하고 있다. 일터가 안전할수록 노동자의 금연율이 증가한 이야기, 동유럽에서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이행하면서 결핵 환자들이 증가한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가 치료해야 할 것은 환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와 공동체라는 것에 더 강한 확신을 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아프다. 어떤 이는 가난해서 아프고 어떤 이는 부유해서 아프다. 여기저기서 신음이 들린다. 그때 사회역학은 얘기해준다. 나와 너는 분리되어 있지 않다. 나와 사회도 분리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그렇게 우리는 한 몸이라고.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피르호의 말을 옮겨본다.의학은 사회과학이며 정치는 큰 규모의 의학일 뿐이다. 의학은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고 그에 대한 이론적 해결책을 찾아내야 하며, 정치가와 실천적 인간학자는 실천적 해결책을 제시할 의무를 진다. 의사는 가난한 자의 대리인이며 사회적 문제도 크게 보면 의학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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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29 23:02

우리 문인들 삶의 지남

고려,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문관 관료는 문필을 중심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국가를 관리하는 문관(文官)정치의 중심세력이었다. 이들을 사대부(士大夫)라 했는데, 이는 선비인 사(士)라는 학자층과 종5품 이상 정1품을 일컫는 대부(大夫)의 복합어다.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는 13차의 몽고의 침입으로 피폐된 민심과 황폐된 나라를 걱정하며 고려가 중국대륙을 호령했던 고구려의 후국임을 천명하고, 그 웅혼한 기상과 민족혼을 드높이고자 28왕 705년간의 장엄한 역사를 총 4,000자가 넘는 장편대서사시 <동명왕편>에 남겼다. 그리고 동명왕 설화는 귀(鬼)가 아닌 신(神)이고, 환(幻)이 아니라 성(聖)이라며 고려가 천손(天孫)과 성인의 나라임을 밝혔다. 그러나 김부식의 <삼국사>에 역사란 세상을 바로잡는 글이니 이상한 일을 후세에 남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구삼국사>의 단군설화를 제외하는 우(愚)를 범했다고 하였다.생육신인 김시습은 세조가 계유정란을 일으키자, 삭발중이 되어 세상을 떠돌다가 남원의 <만복사저포기> 등 가전체소설 <금오신화>를 남겼다. 남아가 도(道)를 행할 수 있는데도 출사(出仕)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요, 도를 행할 수 없으면 홀로 몸이라도 지키는 게 옳다며 사대부의 출(出)과 처(處)의 길을 분명히 제시하였다.현곡 조위한은 광해군 10년(1618)에 치사(致仕)하고 남원 주포로 귀향, 임란에 실제 참전했던 최척이 옥영이란 처자와 중, 일, 조선 3국을 방랑하며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한 다큐적 한문소설 <최척전>을 남겼다. 또한 3차의 내, 외란으로 인한 민생의 참담한 울분과 한탄, 선조의 무능한 정정(政情)을 고발한 가사 <유민탄(流民歎)>을 지어 나라 안이 광풍이 일자, 결국 광해군의 암행조사로 작품이 인멸되었다. 다만 홍만종의 <순오지>에 송나라 정협의 <유민도(流民圖)>와 표리(表裏)가 됨직하다는 단평만이 전한다.연시조 10수의 <고산별곡>을 남긴 임실 옥경헌 장복겸이 헌종 11년 흉년으로 인한 극심한 기근(飢饉)에 탐관오리들의 악랄한 고리환상(高利還上)제도를 고발하고, 무위도식하는 선비들을 각각 업유(業儒), 업무(業武), 업농(業農) 등 3분(分)하여 일하게 해야 한다는 <구폐소(救弊疏)>를 올렸다. 후산 이도복은 마이산의 절경을 노래한 <이산구곡가( 山九曲歌)>를 남긴 후 을사오적을 처단하라는 <청토오적소(請討五賊疏)>를 올리고, 1907년 8월 진안 의병장 이석용과 전기홍을 중심으로 300여 동지들과 함께 의혈동맹단을 조직하여 조선 최초 의병봉기를 함으로써 지행(知行)일치의 본보기가 되었다.익산의 가람 이병기는 조선의 전통적인 시조장르에 6종(種)의 혁신론을 주창하여 현대시조시로 전승시킨 위업을 남겼고, 1921년 12월 조선일보 장지영을 중심으로 15인의 조선연구회를 조직, 일제의 조선어말살정책에 저항을 하였다. 1942년 10월 종로경찰서에 장수의 한글학자 정인승이 연행되고 조선어학회원 등 33인이 체포되는 조선어학회사건 때도 이들은 문인다운 아름다운 자세를 잃지 않았다.이렇듯 문인 사대부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행함으로써 우리는 세계적인 반만년 민족의 존엄성과 나라의 국권을 지킬 수 있었다. 불문학자요, 비평가인 이헌구(1905- 1982)는 일찍이 <시인의 사명>이란 글에서 나라가 평화로울 때 시인은 문화의 비싼 장식이지만, 비운(悲運)시엔 민족의 예언자요, 민족혼을 일깨우는 선구자라 설파했다. 이처럼 민족과 국가를 위한 사대부들의 헌신적인 충정을 본받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문인들 삶의 지남(指南)으로 삼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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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22 23:02

1971년생

2017 행정자치통계연보를 보면 1971년생이 94만5,524명으로 가장 많았다. 1968년생이 92만8,518명, 1969년생이 92만6,343명으로 뒤를 이었다. 1971년생이 주인공인 <응답하라 1988>을 봤을 때처럼, 1971년생인 나로서는 1등이라는 것에 괜스레 우쭐대졌다.생각해보면 동갑내기가 많은 게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어릴 땐 또래가 넘쳐나 심심하지 않아 좋았지만, 경쟁자가 많은 만큼 대학문과 취업문은 더 좁았다. IMF세대로 불렸으니, 많은 친구가 좌절을 맛봤다. 더 큰 문제는 노후다.2017년 8월에 한국은 공식적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학자 후지타 다카노리는 고령사회에서 노인은 수입이 없고, 저축이 없고, 의지할 관계가 없는 하류노인이 되거나, 과로로 죽는다고 경고한다. 저녁 대신 과로와 가난만 있는 노후가 어쩌면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1971년생의 정해진 미래일 수 있다.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32년부터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바뀐다. 1971년생이 만60세로 퇴직한 바로 다음해부터다. 이 말은 생산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국가가 1971년생의 노후를 온전히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미래가 이러하니, 지금이라도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면 된다?한국에서 가장의 나이가 만으로 46세일 때 가계소비가 정점에 이른다. 올해 1971생이 딱 그 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가계소비도 정점이다. 이것저것 떼고 남은 월급을 네 등분으로 나누면, 부모님 생활비와 아이 교육비, 빛 상환과 공과금으로 세 등분이 사라진다. 나머지로 한 달을 버티는데, 동네에선 출세한 축에 들어 여기저기 후원금에 후배들 밥값도 만만찮다. 저축은 그뤠잇이라지만 생각할 겨를이 없다.국민연금 수령예상액은 최저생계비 수준이다. 근무연수가 짧아 퇴직금에 노후를 오롯이 맡기기 어렵다. 전문직이 아니니 퇴직하고 돈벌이도 불확실하다. 부모부양과 자식양육도 걱정이다. 부모님은 국가가 아닌 자식이 노후를 책임져주는 세대다. 자식은 부모부양의 책임은 줄어들고 부모의 무한지원을 당연시하는 세대다. 지금의 40~50대는 부모부양과 자식양육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제라도 부동산투자에 눈을 뜨려는데 정부가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단다.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는 일, 지금의 나로서는 버겁다.청년세대와 노년세대를 연결하는 세대인 40대는 인생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과 소비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세대보다 높다. 공황장애 환자 중 40대가 25.42%(2016년)로 가장 높다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정부는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50세부터 69세까지를 신중년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규정한다. 활발한 사회진출이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후지타 다카노리가 말한 과로노인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10~20년 간 퇴직시점을 75세가량으로 늦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출산율 높이기라는 근본적 대책과 함께.청년은 여전히 뜨거운 화두다.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노력과 함께 1971년생을 비롯한 40~50대에게도 국가와 사회의 관심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노후에 대한 이들의 불안감이 줄어든 만큼 청년이 앞으로 짊어질 사회적 짐도 줄어든다. 중년의 문제가 청년의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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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15 23:02

전북자존의 시대

지난 10월 31일이 종교개혁기념일 이었는데 1517년 10월 31일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의 수도사이면서 신학박사 교수였던 마르틴 루터가 95개 논제를 비덴베르그 성당에 게재한 날을 기념하는 날로 금년이 500 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루터는 당시 로마 카톨릭 교회의 부패와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면서 교황의 권위보다는 성경의 권위를 강조하며 오직 믿음으로 칭의를 얻는 이신칭의를 주장하여 종교 개혁을 시작한 것이다. 개신교가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일부 국가와 독일의 일부 주에서 이 날을 휴일로 지정하여 종교개혁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그러면 우리가 개혁(Reform)해야 할 점, 바꾸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개혁은 말 그대로 다시 세우는 것인데 우리는 나보다 상대방이 고치고 상대방이 변화하기를 바랄뿐이다. 내가 먼저 변화하고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전라북도는 제37회 전북 도민의 날에 전북 자존의 시대 공식 선포식을 갖고 도민들과 함께 풍요로운 전북이라는 꿈을 이뤄 나갈 것을 다짐하였는데 송하진 지사님은 전북 몫 찾기에 뜨거웠던 기세를 타고, 이제 전북 자존의 시대를 활짝 열어가야 할 때라면서, 천년을 이어온 소중한 역사를 천년을 열어 갈 자존의 힘으로 키워가자고 전북 자존의 시대의 선포 의미를 밝혔다. 또한 얼마 전 전북 자존의 시대는 우리가 힘을 합쳐 다른 지역과 이기기 위한 노력을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쪽으로 몰고 가야 한다.며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하였다. 전북 자존의 시대 선언은 전북의 미래를 새롭게 함께 나아가 변화시키자고 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매우 적절한 선언이라고 생각한다.회사에서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직원들의 월례조회에서 나는 자존감을 가질 것을 강하게 주문하였다. 그 이유로 우리 전북개발공사가 광역도 단위 지방개발공사 중에서 처음으로 2 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아 전국 최고의 지방공기업이 되었고 또한 전라북도에서도 우리 공사가 도정 으뜸상을 받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그러면서 이 한 달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고 주문하였는데 겸손한 마음가짐과 함께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칠 후면 수능일이다. 오랜 시간을 준비한 만큼 시험을 잘 치르고 결과도 좋게 나와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여 푸른 꿈을 마음껏 펼치기를 소망해 본다.벌써 내년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책도 나왔는데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우리 인간의 수명이 120 년을 예상하는 시대이니만큼 나머지의 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할 때라는 주장도 나름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장수시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감성적으로의 접근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하다.어떤 맹인이 저는 볼 수 없습니다.라는 글을 적어 놓고 구걸을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오늘은 아름다운 날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볼 수 없습니다.라고 몇 글자를 추가했더니 많은 사람이 그에게 돈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안 이숙씨의 에세이 제목이기도 한 그럴 수 도 있지 라는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마음자세가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해 본다. 책의 내용 중에 가장 첫 번 째 글을 소개하면 세상만사는 모두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요. 세상만사는 모두 그럴 수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 아름다운 가을에 마음에 한번쯤 새겨 봄직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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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08 23:02

청년에 투자합시다

하늘이 높고 맑아 책을 읽기 좋다는 이 계절에 대통령이 휴가 때 읽었다는 명견만리를 읽었다. 책 속 이야기 중 인구 편에 실린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세 나라의 사례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일본은 건설경기에 1조 엔을 쏟아부어 경제를 살려보려 했지만, 부채만 늘고 청년들이 가난해져서 활력을 잃어버린 사회가 되었고 이탈리아는 높은 노령연금과 복지로 한때 노인들의 천국이라 불렸지만,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매년 4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해외로 떠나는 처지가 되면서 노령연금을 축소하게 되었다. 독일은 이와 대조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청년에 투자하며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제공하고, 대학생들에게 주거비와 생활자금도 지원했다. 또한 폭스바겐등 유수의 기업들은 청년 일자리 창출에 협조했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독일은 청년세대를 귀하게 쓰는 것이 최고의 경기 부양책임을 알았고, 모든 세대가 한 세대에 투자한 결과 모두를 살리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저성장, 세대갈등, 고령화사회, 일자리문제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전라북도 청년정책 기본방향 연구서(2016년)를 보면 2000년과 2010년의 인구를 비교해 볼 때 전라북도 청년인구의 감소율은 23.6%로 전국의 감소율인 11.4%에 비해 감소 폭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전북지역은 청년들이 타지역으로 나가는 순유출이 큰데 이는 취업 전선에서 신규채용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풍토에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연구서는 진단하고 있다. 그리고 전라북도 빈곤청년은 전체 청년인구의 2.16%로 전국 평균인 0.96%의 두 배에 달했다. 이 연구는 전북 지역에 청년 일자리 정책과 청년 복지 정책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 지난 달 전라북도는 청년정책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에는 살맛나는 전북청년, 청년중심 전라북도를 비전 삼아 고용, 창업, 비전, 복지, 거버넌스의 5개 분야에 청년사회활동가 양성, 전북형 농생명 청년 창업 캠퍼스 조성, 새만금 농업 용지에 청년협업 농장 조성, 청년 자활기업 발굴과 육성, 청년센터의 설치와 운영 등의 다양한 정책을 담고 있다. 5년간 청년정책에 소요되는 사업비가 4,345억원 이라고 하니 청년에 대한 전라북도의 투자계획에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이에 전북지역 청년들이 정말로 살맛나게 할 정책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그것은 청년층에 일정한 소득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청년기본소득이다.청년기본소득은 청년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하여 청년들이 역동적으로 창조적인 사업을 실천하거나 개인의 특성에 맞추어 자신만의 능력을 키워나가기에 가장 좋은 정책이다. 청년기본소득은 수요자에게 자율성을 제공하는 정책이기에 창업지원, 취업교육지원 등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 비해 받는 사람이 체감하는 효용이 크다. 청년기본소득정책으로 볼 수 있는 성남시 청년배당에 대한 녹색전환연구소의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에 응답한 성남시 청년 중 무려 95%가 청년배당이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답하고 있다. 게다가 많은 청년은 성남시가 청년의 삶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대답했다.당장 전라북도에서 모든 청년에게 청년기본소득을 시행하기 어렵다면, 수백에서 수천 명 단위의 청년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해도 좋을 것이다. 이는 전국 최초의 시행으로 전라북도가 청년에게 실효성 높은 투자를 하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단위 연구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핀란드나 캐나다의 기본소득 실험처럼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선도적으로 청년세대에게 투자하여 모든 세대를 살리는 전북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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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01 23:02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지난 8월 29일, 웅치전적비가 고즈넉이 서 있는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 옛 곰티재에서 임진왜란 당시 전주성을 함락하라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전략에 따라 고바야카와 다카카게(小早川隆景) 군에게 조선의 관군과 의병들이 장렬하게 산화했던 애국영령추모제를 올렸다. 이날은 425년 전 음력 7월 8일로 지금처럼 몹시도 무더웠을 한여름 밤과 낮이었을 것이다.완주군수, 소양면장과 웅치이치전적기념사업회, 소양면민과 신촌 동민들, 웅치전에서 나라를 지키려다 끝내 목숨을 바친 김제군수 정담과 황박, 정협 장군, 안덕원전에서 승리한 이정란 장군 후손들까지 참석하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리고 선조 25년(1592) 8월 13일과 14일 고바야카와 다카카게 왜군 1만 6000명 중 안코쿠지에케이(安國寺惠瓊)가 거느린 6000명과 치열한 접전을 벌인 2일전쟁의 참상을 오늘에 되새기며 과거를 되돌아보았다.추모제가 다할 무렵, 경북 영양에서 전날 정담 장군의 제사를 마치고 새벽부터 천릿길을 달려온 장군 후손의 인사말은 모든 청중의 심금을 울리며 온통 침묵과 정적에 머물게 하였다. 그 후손들은 임란 이후 지금까지 425년간이나 제사를 지내왔다는 위선봉사(爲先奉祀)의 정신도 그러려니와, 웅치전투가 시작되기 전 아들에게 보내는 유서편지 속에 죽음을 예견하고 나라를 지켜낸 장군의 장렬한 충혼 때문이었다.나는 죽음으로써 나라의 은혜에 보답할 것이다. 내 갑옷 속에 나의 이름을 써 놓았다. 내가 죽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함이니, 내가 죽은 후에 이 아비의 시신을 찾아 가거라. 그리고 내 뜻을 이웃 일가친척들에게 알려 주어라라 했듯이 장군의 아들이 산더미 같은 시체더미 속에서 장군의 시신을 수습하고 갑옷 속에서 그 서한을 찾아냈다고 하였다. 그날의 전장터는 1934년 왜놈들이 낸 신작로(新作路)였던 이곳이 아니라, 여기서 북쪽 2~3㎞ 떨어진 진안과 장수를 오가던 원 곰칫재 길이다.그러므로 죽음의 혈전을 벌였던 원전적지는 옛 전주부 소양면 덕봉리 앞 적래천 냇가로부터 곰티재 마루까지 황박의 1진, 이복남과 변응정의 2진, 정담의 3진 등 3중의 진영에 이르는 산간계곡이다. 6000명의 왜군들은 1500명도 안 되는 아군에게 3진까지 밀고 밀리는 전투 끝에 전의(戰意)를 상실하고 전주성 침공을 포기, 퇴각함으로써 조선 8도 중 유일하게 왜적에게 함락 당하지 않았다.승병장 안코쿠지 에케이는 비록 전쟁에 이겼다고는 하나, 실제 그건 이긴 게 아니라며 조선국의 충성어린 충정과 의로운 담력에 삼가 조의를 표한다(弔朝鮮國 忠肝義膽)라는 비목(碑木)을 조선군의 돌무덤에 세웠다는 사실이 유성룡의 <징비록>에 실려 전한다. 다행히도 완주와 진안군이 민관과 하나 되어 전적지를 복원하고 전투기념관을 건립, 성역화한다고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영국의 역사가인 E.H. CARR가 말했듯이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기 때문이다. 역사란 과거의 사실(史實)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으로 출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성장발전을 약속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바른 안목을 기르는 것이므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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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25 23:02

의욕이 없는 게 잘못인가?

니트(NEET)족은 의무교육을 마치고 진학이나 취직을 하지 않으면서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16~18세의 청소년을 말한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이 신조어는 일본으로 건너가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는 하류지향 청년실업자로 뜻이 바뀐다. 우리나라에서 니트족은 근로의욕을 상실한 청년실업자로 불린다. 일본의 또 다른 신조어인 초식남(草食男)은 취미활동에는 적극적이나 남성다움을 드러내지 않으며 연애는 소극적인 남성을 뜻한다.여전히 청년문제를 상징하는 니트족과 초식남, 두 단어로 인터넷에서 찾아지는 글들은 온통 부정적이다. 잉여인간, 취업의사가 전혀 없는 백수, 게으르다, 무기력하다. 니트족과 초식남이 사회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는 개인의 게으름과 무기력, 심지어 무능함을 탓한다. 나 젊었을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라는 꼰대스러운 말과 함께.기성세대는 개미의 근면성실을 미덕으로 알고 자랐다. 누가 한 말인지도 모르며 보이스 비 앰비셔스(Boys be ambitious)를 외쳤다. 꿈과 야망은 청년의 윤리이자 의무였다. 그러니 일할 의욕도, 연애할 생각도, 야망도, 꿈도 없는 요즘 청년들을 보고 있노라면, 기가 차다. 새마을운동,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한국의 미래가 걱정된단다.니트족은 노동에서 의욕이 없고, 초식남은 소비나 생활방식에서 욕망이 없다. 둘 다 욕(慾)이 없다. 그런데 의욕과 욕망이 없는 게 잘못인가? 욕망을 인간의 본성으로 본 홉스나 자연적 욕망을 굴레로 본 스피노자의 주장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꿈과 야망이 없는 게 손가락질 받을 일은 아니다. 그 의욕과 욕망이 현대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더욱.일본의 청년담론을 다룬 『조용한 전환』의 저자 미노리교수는 의욕이 없다고 비판받는 일본청년의 활동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는 강한 의욕은 곧 상류를 지향하는 태도이며, 상류지향은 경제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힘없는 지역, 사람, 생물을 마구 파괴시킨다고 말한다. 의욕이 없는 것은 하류지향을 뜻한다. 하류지향은 낙오가 아니다. 경쟁보다 인간과 자연을 위한 연대이며, 파괴보다 공생을 추구하는 태도라고 그는 주장한다.우리나라에서 청년이 처한 현실은 암울하다. 영혼을 팔아도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돈이 없어 연애를 못하고, 죽어라 일을 해도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 그래서 정부는 청년일자리를 만드는데 힘을 쓴다. 미래를 꿈꾸라고 청년수당을 주고, 청년사장이 되라고 창업을 지원한다. 헬조선을 벗어나는 것 말고 달리 답이 없다는 청년을 위해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 지역에서 청년조례를 만들고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청년이 미래를 꿈꾸는 것은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어떤 미래, 어떤 꿈인가가 중요하다. 청년에게 심어주는 꿈, 의욕, 야망이 사람과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주의적 욕망이 될까, 걱정스럽다. 꿈과 야망이 없는 게 아니라, 경쟁과 파괴의 욕망을 거부하며 스스로 주류사회로 진입하지 않는 청년이 많다. 그럼에도 한국사회는 하류지향적 태도를 사회문제로 여기고 파이팅이 넘치는 청년을 추켜세운다. 스스로 옭죄는 성과사회에서 성공만을 좇게 만드는 의욕충전식 청년담론을 진지하게 돌아볼 때다. 다시 강조하면, 의욕이 없는 게 잘못은 아니다. 자본주의적 욕망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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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18 23:02

리멤버(Remember)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추수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여 온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고 도로변의 은행나무도 어느새 노란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면 나는 세월호 사고 시 노란 리본을 한아름 달고 무사 귀환을 기다리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노란 리본에 대한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4세기 때 사랑하는 사람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착용한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그 후 미국 남북전쟁 당시 3년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남자가, 자신을 잊지 않았다면 마을 어귀의 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달라는 편지를 애인에게 보냈는데, 그의 애인이 나무에 노란 리본을 잔뜩 달아놓아 환영하였다는 이야기도 있다.노란 은행잎이 가을을 노래할 때 나는 어느 시인의 이 가을에는 이렇게 사랑하리라를 읊어보고 싶다.눈에 거치는 / 마음에 밟히는 일체의 삶을 접고 / 일정을 정하지 않은 채로 / 불현 듯 일어서는 바람처럼 떠나리라 /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 키 작은 꽃들은 아롱이며 모여 피고 / 갈대 소슬히 몸을 떠는 강변에서 오래된 솜이불처럼.모처럼의 추석 연휴를 맞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꿀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내심 가슴 졸이기도 하였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폭풍전의 고요를 언급하여 불안해하는 마음이 더하였다고 생각한다.소설가 한강이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미국이 전쟁을 말할 때 한국은 몸서리 친다의 글은 겉으로는 고요하지만 정작 마음에 두려움이 만연해 있는 우리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우리는 얼마나 많은 날들을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하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고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뇌졸중에 걸려 거동이 불편해 노인요양병원에 있는 유대인 맥스는 새로 입원한 제프 거트만도 자신과 같이 70년 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가족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맥스는 치매 증상이 있는 거트만에게 자신들의 가족을 살해하는 일을 지휘했던 나치친위대원을 처단할 것을 제안한다. 거트만은 맥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아우슈비츠의 나치를 찾아 원수를 갚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마침내 원수를 만나 단호하게 총을 겨누는데, 그에게는 가족을 잃은 것 보다 더 끔찍한 악몽이 기다리고 있다.우연한 기회에 보게 된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리멤버(Remember)라는 영화의 일부인데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이 복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자기 자신의 과거 독일군의 기억이 되살아나 괴로워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이야기다.우리 전북개발공사가 이 시점에서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전국 최고의 공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공기업으로서 최선을 다해 공익적인 의무와 도민을 위한 봉사를 해야 한다는 것과, 우리의 주인은 전북도이고 도민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2023년 세계 잼버리대회가 전북개발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 게이트웨이 부지 인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북도와 함께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잊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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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0.11 23:02

도도한 민주의 강물

요즘 역사적인 사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팬들에게 인기리에 다가서고 있다. 일제 때 왜놈들에게 정신대로 잡혀간 조선여성들이 겪었던 처절한 아픔과 고통을 영화화한 <군함도>와 1980년대 신군부가 1026 사태 이후 정권을 탈환할 목적으로 광주 시민들의 민주화운동을 공산세력으로 공작하여 수천 명을 무참하게 살육했던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택시운전사>가 그것이다.<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독일 제1공영방송국 위르겐 힌츠페터(Jurgen Hinzpeter 1937-2016)기자가 도쿄지국에 근무하던 중 전두환, 노태우 등이 일으킨 광주민주화운동현장의 참상을 촬영한 필름을 독일 함부르크 뉴스센터에 전함으로써 같은 해 9월 기로(岐路)에 선 한국이라는 제목으로 최초로 전 세계에 보도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적군도 아닌 국군의 총에 맞아 처절하게 죽어가는 시민들의 아우성과 총알이 빗발치는 현장에서 죽음을 무릅쓴 기자의 직업적 열정도 무한한 감동이었다. 그 무엇보다 과자를 넣은 금속캔에 촬영필름을 위장포장하여 본사로 보내기 위한 쫓고 쫓기는 장면은 정말 숨 막히는 스릴의 연속이었다.그런 전두환이 최근 <전두환 회고록>을 출간하였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 한계를 초과하여 518민주화운동의 성격을 왜곡, 관련 집단과 참가자들을 비하함으로써 사회적 가치평가를 저해했다고 판단, 판매와 배포금지처분을 내렸다.검찰도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을 조직하고 <전두환 회고록>을 발간한 출판사를 상대로 인세채권에 대한 압류와 추심명령을 법원에 신청, 인정을 받았다.결국 전두환은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추징금 2205억원 선고를 받았으나, 1151억만 납부한 후, 이젠 재산이란 지갑에 있는 29만원 밖에 없다라는 희학(戱謔)적인 어록을 남긴 자로 더 유명하다. 장기독재정권이 끝나고 3김으로 촉발된 참 민주주의의 꽃봉오리가 채 피기도 전에 전두환 등 신군부에 의한 엄동설한 속에 나라가 꽁꽁 얼어붙었다.그래서 영국의 <더 타임즈>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란다는 건 전봇대에서 장미꽃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이라 비하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419혁명 21주년을 맞은 1981년 4월 20일자 <동아일보>는 우리는 419를 놓고 혹자는 혁명이라고 하고, 혹자는 의거라고도 한다며 착잡한 감회의 교차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라 술회하였다.그러다가 노태우정권 때 국민들의 목숨을 건 민주화의 봇물에 밀려 전두환의 통일주체 국민 대의원제의 대통령선출방식이 폐기되고, 마침내 대통령 직선제로 복원되었다. 그리고 세계가 경탄했던 한국인들의 촛불시위로 국정농단의 정부가 막을 내렸고, 지난 5월 19대 새 대통령이 선출되어 나라다운 나라로 이어지고 있다.37년 전 518 때 아버지를 잃은 딸 김소형이 아버지보다 많은 나이에 들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리자, 같이 눈물을 쏟던 문대통령이 나아가 퇴장하던 유족을 포옹하며 위로하는 모습이 어제런 듯 생생한 잔영으로 맴돌아든다. 정녕 우리나라는 이 세상 그 어떤 잔혹 무도한 압제로도 도도한 민주의 강물은 막을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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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7 23:02

자연인, 그리고 일하지 않을 권리

자연인이 뜨고 있다. 첩첩산중에서 홀로 살아가는 모습에 중년남성들이 열광한다. TV에 등장하는 자연인들은 사업에 실패했거나, 몸이 아팠거나, 지인에게 상처를 받아 세상을 등진 이들로 그려진다. 하지만 아프지 않고, 사업에 실패한 적이 없고, 가족과 친구에게 상처를 받지 않은 중년남성들도 자연인을 꿈꾼다. 경매로 나온 산을 살까, 고민하면서.자연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이야기된다. 어떤 이는 자연인 대부분이 남자라는 사실에서 외로운 늑대 본능을 끄집어낸다. 또 다른 이는 행복을 자식에게 양보하고 노동에 매진하다 가족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아버지들을 양산하는 한국사회를 꼬집는다. 실패한 이들의 탈출구로 바라보는 이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자연인을 꿈꾸는 이들은 모두 자신의 삶터를 벗어나려 한다. 헬조선을 벗어나려는 청년처럼.천대받던 노동이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산업화 이후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노동은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인간을 규정하는 본질로 받아들여진다. 노동하는 인간을 뜻하는 호모 라보란스(homo laborans)라는 말도 이 시기에 등장한다.이러한 변화에는 마르크스(K. Marx)의 영향이 크다. 그는 노동을 생계수단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에게 노동은 행복을 위한 자유로운 활동이자 자연과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임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자본주의의 문제는 이러한 노동의 변질에 있다. 사적인 소유에서 벗어난 노동의 자유를 위해 투쟁이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일할 권리는 산업사회에서 기본권으로 정립된다.우리나라에서 노동은 사회적 권리이자 국민의 의무이다. 정부는 개인이 일하도록 걸림돌을 없애고, 일자리를 찾아준다. 취업준비수당이라며 돈까지 준다. 일을 해라 그러면 더 많이 주겠다, 정 일이 없으면 삽질이라도 해라, 이 시대를 관통하는 생산적복지(workfare)라는 것이다. 요즘에는 일할 게 없다고 하자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하라며 창업을 지원한다. 정부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일을 하지 않으면 국민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파렴치한이 된다. 일을 하지 않으려 하면 잉여인간, 백수건달로 낙인찍힌다. 이쯤 되면 일은 권리보다 의무에 가깝다.현대인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일에 매달린다.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는 노동은 사라지고 일을 할수록 성과사회의 자기착취에 빠져든다. 일할 권리는 비참해질 권리이며, 일할 자유는 사실상 강제노동의 진보버전이라는 프랑스의 좌파지식인 밀롱도의 말이 딱 들어맞는다.인간은 일할 권리에 앞서 존재의 권리가 있다. 일할 권리가 있다면 일하지 않을 권리도 있어야 한다. 일을 하지 않는다고 존재가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성과사회의 자기착취에 빠지지 않겠다는 것이 일하지 않을 권리다. 적게 버는 대신 비참해지지 않겠다는 권리다. 많은 학자들이 노동의 진정한 자유는 노동의 탈상품화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TV 속에 나오는 자연인을 폄하하는 이들이 많다. 경쟁에서 뒤처진 낙오자, 세상에 맞서길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혹평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이들이야말로 자유로운 노동을 통해 자연과 상호작용하면서 인간임을 깨닫는,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노동의 자유를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기가 완전히 타버릴 때까지 자발적으로 자기를 착취하는 현대인, 그들이 자연인을 꿈꾸는 이유는 비슷할 게다. 일하지 않을 권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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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0 23:02

2023 세계잼버리대회에 거는 기대

2017년 8월 16일은 우리 전라북도에서 오랜 시간 기억될 날일 것이다. 잘 알다시피 2023 세계 잼버리대회 개최지가 대한민국 새만금으로 결정된 기쁜 날이기 때문이다. 온 전북도와 정부가 하나가 되고 도민과 전북소재 기업이 다함께 두 손 모아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 진 것이라서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세계잼버리대회는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적인 야영대회로 1920년 영국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제17회 세계잼버리대회가 강원도 고성에서 개최된바 있다. 여기에서 잼버리라는 말은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시바리라는 말이 전음된 것으로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를 뜻한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국가민족종교언어를 초월하여 야영생활경기 등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고 견문을 넓혀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국가발전과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023 제25회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는 167개국 5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으로 세계3대 축제로 손꼽히고 있다.이번 대회 유치를 선두에서 지휘한 송하진 전북지사는 2023 세계잼버리 대회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로 4조원~7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세계잼버리 유치가 새만금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하면서 잼버리 대회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높이고 새만금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전북연구원은 2023세계 잼버리 대회와 아태잼버리 등 두 차례 프레대회를 개최하게 되면 대회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는 1,198억원의 생산효과와 1,098명의 고용효과, 도내 755억원의 생산, 812명의 고용, 265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또한 새만금의 기반시설을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는 명분을 확보하면서 현재 새만금 기반시설 및 용지 조성 사업비를 1조원대로 증액시켜 사업 기간을 단축하게 될 경우, 전라북도에 1조 2,589억원의 부가가치가 현재가치 측면에서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아울러 대회 기간 동안 참가한 청소년들이 대한민국과 전북에 대한 이미지 향상 효과가 자국 스카우트 회원들에게 전파돼 발생하는 브랜드 제고 효과는 1,595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 같은 경제적 효과가 지역에 파급되기 위해서는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전북 어디든 1시간대로 연결하는 교통연계망 조기 확충으로 세계잼버리 대회가 대한민국 전 국민이 가까이에서 호흡할 수 있도록 전북으로 통하는 하나의 고속네트워크구축이 필요하다 하겠는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항공 인프라 구축이라 하겠다. 참가예정인원 5 만여 명이 편리하게 행사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면 새만금 공항의 건설 시기를 앞당겨 마무리해야만 할 것이다.세계 잼버리 대회가 시작된지 2020년이면 100년째가 되는데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출발하는 처음 대회를 새만금에서 치르는 만큼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재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하며 성공적인 대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우리 전북개발공사에서는 새만금 잼버리대회 인근에 게이트웨이 부지를 마련하여 투자유치와 함께 기반시설로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오는 손님들이 새만금을 마음껏 즐기고 갈수 잇는 기틀 마련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를 소원하는 마음이다. 우리가 마음을 합하여 나아갈 때 두려움보다는 기쁨이 배가 되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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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3 23:02

쉼이 있는 미래

경남 하동에는 매암다원이라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찻집이 있다. 삼천 원만 내면 주인 없는 조그만 다원에서 큰 창 너머 널따란 차밭을 보며 맛있는 황차와 녹차를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주중이며 주말이며 일에 파묻혀 지내던 나는 올여름 삼 일간 하동에 방문하여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찻집에 나가서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생기를 되찾아 돌아오면서, 쉼을 얻기 위해 일을 끊고 떠날 용기를 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용기만으로는 쉼을 얻지 못하는 주변의 많은 분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에 젖었다.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취업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국가의 평균보다 347시간 많다. 이 수치로만 본다면 1년에 두 달 정도 더 일하는 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로는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본에서 발표한 역학연구들을 보면 장시간 근로 시에 심장질환이 1.5에서 2배 가까이 더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국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는 하루 9에서 12시간 근로에도 뇌출혈 위험도는 38%나 증가한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분들이 집배 노동자들이다. 집배 노조 위원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들은 정해진 9시간의 근무시간보다 2~3시간 초과근무하는 날이 흔하다고 한다. 실제로 집배 노동자의 심박수를 측정해 보았더니 일하는 내내 분당 130회를 웃돌았다고 한다. 과로에 둘러싸여 건강에 항시 적신호가 켜져 있는 것이다.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는 현재 매달 50만 원씩 6개월간 기본소득으로 지급한 후 개인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지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 실험의 이름은 쉼표 프로젝트이다. 기본소득이 과도한 업무에 지친 이들과 취업준비생들의 불안한 마음에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붙인 이름이다. 지난주 두 번째 기본소득 지급대상자가 추첨을 통해 선정되었기에 나는 그와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결혼 2년 차 주부이자 26세 여성인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호주에서 일과 여행을 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 경험 이후 그는 한국보다는 호주에 살고 싶어졌다고 했다. 한국의 삶은 호주에 비해 너무 바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저녁에 잠시 만나기도 힘든 친구들의 바쁜 삶에 비해 호주인들은 덜 일 하면서 여유 있는 삶을 누렸기에 그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하루 6시간 근로하는 일자리를 얻고 여가를 충분히 누리고 싶은 꿈이 있어 기본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얘기했다.그래서 자신이 창조된 이래 처음으로 경제적인 근심과 걱정으로부터의 해방을 어떻게 즐길 것이며,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이며하는 문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1930년 출판한 글에서 100년 뒤인 2030년이 되면 생산력이 4배 이상 증가하고 사람들은 주당 15시간만 일해도 물질적 필요가 채워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슬프게도 2030년을 13년 앞둔 2017년 우리의 현실을 둘러본다면 그의 예측은 빗나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능동적으로 준비하여 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힘든 일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맡기고 기본소득 등으로 잘 구축된 사회적 안전망 위에 많은 이들이 행복한 일을 추구하는 그런 미래 말이다. 우리는 쉼이 있는 미래를 두고 갈림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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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6 23:02

역사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가

신라 제3대 유리이사금은 예수와 거의 같은 까마득한 그 옛날 사람 사는 세상을 열어 온 천하를 들끓게 했던 참으로 영명(英明)한 지도자였다. 2대 남해왕의 아들로 자형 석탈해와 왕좌를 놓고 서로 왕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한 탓에 결국 잇금(齒線)을 잰 결과, 잇금이 커서 왕이 된 사람이다. 유리이사금 5년(서기 28년)11월, 나라를 행행(行幸)하다가 눈 속에서 얼어 죽어가는 노인을 발견하고 어의(御衣)를 벗어 덮어주며 이는 백성을 다스리지 못한 나의 죄며 내 탓(여지죄야 予之罪也)이라 하였고, 나라 안 곳곳을 조사하여 이런 어려운 사람들 모두 잘 살 수 있는 대책을 세우라 하였다.그리하여 늙었으되 아내가 없는 홀아비 환(鰥), 늙었는데 남편이 없는 홀어미 과(寡), 나이가 어린데 부모가 없는 아이 고(孤), 늙었지만 자식이 없어 쓸쓸한 노인 독(獨), 늙어 병든 불쌍한 노병자(老病者), 혼자서는 살 수없는 자활불능자(自活不能者) 등 어려운 이들의 구제책을 마련하였다. 이런 소문이 이웃 나라까지 퍼지자,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우리 임금 좋은 성군(聖君),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며 태평성대를 칭송하는 <도솔가(兜率歌)>가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작년부터 백성들의 촛불시위로 나라가 온통 난리법석이었고, 급기야 대통령탄핵과 특검정국 속에서 올핸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재건한다는 정치철학으로 혼란스런 정국을 바른 궤도에 올려놓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새삼 어디서나 지도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이 저려든다. 근 2,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사람 사는 세상은 그 옛날보다 나아지고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이럴수록 율곡이나 보국(輔國)에 몸 바친 서애 유성룡, 충무공 이순신 같은 현자들이 그립다. 율곡은 임란이 일어나기 18년 전인 선조 7년(1574년)에 조선의 큰집은 날이 갈수록 썩어가는 한 채의 집 같고, 나라의 기반은 나라가 아니다(기국비기국 基國非其國)라는 <만언봉사(萬言封事)>의 상소를 올렸다. 그리고 당시 7폐해를 지적,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시폐칠조책(時弊七條策)>을 지적한 뒤, 10만양병설도 내놓았다.18년 후에 닥칠 왜란을 미리 예언하는 예지와 완벽한 국방대책이 우리들 마음을 섬뜩하게 파고들어 오히려 두렵게 한다. 442년 전, 조선정부의 7폐해가 지난 박근혜정부와 너무나 혹사하다는 점에서다. 첫째 임금과 신하가 서로 믿고 사귀는 게 없고, 둘째, 관료들은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려고 하지 않으며, 셋째, 임금이 경연(經筵)에는 참석하나 별 관심이 없거니와, 넷째,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려고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섯째, 천재(天災)가 내려도 그 대응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여섯째, 백성을 구제하려고도 않으며, 일곱째, 따라서 백성들도 착하게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마치 율곡 선생이 환생하여 오늘의 우리들 사람 사는 한심한 세상에 무서운 경고를 내리고 있다는 전율이 인다. 그게 아니라면 아놀드 토인비가 말한 것처럼 역사는 강물처럼 흐르고, 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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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30 23:02

지역문화계의 적폐 '가족처럼'

서양의 가족주의는 부부 중심의 핵가족 원리를 기초로 한다. 가족 내에서 부부 중심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공리주의적 개인주의를 취한다. 우리나라의 가족주의는 조상-부부-자손으로 이어지는 종단적인 가문을 중심으로 개인의 행동규범이 정해진다. 가족공동체가 우선시되는 문화에서 개인주의는 비판의 대상이다.우리나라에서 가족주의는 가족 밖에서 힘을 발휘한다. 가족 같은 노사가 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언론에 등장한다. 사장이 직원을 자식처럼 아끼니 자식인 직원은 힘을 모아 가족이라는 회사를 살린다? 왕이 부모로서 백성을 자식처럼 대하면 태평성국이 된다는, 귀에 딱지가 붙을 만큼 들어왔던 이야기다.5년 전, 지역문화인력의 노동실태를 조사했었다. 유사 직종보다 학력은 높은데 임금은 낮았고, 노동시간은 많았다. 법적 휴가일수를 제대로 채우는 사람이 없었다. 초과근무수당은 말할 것도 없었다.그런데 조직의 충성도는 높았다. 조사한 이들 중 60% 이상이 이직을 고려한 적이 없었다. 몸은 힘들지만 일의 성취감이 크다는 이도 있었고, 일을 배우는 과정이니 참아야한다는 이도 있었다. 힘을 모으면 좋은 시절이 꼭 온다는 무한긍정의 태도를 보이는 이도 적지 않았다.조금만 힘들어도 직장을 옮기는 요즘 청년과 다르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속내는 복잡하다. 지역문화계의 열악한 노동실태는 전근대적인 노동환경이 본질이다.그럼에도 자신이 처한 현실을 문화영역의 특수성으로 합리화하는가 하면, 가족처럼 일하는 것을 문화계의 관행이라며 당연시한다. 이런 생각이 후배에게 이어지면서 지역문화계에서는 열악한 처우를 참으며 조직을 우선해야하는 문화가 재생산되고 있다.지역의 문화단체는 영세하기 때문에 여러 사업을 맡아 운영비를 마련한다. 직원 수는 적은데 일이 늘어나니 개인에게 맡겨지는 업무가 엄청나다. 직원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사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은 당연히 자기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참고 견디면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임금도 오를 것이다며,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공리주의적 개인주의에 앞서 가족공동체인 조직을 우선시했다.우리나라의 가족주의가 청산되어야할 대상은 아니다. 회사를 집처럼, 사장이나 동료를 가족처럼 대하는 것이 잘못된 일도 아니다. 가족처럼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본질인 전근대적 노동환경을 바꾸려는 태도를 개인의 이기심으로 치부해버리는 분위기와 이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문제다.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두는 직원에게 직원이 아니라 가족처럼 대했는데 섭섭하다고 말하는 회사대표가 많다. 정말 가족이라면 이런 막장도 없다. 부모는 자식에게 일을 엄청나게 시키는데 보상은커녕 가족이니 참으라 한다. 자식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묵묵히 일을 한다. 콩쥐처럼.어떤 부모도 자식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가족처럼 일해 회사가 커졌다고 해서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듯 회사를 물려주지 않는다. 가족이라 생각했던 조직은 융성해지나, 내 삶이 반드시 융성해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대표도 어렵다? 그들은 지역문화계에서 명예라도 얻지 않은가.가족처럼이라는 말은 지역문화계의 전근대적 노동환경을 덮고 열악한 노동실태를 재생산하는 담론에 불과하다. 열정페이와 다르지 않다. 왜곡된 가족주의, 청산되어야할 지역문화계의 적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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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23 23:02

명견만리(明見萬里)

세상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미래학자 버그민스터 풀러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 으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100년마다 두 배 증가해 왔는데 1900년대부터는 25년,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단축되었고 2030년이 되면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지식의 빅뱅을 말하고 있다. 이 내용은 휴가 중 문재인 대통령이 읽었다고 언급한바 있는 명견만리의 프롤로그 일부이다.모 방송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펴낸 명견만리는 인구경제북한의료편, 윤리기술중국교육편, 정치생애직업탐구편 등 3권으로 변화의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문 대통령도 사회변화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이제껏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밀려오는 지금 명견만리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개인도, 국가도 만 리 까지는 아니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고 세상의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 는 말씀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책 내용 중 달콤창고는 소소한 나눔의 감동을 느끼게 하는 내용으로 시도해 볼만하다고도 생각된다.빌 게이츠가 1999년 @생각의 속도라는 책에서 인터넷 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견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 지속해서 연락하고 전자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소형장치를 들고 다니며 뉴스를 확인하고, 예약한 항공편을 보고, 금융시장 정보를 얻을 것이며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청구서를 확인하여 대금을 지불하고 재정을 관리하며, 의사와 상담을 하게 될 것이며, TV 방송 중에 시청 중인 콘텐츠를 보완하는 웹사이트 및 콘텐츠 링크가 표시되고, 가정용 감시 카메라가 일반화돼 누가 방문했는지를 원거리에서 알 수 있으며, 온라인 취업과 조직 내부의 온라인 프로젝트 미팅,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탄생 등도 그가 예견한 것들이다. 그가 예언한 15가지가 18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매우 정확했다며 유쾌한 선견지명으로 평가되고 있다.우리나라 광복 72년이 지났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성장하여 세계 경제 대국이 되었는데 아직도 분단된 상태에서 북핵과 미사일로 전쟁의 위험이 제일 많은 나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말하여야 할까?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피그말리온이라는 젊은 조각가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여 그녀와 대화를 하고 사랑을 하게 되는데 아프로디테의 배려로 사람이 된 조각상여인과 결혼하여 딸 파포스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인데 나도 유쾌한 발상을 해보았다.북핵문제는 남북한이 마라톤 회의 끝에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평화통일을 약속하고 우선 상호 왕래하기로 하였다. 새만금 사업은 대규모 정부 투자와 해외 자본 유치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어 항만과 공항 증설을 검토하기로 하였다. 전북개발공사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행안부 경영평가결과 최우수 등급을 받았는데 내년에도 최우수 등급을 받아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을 것이다.사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새만금 공공매립은 전북개발공사에서는 이미 6 년 전 Gate Way부지 32만 평에 대한 매립을 마무리한 상태로 금년 중 법적 절차를 완료하여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유치와 함께 조성공사에 돌입할 수 있다. 미래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자가 차지하는 것이다.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며 바라는 바가 실상으로 나타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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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6 23:02

무더운 여름, 안녕하신지요

띠링. 알림음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니 폭염에 주의하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경보 문자가 떠 있다. 이렇게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는 나같이 젊은 사람도 견디기 힘든데 고령자들이 무작정 외출을 한다면 자칫 변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과연 외출만 자제하면 폭염의 위험을 피할 수 있을까?전북에는 비가 오면 새는 비를 그냥 맞고 바람이 불면 부는 바람을 그냥 맞는 낡고 허름한 집에 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얼마 전 만난 전북의 주거복지 담당자가 전해준 이야기다. 그런 분들에게 폭염은 집에 있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재해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런 환경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맞이하는 죽음은 통계에 잡히지 않고 외면되고 있다. 열사병이나 일사병으로 죽은 분들만 폭염사망자로 집계하는 현재의 방식 때문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해있는 분들이 단순히 열사병과 일사병으로만 사망에 이르게 될까? 올라간 기온으로 순환기나 호흡기계의 질환이 악화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폭염이라는 지구적 재난과 도시의 주거문제가 만나 생긴 이런 복잡한 문제는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복지라는 접근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다시 마을이다라는 책에서 조한혜정 교수는 우리의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성, 세련된 아파트에 살면 세련된 주민이 된다는 주거관, 경제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안정감이 만나 탄생한 대단지 아파트 안에 살면서 우리는 거대한 울타리를 치고 살지만 서로에 대해 알고 싶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시장에 의한 교환 경제가 과도하게 커져서 상호 호혜성이 사라져버린 탓도 있지만, 그간의 한국 사회가 선택한 토건국가적 개발주의가 가져온 산물이자 상상력의 한계라는 지적도 덧붙인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우리 사회가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로 적극적 선회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거대하고 거창한 구호의 시대를 지나, 관계의 소중함과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알아가자고 한다. 공동 식탁이 있는 생기있는 작은 마을을 만들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관계의 사회로 재편해 나가자고 한다.지난 주말 지인들과 이서면에 다녀왔다. 그곳에 설치된 행복채움나눔 냉장고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서면 맞춤형 복지팀과 완주군민들이 모금한 사회소통기금의 첫 배분 사업으로 시작된 이 냉장고는 푸드뱅크와 기부자들이 냉장고를 자유롭게 채우고 필요한 이들이 필요한 만큼 꺼내어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채워졌다 비워지기를 반복하며 사람들을 위로했을 냉장고는 도심 속에 피어난 꽃처럼 보였다. 방문자들의 메모가 벽면에 한가득 붙어있었는데 그들 중 학생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셔서 감사해요라는 글귀에서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작은 냉장고 하나가 불어넣는 생기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안녕하세요?는 우리들의 인사말이다. 안녕은 아무 탈 없이 편안하다는 뜻으로 이 인사는 상대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정이 담긴 인사이다. 이 인사말을 쓰고 있는 우리는 진정 이웃의 안녕에 관심이 있는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폭염이 내리쬐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내 이웃이 안녕히 잘 지내는지 묻고 곤경에 처해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건네보자. 작은 관심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서로의 안녕을 묻는 사이 우리는 살만한 전북에 한 발짝 더 내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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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09 23:02

의원다운 올바른 공인

요즘 충청도 도의원 몇 분들의 외유성 해외출장과 나라살림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한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국회의원 과반수이상을 채우지 못하여 시간을 지연한 끝에 가까스로 추경 예산안을 통과했다니 그나마 천행이랄까? 반대일변도의 야당도 그러려니와 우리를 더욱 서글프게 한 것은 여당의원들의 한심한 행태다. 자그마치 26명의 의원들의 국내외출장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없었다니, 이게 국회다운 국회이며 의원다운 의원들인가 싶다.오죽했으면 정세균 국회의장이 여당도 야당도 모두 패자(敗者)라면서 국회가 너무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렸다며,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하였을까?더구나 건국 이래 이례적인 가뭄으로 강과 댐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지는 한해(旱害) 끝에 쏟아진 폭우피해에 충청도에선 민관이 하나 되어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는데, 도의원들은 해외연수출장이라니 이런 언어도단도 있을까.일부 도의원들이 급거 귀국하여 국민께 사죄를 하고 수해복구에 피땀을 쏟고 있는데도 뒤늦게 돌아온 한 의원은 엉뚱한 들쥐 레밍(Lemming)을 들어 도민들에게 망언을 일삼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세월호나 촛불시위까지 들먹이며 매춘언론, 레밍언론이라고 매도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공인(公人)인 도의원, 국회의원들도 이러하니 과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사람다운 사람이 살고, 나라다운 나라인가 싶어 서글퍼진다. 공인들의 마땅한 자세는 먼 옛날부터 지공무사(至公無私), 선공후사, 멸사봉공해야 한다고들 듣고 배워온 지 오래다.경덕왕대(742- 764년)에 충담사(忠談師)라는 선승은 왕이 백성을 편안케 하는 게 뭐냐고 묻자, 임금은 아비요, 신하는 어머니며, 백성은 아이다.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다우며, 백성이 백성답다면 나라가 태평할 것이다라는 향가 <안민가(安民歌)>를 지어 경덕왕에게 바쳤다는 사실이 삼국유사에 오롯이 전해 온다.이는 제경공(齊景公)이 공자에게 정치가 뭐냐고 하자, 공자는 임금이 임금답고(君君), 신하는 신하다우며(臣臣), 아비는 아비답고(父父), 아들은 아들다워야(子子) 한다는 진리에 다름 아니다.지난 2008년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고, 현재 애리조나주 산업, 과학, 교통상원위원장인 존 매케인(John.Mccain)의원의 공직자로서의 헌신적 활동이 세계적으로 회자(膾炙)되고 있다.불과 1주일 전, 팔순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에서 혈전치료를 받고, 뇌종양치료 중에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토론개최여부를 묻는 표결에 참여코자 워싱턴DC까지 3,000km를 날아가, 15분이 넘는 연설을 하고 표결한 결과 51:50의 박빙으로 통과됨으로써 기립박수를 받았다.정유재란 때 누란의 위기에 있던 조선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하여 지공무사(至公無私)의 표석이 된 충무공 이순신과도 가히 비견할만한 인물이 아닐까 한다.여야를 불문하고 작금 국회의원이나 지방 도의원들의 이런 한심한 작태를 보면서 제발 의원다운 올바른 공인으로서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깊은 성찰(省察)의 계기를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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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02 23:02

문화기획자의 이탈과 꼰대문화

장면 하나. 10년 전쯤부터 전라북도 출신이 아닌 청년들이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하나둘 전주로 내려왔다. 전주한옥마을이 뜨면서다. 외지에서 온 청년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텃세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청년들은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힘들고 배고팠지만, 즐겁게 실험했고 도전했다. 남부시장 청년몰은 이런 노력으로 만들어졌다.장면 둘. 몇 년 전 일이다. 문화기획자로 10년 넘게 일해 온 후배가 서울시 문화기관으로 스카웃됐다. 나는 후배가 일궈온 현장을 떠나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그래도 가족이 서울에 있고, 문화시설 관장이지만 월급이 200만원을 넘지 않아 가장으로서 힘들었을 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장면 셋. 연고도 없는 전라북도로 무작정 내려와 20대 청춘을 보낸 청년들, 이제 30대가 된 그들이 고민에 빠졌다. 건너들은 바로는, 전국으로 이름이 알려진 청년기획자가 서울시 문화기관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단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 전 일이 떠올랐다. 제주도에서 오랫동안 문화재생 사업을 이끌어오던 문화기획자가 자리를 옮겼다며 서울시 명함을 건넨 적이 있었다.전라북도 출신도 아닌 20대 청년들이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전라북도로 내려온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문화기획의 꿈을 펼치던 청년들이 이곳을 떠날지를 고민하고 있다. 문화기획이라는 일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언제까지 무적의 신분으로 배고픔을 참아가며 일을 할 수는 없다. 좋은 대우를 약속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나는 그들이 전라북도를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세 번째 장면에 나오는 문화기획자를 잘 아는 후배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우선 서울시 태도를 꼬집었다. 돈 많은 프로구단이 돈 없는 구단의 실력 좋은 선수를 천문학적인 돈으로 빼가는 것처럼, 서울시가 좋은 조건을 내세워 지역의 문화기획자를 데려가면 지역은 어떻게 되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좋은 조건으로 서울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10년을 닦아놓은 현장을 떠나는 것이 아깝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나 역시 서울에서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전라북도에서는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청년기획자들이 청춘을 받친 현장을 들먹여 서울로 가는 것을 막아보자는 심산이었다.후배는 예상하지 못한 답을 내놓았다. 청년기획자들이 고민하는 것은 돈이나 신분, 이런 것 때문은 아닐 거예요.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요? 꼰대문화, 이런 거 때문에.인터넷을 뒤져보니, 꼰대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기성세대를 말한단다. 변화에 둔감하고, 권위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말이 많았다. 자신은 꼰대가 아니라 생각하지만 자기의 꼰대질이 주변사람에게 고통을 주는지도 모르고, 모르기 때문에 고치려는 생각도 없다는 게 꼰대의 속성이란다.후배와 이야기하면서 내가 욕했던 선배들처럼 나도 꼰대가 되었구나! 싶었다. 오죽했으면 자신이 일궈온 현장을 떠날까 고민하는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채, 지역의 문화판과 문화행정이 청년의 실험을 경험이라는 이유를 앞세워 꺾어버린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생각도 없이, 단순히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개인의 문제로 결론을 내버리는, 말 그대로 꼰대스러웠다.△장세길 연구위원은 전북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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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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