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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 있는 미래

경남 하동에는 매암다원이라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찻집이 있다. 삼천 원만 내면 주인 없는 조그만 다원에서 큰 창 너머 널따란 차밭을 보며 맛있는 황차와 녹차를 얼마든지 맛볼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주중이며 주말이며 일에 파묻혀 지내던 나는 올여름 삼 일간 하동에 방문하여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찻집에 나가서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취했다. 휴식 후 생기를 되찾아 돌아오면서, 쉼을 얻기 위해 일을 끊고 떠날 용기를 내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용기만으로는 쉼을 얻지 못하는 주변의 많은 분을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에 젖었다.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취업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OECD 국가의 평균보다 347시간 많다. 이 수치로만 본다면 1년에 두 달 정도 더 일하는 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로는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본에서 발표한 역학연구들을 보면 장시간 근로 시에 심장질환이 1.5에서 2배 가까이 더 발생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국에서 발표한 연구에서는 하루 9에서 12시간 근로에도 뇌출혈 위험도는 38%나 증가한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는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분들이 집배 노동자들이다. 집배 노조 위원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들은 정해진 9시간의 근무시간보다 2~3시간 초과근무하는 날이 흔하다고 한다. 실제로 집배 노동자의 심박수를 측정해 보았더니 일하는 내내 분당 130회를 웃돌았다고 한다. 과로에 둘러싸여 건강에 항시 적신호가 켜져 있는 것이다.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는 현재 매달 50만 원씩 6개월간 기본소득으로 지급한 후 개인의 일상에 어떤 변화가 찾아오는지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그 실험의 이름은 쉼표 프로젝트이다. 기본소득이 과도한 업무에 지친 이들과 취업준비생들의 불안한 마음에 쉼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붙인 이름이다. 지난주 두 번째 기본소득 지급대상자가 추첨을 통해 선정되었기에 나는 그와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결혼 2년 차 주부이자 26세 여성인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호주에서 일과 여행을 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 경험 이후 그는 한국보다는 호주에 살고 싶어졌다고 했다. 한국의 삶은 호주에 비해 너무 바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저녁에 잠시 만나기도 힘든 친구들의 바쁜 삶에 비해 호주인들은 덜 일 하면서 여유 있는 삶을 누렸기에 그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하루 6시간 근로하는 일자리를 얻고 여가를 충분히 누리고 싶은 꿈이 있어 기본소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얘기했다.그래서 자신이 창조된 이래 처음으로 경제적인 근심과 걱정으로부터의 해방을 어떻게 즐길 것이며, 여가를 어떻게 보낼 것이며하는 문제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1930년 출판한 글에서 100년 뒤인 2030년이 되면 생산력이 4배 이상 증가하고 사람들은 주당 15시간만 일해도 물질적 필요가 채워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슬프게도 2030년을 13년 앞둔 2017년 우리의 현실을 둘러본다면 그의 예측은 빗나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능동적으로 준비하여 좀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힘든 일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에게 맡기고 기본소득 등으로 잘 구축된 사회적 안전망 위에 많은 이들이 행복한 일을 추구하는 그런 미래 말이다. 우리는 쉼이 있는 미래를 두고 갈림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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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06 23:02

역사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가

신라 제3대 유리이사금은 예수와 거의 같은 까마득한 그 옛날 사람 사는 세상을 열어 온 천하를 들끓게 했던 참으로 영명(英明)한 지도자였다. 2대 남해왕의 아들로 자형 석탈해와 왕좌를 놓고 서로 왕이 될 자격이 없다고 한 탓에 결국 잇금(齒線)을 잰 결과, 잇금이 커서 왕이 된 사람이다. 유리이사금 5년(서기 28년)11월, 나라를 행행(行幸)하다가 눈 속에서 얼어 죽어가는 노인을 발견하고 어의(御衣)를 벗어 덮어주며 이는 백성을 다스리지 못한 나의 죄며 내 탓(여지죄야 予之罪也)이라 하였고, 나라 안 곳곳을 조사하여 이런 어려운 사람들 모두 잘 살 수 있는 대책을 세우라 하였다.그리하여 늙었으되 아내가 없는 홀아비 환(鰥), 늙었는데 남편이 없는 홀어미 과(寡), 나이가 어린데 부모가 없는 아이 고(孤), 늙었지만 자식이 없어 쓸쓸한 노인 독(獨), 늙어 병든 불쌍한 노병자(老病者), 혼자서는 살 수없는 자활불능자(自活不能者) 등 어려운 이들의 구제책을 마련하였다. 이런 소문이 이웃 나라까지 퍼지자, 백성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우리 임금 좋은 성군(聖君),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며 태평성대를 칭송하는 <도솔가(兜率歌)>가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작년부터 백성들의 촛불시위로 나라가 온통 난리법석이었고, 급기야 대통령탄핵과 특검정국 속에서 올핸 새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나라다운 나라를 재건한다는 정치철학으로 혼란스런 정국을 바른 궤도에 올려놓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새삼 어디서나 지도자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슴이 저려든다. 근 2,0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사람 사는 세상은 그 옛날보다 나아지고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이럴수록 율곡이나 보국(輔國)에 몸 바친 서애 유성룡, 충무공 이순신 같은 현자들이 그립다. 율곡은 임란이 일어나기 18년 전인 선조 7년(1574년)에 조선의 큰집은 날이 갈수록 썩어가는 한 채의 집 같고, 나라의 기반은 나라가 아니다(기국비기국 基國非其國)라는 <만언봉사(萬言封事)>의 상소를 올렸다. 그리고 당시 7폐해를 지적, 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시폐칠조책(時弊七條策)>을 지적한 뒤, 10만양병설도 내놓았다.18년 후에 닥칠 왜란을 미리 예언하는 예지와 완벽한 국방대책이 우리들 마음을 섬뜩하게 파고들어 오히려 두렵게 한다. 442년 전, 조선정부의 7폐해가 지난 박근혜정부와 너무나 혹사하다는 점에서다. 첫째 임금과 신하가 서로 믿고 사귀는 게 없고, 둘째, 관료들은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려고 하지 않으며, 셋째, 임금이 경연(經筵)에는 참석하나 별 관심이 없거니와, 넷째,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려고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섯째, 천재(天災)가 내려도 그 대응책을 마련하지도 않고, 여섯째, 백성을 구제하려고도 않으며, 일곱째, 따라서 백성들도 착하게 살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마치 율곡 선생이 환생하여 오늘의 우리들 사람 사는 한심한 세상에 무서운 경고를 내리고 있다는 전율이 인다. 그게 아니라면 아놀드 토인비가 말한 것처럼 역사는 강물처럼 흐르고, 또 그렇게 흘러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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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30 23:02

지역문화계의 적폐 '가족처럼'

서양의 가족주의는 부부 중심의 핵가족 원리를 기초로 한다. 가족 내에서 부부 중심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공리주의적 개인주의를 취한다. 우리나라의 가족주의는 조상-부부-자손으로 이어지는 종단적인 가문을 중심으로 개인의 행동규범이 정해진다. 가족공동체가 우선시되는 문화에서 개인주의는 비판의 대상이다.우리나라에서 가족주의는 가족 밖에서 힘을 발휘한다. 가족 같은 노사가 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언론에 등장한다. 사장이 직원을 자식처럼 아끼니 자식인 직원은 힘을 모아 가족이라는 회사를 살린다? 왕이 부모로서 백성을 자식처럼 대하면 태평성국이 된다는, 귀에 딱지가 붙을 만큼 들어왔던 이야기다.5년 전, 지역문화인력의 노동실태를 조사했었다. 유사 직종보다 학력은 높은데 임금은 낮았고, 노동시간은 많았다. 법적 휴가일수를 제대로 채우는 사람이 없었다. 초과근무수당은 말할 것도 없었다.그런데 조직의 충성도는 높았다. 조사한 이들 중 60% 이상이 이직을 고려한 적이 없었다. 몸은 힘들지만 일의 성취감이 크다는 이도 있었고, 일을 배우는 과정이니 참아야한다는 이도 있었다. 힘을 모으면 좋은 시절이 꼭 온다는 무한긍정의 태도를 보이는 이도 적지 않았다.조금만 힘들어도 직장을 옮기는 요즘 청년과 다르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런데 속내는 복잡하다. 지역문화계의 열악한 노동실태는 전근대적인 노동환경이 본질이다.그럼에도 자신이 처한 현실을 문화영역의 특수성으로 합리화하는가 하면, 가족처럼 일하는 것을 문화계의 관행이라며 당연시한다. 이런 생각이 후배에게 이어지면서 지역문화계에서는 열악한 처우를 참으며 조직을 우선해야하는 문화가 재생산되고 있다.지역의 문화단체는 영세하기 때문에 여러 사업을 맡아 운영비를 마련한다. 직원 수는 적은데 일이 늘어나니 개인에게 맡겨지는 업무가 엄청나다. 직원들의 불만은 당연하다. 하지만 조사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은 당연히 자기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참고 견디면 조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임금도 오를 것이다며,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공리주의적 개인주의에 앞서 가족공동체인 조직을 우선시했다.우리나라의 가족주의가 청산되어야할 대상은 아니다. 회사를 집처럼, 사장이나 동료를 가족처럼 대하는 것이 잘못된 일도 아니다. 가족처럼이라는 말을 내세우며, 본질인 전근대적 노동환경을 바꾸려는 태도를 개인의 이기심으로 치부해버리는 분위기와 이를 당연시하는 문화가 문제다.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두는 직원에게 직원이 아니라 가족처럼 대했는데 섭섭하다고 말하는 회사대표가 많다. 정말 가족이라면 이런 막장도 없다. 부모는 자식에게 일을 엄청나게 시키는데 보상은커녕 가족이니 참으라 한다. 자식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묵묵히 일을 한다. 콩쥐처럼.어떤 부모도 자식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가족처럼 일해 회사가 커졌다고 해서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주듯 회사를 물려주지 않는다. 가족이라 생각했던 조직은 융성해지나, 내 삶이 반드시 융성해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대표도 어렵다? 그들은 지역문화계에서 명예라도 얻지 않은가.가족처럼이라는 말은 지역문화계의 전근대적 노동환경을 덮고 열악한 노동실태를 재생산하는 담론에 불과하다. 열정페이와 다르지 않다. 왜곡된 가족주의, 청산되어야할 지역문화계의 적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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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23 23:02

명견만리(明見萬里)

세상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오늘날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느껴진다. 미래학자 버그민스터 풀러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 으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100년마다 두 배 증가해 왔는데 1900년대부터는 25년,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단축되었고 2030년이 되면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지식의 빅뱅을 말하고 있다. 이 내용은 휴가 중 문재인 대통령이 읽었다고 언급한바 있는 명견만리의 프롤로그 일부이다.모 방송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펴낸 명견만리는 인구경제북한의료편, 윤리기술중국교육편, 정치생애직업탐구편 등 3권으로 변화의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문 대통령도 사회변화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이제껏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밀려오는 지금 명견만리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개인도, 국가도 만 리 까지는 아니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고 세상의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 는 말씀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책 내용 중 달콤창고는 소소한 나눔의 감동을 느끼게 하는 내용으로 시도해 볼만하다고도 생각된다.빌 게이츠가 1999년 @생각의 속도라는 책에서 인터넷 혁명이 가져올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견하였는데, 그 내용을 보면 사람들은 어디에 있든 지속해서 연락하고 전자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는 소형장치를 들고 다니며 뉴스를 확인하고, 예약한 항공편을 보고, 금융시장 정보를 얻을 것이며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청구서를 확인하여 대금을 지불하고 재정을 관리하며, 의사와 상담을 하게 될 것이며, TV 방송 중에 시청 중인 콘텐츠를 보완하는 웹사이트 및 콘텐츠 링크가 표시되고, 가정용 감시 카메라가 일반화돼 누가 방문했는지를 원거리에서 알 수 있으며, 온라인 취업과 조직 내부의 온라인 프로젝트 미팅, 비즈니스 커뮤니티의 탄생 등도 그가 예견한 것들이다. 그가 예언한 15가지가 18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매우 정확했다며 유쾌한 선견지명으로 평가되고 있다.우리나라 광복 72년이 지났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성장하여 세계 경제 대국이 되었는데 아직도 분단된 상태에서 북핵과 미사일로 전쟁의 위험이 제일 많은 나라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며 어떻게 말하여야 할까?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피그말리온이라는 젊은 조각가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여 그녀와 대화를 하고 사랑을 하게 되는데 아프로디테의 배려로 사람이 된 조각상여인과 결혼하여 딸 파포스를 낳고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인데 나도 유쾌한 발상을 해보았다.북핵문제는 남북한이 마라톤 회의 끝에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평화통일을 약속하고 우선 상호 왕래하기로 하였다. 새만금 사업은 대규모 정부 투자와 해외 자본 유치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어 항만과 공항 증설을 검토하기로 하였다. 전북개발공사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행안부 경영평가결과 최우수 등급을 받았는데 내년에도 최우수 등급을 받아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을 것이다.사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새만금 공공매립은 전북개발공사에서는 이미 6 년 전 Gate Way부지 32만 평에 대한 매립을 마무리한 상태로 금년 중 법적 절차를 완료하여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유치와 함께 조성공사에 돌입할 수 있다. 미래는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자가 차지하는 것이다.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며 바라는 바가 실상으로 나타나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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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6 23:02

무더운 여름, 안녕하신지요

띠링. 알림음에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니 폭염에 주의하고 외출을 자제하라는 경보 문자가 떠 있다. 이렇게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는 나같이 젊은 사람도 견디기 힘든데 고령자들이 무작정 외출을 한다면 자칫 변을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과연 외출만 자제하면 폭염의 위험을 피할 수 있을까?전북에는 비가 오면 새는 비를 그냥 맞고 바람이 불면 부는 바람을 그냥 맞는 낡고 허름한 집에 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얼마 전 만난 전북의 주거복지 담당자가 전해준 이야기다. 그런 분들에게 폭염은 집에 있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재해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런 환경에서 건강이 악화되어 맞이하는 죽음은 통계에 잡히지 않고 외면되고 있다. 열사병이나 일사병으로 죽은 분들만 폭염사망자로 집계하는 현재의 방식 때문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해있는 분들이 단순히 열사병과 일사병으로만 사망에 이르게 될까? 올라간 기온으로 순환기나 호흡기계의 질환이 악화하여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폭염이라는 지구적 재난과 도시의 주거문제가 만나 생긴 이런 복잡한 문제는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복지라는 접근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다시 마을이다라는 책에서 조한혜정 교수는 우리의 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돈을 벌 수 있는 상품성, 세련된 아파트에 살면 세련된 주민이 된다는 주거관, 경제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안정감이 만나 탄생한 대단지 아파트 안에 살면서 우리는 거대한 울타리를 치고 살지만 서로에 대해 알고 싶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시장에 의한 교환 경제가 과도하게 커져서 상호 호혜성이 사라져버린 탓도 있지만, 그간의 한국 사회가 선택한 토건국가적 개발주의가 가져온 산물이자 상상력의 한계라는 지적도 덧붙인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우리 사회가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로 적극적 선회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거대하고 거창한 구호의 시대를 지나, 관계의 소중함과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알아가자고 한다. 공동 식탁이 있는 생기있는 작은 마을을 만들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관계의 사회로 재편해 나가자고 한다.지난 주말 지인들과 이서면에 다녀왔다. 그곳에 설치된 행복채움나눔 냉장고를 보기 위해서였다. 이서면 맞춤형 복지팀과 완주군민들이 모금한 사회소통기금의 첫 배분 사업으로 시작된 이 냉장고는 푸드뱅크와 기부자들이 냉장고를 자유롭게 채우고 필요한 이들이 필요한 만큼 꺼내어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채워졌다 비워지기를 반복하며 사람들을 위로했을 냉장고는 도심 속에 피어난 꽃처럼 보였다. 방문자들의 메모가 벽면에 한가득 붙어있었는데 그들 중 학생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셔서 감사해요라는 글귀에서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이 작은 냉장고 하나가 불어넣는 생기가 생생하게 전달되었다.안녕하세요?는 우리들의 인사말이다. 안녕은 아무 탈 없이 편안하다는 뜻으로 이 인사는 상대가 잘 지내고 있는지 묻는 정이 담긴 인사이다. 이 인사말을 쓰고 있는 우리는 진정 이웃의 안녕에 관심이 있는지 스스로 되물어야 한다. 폭염이 내리쬐는 도심 한가운데에서 내 이웃이 안녕히 잘 지내는지 묻고 곤경에 처해있다면 도움의 손길을 건네보자. 작은 관심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서로의 안녕을 묻는 사이 우리는 살만한 전북에 한 발짝 더 내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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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09 23:02

의원다운 올바른 공인

요즘 충청도 도의원 몇 분들의 외유성 해외출장과 나라살림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한 국회의원들의 해외출장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국회의원 과반수이상을 채우지 못하여 시간을 지연한 끝에 가까스로 추경 예산안을 통과했다니 그나마 천행이랄까? 반대일변도의 야당도 그러려니와 우리를 더욱 서글프게 한 것은 여당의원들의 한심한 행태다. 자그마치 26명의 의원들의 국내외출장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없었다니, 이게 국회다운 국회이며 의원다운 의원들인가 싶다.오죽했으면 정세균 국회의장이 여당도 야당도 모두 패자(敗者)라면서 국회가 너무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렸다며,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하였을까?더구나 건국 이래 이례적인 가뭄으로 강과 댐이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지는 한해(旱害) 끝에 쏟아진 폭우피해에 충청도에선 민관이 하나 되어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는데, 도의원들은 해외연수출장이라니 이런 언어도단도 있을까.일부 도의원들이 급거 귀국하여 국민께 사죄를 하고 수해복구에 피땀을 쏟고 있는데도 뒤늦게 돌아온 한 의원은 엉뚱한 들쥐 레밍(Lemming)을 들어 도민들에게 망언을 일삼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세월호나 촛불시위까지 들먹이며 매춘언론, 레밍언론이라고 매도를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공인(公人)인 도의원, 국회의원들도 이러하니 과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사람다운 사람이 살고, 나라다운 나라인가 싶어 서글퍼진다. 공인들의 마땅한 자세는 먼 옛날부터 지공무사(至公無私), 선공후사, 멸사봉공해야 한다고들 듣고 배워온 지 오래다.경덕왕대(742- 764년)에 충담사(忠談師)라는 선승은 왕이 백성을 편안케 하는 게 뭐냐고 묻자, 임금은 아비요, 신하는 어머니며, 백성은 아이다. 임금이 임금답고, 신하가 신하다우며, 백성이 백성답다면 나라가 태평할 것이다라는 향가 <안민가(安民歌)>를 지어 경덕왕에게 바쳤다는 사실이 삼국유사에 오롯이 전해 온다.이는 제경공(齊景公)이 공자에게 정치가 뭐냐고 하자, 공자는 임금이 임금답고(君君), 신하는 신하다우며(臣臣), 아비는 아비답고(父父), 아들은 아들다워야(子子) 한다는 진리에 다름 아니다.지난 2008년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고, 현재 애리조나주 산업, 과학, 교통상원위원장인 존 매케인(John.Mccain)의원의 공직자로서의 헌신적 활동이 세계적으로 회자(膾炙)되고 있다.불과 1주일 전, 팔순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애리조나에서 혈전치료를 받고, 뇌종양치료 중에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토론개최여부를 묻는 표결에 참여코자 워싱턴DC까지 3,000km를 날아가, 15분이 넘는 연설을 하고 표결한 결과 51:50의 박빙으로 통과됨으로써 기립박수를 받았다.정유재란 때 누란의 위기에 있던 조선을 위해 백의종군(白衣從軍)하여 지공무사(至公無私)의 표석이 된 충무공 이순신과도 가히 비견할만한 인물이 아닐까 한다.여야를 불문하고 작금 국회의원이나 지방 도의원들의 이런 한심한 작태를 보면서 제발 의원다운 올바른 공인으로서 자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깊은 성찰(省察)의 계기를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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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02 23:02

문화기획자의 이탈과 꼰대문화

장면 하나. 10년 전쯤부터 전라북도 출신이 아닌 청년들이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하나둘 전주로 내려왔다. 전주한옥마을이 뜨면서다. 외지에서 온 청년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텃세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청년들은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힘들고 배고팠지만, 즐겁게 실험했고 도전했다. 남부시장 청년몰은 이런 노력으로 만들어졌다.장면 둘. 몇 년 전 일이다. 문화기획자로 10년 넘게 일해 온 후배가 서울시 문화기관으로 스카웃됐다. 나는 후배가 일궈온 현장을 떠나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그래도 가족이 서울에 있고, 문화시설 관장이지만 월급이 200만원을 넘지 않아 가장으로서 힘들었을 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장면 셋. 연고도 없는 전라북도로 무작정 내려와 20대 청춘을 보낸 청년들, 이제 30대가 된 그들이 고민에 빠졌다. 건너들은 바로는, 전국으로 이름이 알려진 청년기획자가 서울시 문화기관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단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얼마 전 일이 떠올랐다. 제주도에서 오랫동안 문화재생 사업을 이끌어오던 문화기획자가 자리를 옮겼다며 서울시 명함을 건넨 적이 있었다.전라북도 출신도 아닌 20대 청년들이 문화기획자를 꿈꾸며 전라북도로 내려온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문화기획의 꿈을 펼치던 청년들이 이곳을 떠날지를 고민하고 있다. 문화기획이라는 일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언제까지 무적의 신분으로 배고픔을 참아가며 일을 할 수는 없다. 좋은 대우를 약속하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나는 그들이 전라북도를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세 번째 장면에 나오는 문화기획자를 잘 아는 후배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우선 서울시 태도를 꼬집었다. 돈 많은 프로구단이 돈 없는 구단의 실력 좋은 선수를 천문학적인 돈으로 빼가는 것처럼, 서울시가 좋은 조건을 내세워 지역의 문화기획자를 데려가면 지역은 어떻게 되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좋은 조건으로 서울에서 일하는 것도 좋지만, 10년을 닦아놓은 현장을 떠나는 것이 아깝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나 역시 서울에서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전라북도에서는 보장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청년기획자들이 청춘을 받친 현장을 들먹여 서울로 가는 것을 막아보자는 심산이었다.후배는 예상하지 못한 답을 내놓았다. 청년기획자들이 고민하는 것은 돈이나 신분, 이런 것 때문은 아닐 거예요.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해서이지 않을까요? 꼰대문화, 이런 거 때문에.인터넷을 뒤져보니, 꼰대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일반화해서 남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기성세대를 말한단다. 변화에 둔감하고, 권위적이고, 이기적이라는 말이 많았다. 자신은 꼰대가 아니라 생각하지만 자기의 꼰대질이 주변사람에게 고통을 주는지도 모르고, 모르기 때문에 고치려는 생각도 없다는 게 꼰대의 속성이란다.후배와 이야기하면서 내가 욕했던 선배들처럼 나도 꼰대가 되었구나! 싶었다. 오죽했으면 자신이 일궈온 현장을 떠날까 고민하는 마음을 헤아리지 않은 채, 지역의 문화판과 문화행정이 청년의 실험을 경험이라는 이유를 앞세워 꺾어버린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생각도 없이, 단순히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개인의 문제로 결론을 내버리는, 말 그대로 꼰대스러웠다.△장세길 연구위원은 전북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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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26 23:02

새로운 도전, 콩고민주공화국

지난 6월 태권도원에서 펼쳐졌던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다양한 기록들을 쏟아내며 전무후무한 대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얻었는데 183개 나라에서 971명 선수를 포함 1768명이 참석해 사상 최고의 대회로 기록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해 태권도 발전과 평화, 화합과 환영의 메시지를 전해 세계태권도대회 사상 최초 국가수반의 참석인 동시에 무주에 대통령이 처음 방문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여기에 북한 장 웅 IOC위원과 함께 방문한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의 개폐막식 공연 역시 한국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첫 시범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감동의 순간이 되기도 했다.이번 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보니 제일 인기 있는 스타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는 생각을 해 봤다. 개막식 출연진들의 환호에 일일이 답해 주며 같이 사진도 찍는 모습과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는 사람마저 마음이 흐뭇해지며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아울러 많은 이들이 태권도원 진입도로 정비부터 문화행사까지 세밀한 부분까지 대회를 준비하느라 수고했다. 보이지 않고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맡은 일을 해내는 손길들이 있어 이 나라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대회는 태권도원의 성지화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태권도원의 민자시설과 관련기관단체 등에 국가가 주도적으로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말씀에 공감했다.이제 다음달에는 2023 세계 잼버리대회 장소가 결정된다. 새만금에 세계 스카우터 5만여 명이 몰려올 그날을 기대하며 우리 모두 관심을 가지고 성원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어 또 하나의 경사를 마음모아 기대해 본다.개인적인 일로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콩고민주공화국은 이웃하고 있는 콩고와 구분해 DRC, DR 콩고 등으로 불린다. DR콩고는 한국 남한의 약 23배에 달하는 234만 여㎢의 광활한 국토에 산과 호수폭포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으며 지하자원 매장량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 손가락 안으로 꼽을 만치 풍부하다. 금, 다이아몬드, 콜탄, 구리, 우라늄 등을 비롯해서 세계 1위의 코발트, 탄탈륨, 셀레늄 등 다양하고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지고 있다.특히 전 세계 코발트 매장량이 대략 700만톤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절반인 340만톤이 콩고에 매장돼 있다고 한다. 또한 휴대전화의 전자회로에 쓰이는 탄탈륨(Tantalum)이 콜탄이라는 물질에서 만들어지는데 전 세계 콜탄의 80%가 콩고민주공화국에 묻혀 있다고 한다. 커피, 차, 팜, 토마토, 고무, 목재 등이 많이 생산되고 특히 대부분 국토가 열대 우림과 초원이 광대해 농임업 자원도 무한하게 갖고 있는 나라이다.그런데 콩고는 1996년 시작된 내전이 2013년 종료돼 최근 몇 년 동안 비교적 평온을 유지해 왔으나 연말에 치를 예정인 대통령 선거결과가 향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콩고는 자원의 대국인 동시에 농업 잠재 대국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는데 앞으로 관광지 개발, 광산개발 및 농업자원개발과 발전 등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불안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주저할 때 과감한 투자로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중국에서는 관광 및 자원개발을 위해 대규모로 기반시설에 진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이라도 그곳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택지개발을 하여 콩고의 산업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제 아프리카로 나가야 할 때가 됐다. 자원이 미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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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9 23:02

병을 고치는 사회

얼마 전 가까운 선배를 만나 들은 이야기이다. 선배는 서른 즈음의 아들이 한 달이 넘도록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바깥으로 나오지 않는 데다가 소통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던 중 아들로부터 선배에게 쪽지가 건네어졌는데 몇백만 원의 돈을 빌려주면 시간을 두고 갚겠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끈질기게 대화를 요청한 결과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는데, 선배의 아들은 대학 졸업 이후에 연이은 취업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이런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액의 물건을 하나씩 사 왔는데 그것의 카드 대금을 내지 못한 것이 이자와 함께 점차 불어나 갚아야 할 돈이 일 년여 만에 수백만 원에 달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꺼내어 놓더란다. 부모님을 실망하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고 자기 힘으로 해결할 방법은 보이지 않아 막막하고 두려워서 방 안으로 더욱 숨게 되었다는 아들을 돕기 위해 찾아간 병원에선 주요우울장애, 통칭 우울증으로 진단해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하였다.우리는 우울증에 빠져 곤경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전해 듣는다. 우울증은 전 세계의 오랜 고민이자 한국사회가 풀어야 할 주요 문제이다. 2016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역학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5.1%라고 한다. 자살 및 자살시도는 우울증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있다는 연구결과들을 볼 때 이는 간과할만한 수치가 아니다. 게다가 우울증은 조기 사망으로 인한 수명의 손실과 장애로 인한 건강한 삶의 손실의 합으로 평가하는 질병 부담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사회에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힌다. 그런데 이 우울증의 원인이 매우 다양한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심리적, 신체적 원인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를 부각하고 사회적 원인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취직하지 못하고 우울증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 경제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적보다는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거나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이 빈번히 이루어진다.스웨덴의 야크은행은 기존 은행 시스템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 은행이다. 우리나라에 이 야크은행과 같은 무이자 저축대출을 내세우며 출범한 은행이 있는데 그 이름은 희년은행이다. 이 희년은행은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출금으로 생활할 수밖에 없었거나 직장생활 중에도 학자금 대출 등의 부채를 갚아야 하는 청년계층 중에서 고금리 대출금 상환에 허덕이고 있는 이에게 무이자 전환 대출을 해주는 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희년은행의 관계자와 만나 얘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이 은행이 사회적 금융을 지향하기 때문에 대출 신청자와 상담이 많다고 했다. 그런데 상담을 하면서 일관되게 대출 신청을 하는 이들의 마음이 피폐하고 상처로 갈가리 찢겨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이들의 마음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처럼 생각된다고 말했다. 경제적 궁핍은 우울증의 주요한 원인인 것이다.지난달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되었다. 약 4700명의 비정규직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들이 겪을 상실감과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괴롭다. 김승섭 교수 연구팀의 해고자의 75.2%가 우울 및 불안장애를 겪는다는 보고서를 떠올리게 된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집단 우울증에 빠질지 모를 군산과 전북의 회복을 위해 지자체와 시민들이 마음을 모아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서로를 보듬어 병을 고치는 전북을 꿈꾼다.△정우주 대표는 전북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우주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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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12 23:02

진정 사람 사는 世相

일제의 침탈로 인해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압박과 설음에서 해방이 되고, 칠흑 같은 캄캄한 암흑에서 찬란한 아침을 찾아 광복이 된지 올해로 72주년을 맞는다. 난 해방둥이지만 호적엔 생년월일이 실제와 다르게 등재되었다. 외조부는 어머니를 정신(挺身)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나이 15세에 우리 집에 시집을 보냈고, 아버진 보국(輔國)대에 나가지 않으려고 피해 다니다가 왜경에 잡혀 남양군도에 끌려간 후 해방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아버진 전쟁 중에 희생되었다고 생각했는데 1년이 다간 이듬 해 여름 갑작스런 귀국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실로 일제의 36년간의 상흔은 일흔 두해가 되어도 그 흔적이 사라지지 않고, 그들이 낳은 질곡(桎梏)의 고통과 악재(惡材)가 한둘이 아니다. 보험의 약관도 글자는 우리말이지만 아무리 읽어 보아도 알 수 없는 일본식 한자들이다. 우리나라 기초헌법도 그렇고 , 건축이나 모든 법칙과 조례들이 다 그러하니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의 세상살이가 더욱 어려워지고 사람의 삶의 질도 말이 아니다.경남 안의의 의병장 전성범 장군은 1911년 2월 1심에서 사형선고, 3월 대구 공소원(控訴院)의 2심상고도 기각된 채 동년 4월에 서둘러 사형 당한 종증조부의 공적비가 거연정 근처에 덩그마니 서 있다. 이승만 시절 국가보훈처에 애국지사신청서를 냈으나, 강도, 방화, 살인범이 무슨 애국지사냐며 비아냥댔지만 이후 전두환 때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된 뒤, 1994년에 직손에게 국가유공자증을 주었다. 2015년에 종중에서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의병장의 순국진상재심청원서를 냈으나 현 보훈법에 의해 받아들이지 않았다.요즘 전국 각 지역에서 일반주거지역에 무분별한 다세대주택건설의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 2층의 단독주거지역에 4, 5층의 고층건물을 일제가 남긴 건축법에 따라 이웃 담과 신축물의 이격(離隔)거리 조건만을 따지고 자연이 인간에게 허여한 일조(日照)권이나 조망(眺望)권, 천공(天空)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차별 허가해준 결과다. 구청과 시청, 도청에서는 그런 모법이 불법은 아니라며 손을 놓고 있는데도 해당관청의 시의회나 도의회, 심지어 국회조차도 강 건너 불구경 신세다. 겨우 2005년도에 고등법원이 구미각국들처럼 주민들의 이러한 자연권을 최초로 인정하는 판례를 남긴 이래, 전국 각지의 법원 등에서 수십 건의 판례를 줄줄이 내고 있으니 그나마 천행이 아닐 수 없다.이제 촛불민심에 따라 새 정부가 들어서서 사람다운 사람, 나라다운 나라를 복원한다며 시공간을 넘나들며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천만다행이다. 본디 사람이란 살다라는 말의 용언인 어간 살로부터 어원(語源)된 말이다. 사람, 삶, 살이, 살림 등이 다그러하니 이 세상에 이보다 우선되고 앞세울 게 그 무엇이랴? 모든 미학의 첫걸음이 사람으로부터 시작되는 인문학적인 철학이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어떤 이념이나 돈도, 그 어떤 물질도 이보다 귀하고 값진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소학의 첫 구절에도 하늘과 땅 사이에 오로지 사람이 가장 귀하다라며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중 인간의 존귀성을 역설한 게 아닐까싶다. 이제 일제가 남긴 상흔과 잔재를 모두 청산하고 광정(匡正)하여 진정 사람 사는 세상(世相)을 만들어가자. 이 일만이 맑고 밝은 내일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필요불가결한 책무이다,△전일환 전 부총장은 문학박사로 전주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이며 석정문학사업회미당문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가사문학론> <옛시 옛노래의 이해>와 수필집<그말 한마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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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7.05 23:02

핑크 리본을 아세요?

고등학교 3학년 겨울. 엄마의 사랑이 필요할 여고시절 난 사랑하는 엄마와 이별했다. 몸이 건강하셔서 병에 걸리실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위암진단을 받은 후 암 투병생활로 고생을 하셨지만그렇게 홀연히 가실 줄은 몰랐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각오도 하지 못했는데. 엄마의 부재로 감내해야 했던 나와 가족들의 아픔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 할 수 없었고 치유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때 느꼈던 충격과 상처는 지금도 가슴 깊은 곳에서 유리조각에 살을 부비는 것처럼 아릴 때가 있다. 요 근래 부쩍 주변의 지인이나 회원들의 여성암 발병 소식을 종종 듣게 된다. 너무도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건강을 잃는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 이라는 걸 잘 알기에.핑크리본은 유방암 인식의 국제적인 상징이며 유방암 예방을 강조하는 상징이다. 핑크리본이 유방암의 상징으로 사용된 것은 1991년부터이다. 미국뉴욕에서 유방암 생존환자들의 달리기대회를 개최하며 주최 측이 참가자에게 핑크리본을 나누어준 것을 시작으로 핑크리본은 유방암의 상징이 되었다.우리나라에서는 에스티로더 컴퍼니즈 수석 부회장 에블린 H.로더 여사에 의해 시작된 핑크리본 캠페인에 대한암협회가 동참한 2001년이 원년이다. 대한암협회가 주최하고 에스터로더 컴퍼니즈가 후원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의 공식 명칭은 유방암 의식 향상 캠페인이다. 유방암 유(乳)비무환 하세요. 라는 슬로건 아래 유방암예방의 달인 10월 한 달 동안 유암암 예방과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근 유방암 발병률이 늘어나 연간 1만 7000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유방암은 질환의 치료만이 아니라 섬세한 여성의 마음과 정서를 함께 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가까운 주위에서 심심찮게 환자가 발생하는 유방암에 대해서 이제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갖고 예방에 힘써야 하겠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늦어지는 결혼출산 등 국내 여성의 달라진 생활 패턴으로 한국의 유방암 발병률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자그마치 90.7%로 세계1위의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고 과거에는 주로 40~50대의 중년 여성에게서 높게 발병했지만 요즘에는 젊은 층에서의 발병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다행인 것은 유방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의학기술의 발달과 조기 발견율의 증가로 국내 유방암환자의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996년~2000년에는 83.2%였으나 2001년~2005년에는 88.5%로, 2006년~2010년에는 91.0%로 향상되었다.유전자 때문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전체 유방암 중 5~10%로 드문 편이고, 대부분은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발병한다고 한다. 한국유방암학회 등 학계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늦어진 결혼문화와 직장생활 등의 이유로 모유수유를 꺼리게 되고 복잡한 세상살이의 스트레스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서구화된 생활습관 등을 유방암발생의 주요원인으로 꼽고 있다.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라는 영국 속담은 운동의 중요성을 잘 대변한 말이다. 사업하느라 너무도 바쁜 우리 여성기업인들 가정의 행복과 개인 삶의 질,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일상에서 건강지킴을 가족들과 실천해 보자. 시간을 내서 운동하는 것도 좋고 건강식품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좋겠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걷고 많이 웃고 끼니를 잘 챙겨 먹는 작은 실천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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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28 23:02

군산항, 이대로 갈 것인가?

무역항이란 국민경제와 공공의 이해에 밀접한 관계가 있고 주로 외항선이 입출항하는 항만으로, 전국에 14개의 국가관리무역항과 17개의 지방관리무역항이 있다. 군산항은 국가관리무역항 중 하나이다. 국가관리무역항이란 국내외 육해상운송망의 거점으로서 광역권의 배후화물을 처리하거나 주요 기간산업 지원 등으로 국가의 이해에 중대한 관계를 가지는 항만을 말한다.그 군산항이 위기를 맞고 있다. 2016년 연간 화물처리량이 1,960만 톤으로 전국항만물동량의 1.3%에 불과하며 2015년에 이어 10위에 머물고 있다. 2017년은 4월말 현재 1.18%로 11위이며, 인근의 대산항이나 목포항은 물론 지방관리무역항인 보령항보다도 적다. 전국 31개 무역항 중 주요항을 11개항으로 간추릴 수 있는데 그 중 최하위이다. 한때 전국 5위권의 항만세력을 갖고 있던 군산항이다.근본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요인은 전라북도의 취약한 배후경제에 있다. 전북권역의 여러 곳에 산업단지가 산재해 있지만 운영이 여의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규모가 있는 군산국가산업단지도 정상운영회사는 30%정도라는 어느 CEO의 자조 섞인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도처에 가동을 멈춘 산업현장을 지나칠 때면 마음이 안타깝다.경제상황도 문제이지만 군산항의 경우엔 전북권역의 수출과 수입화물의 심한 불균형이 더 큰 문제다. 수출입화물을 취급하는 GCT(군산컨테이너터미널)가 2016년 처리한 컨테이너물동량은 수입 64%수출 36%이고, 2017년은 5월말 현재 수입 73%수출 27%다. 싣고 나갈 화물이 있어야 선박이 찾아올 것 아닌가.그 다음의 문제는 군산항의 고질적인 항로저수심이다. 반복되는 토사의 퇴적 때문이다. GCT의 경우 수심 13.5m로 개발된 부두지만 현재 8m 안팎에 불과하다. 정상적인 선박입출항과 부두운영을 못하므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군산항 내 다른 부두들 역시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2018년까지 군산항 항로수심 10.5m 확보계획을 발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현상유지도 버거운 지금까지의 미시적 틀에서 벗어나 거시적이고 항구적인 특단의 항로수심관리대책이 절박하다.군산항은 우리나라 환 서해권의 거점항만 육성에 유리한 지정학적 이점을 갖고 있다. 또 한중FTA 발효와 새만금한중경협단지 국가지정에 힘입어 투자유치의 전초기지 및 거점항만으로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반면,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문제 외에도 항만기능의 재배치, 항만인입철도공사의 적정성, 새만금신항만과의 관계정립 등 난제들이 놓여있다. 또한 선진항만이 되려면 항만이 인근주민들에게 친수공간의 복합기능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여건으론 불가능에 가깝다.군산항은 전라북도가 바다를 통해 국내외 무역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해양관문이다. 따라서 전북의 경제상황을 논할 때 군산항의 기능과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군산항의 모습이 곧 전라북도 경제상황을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인 때문이다.전라북도가 환 서해권의 주역이기를 자처하면서 그 중심에 있는 군산항의 가치와 위기상황을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항만관리청인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은 중앙정부의 기관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한 노력에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군산항의 발전을 염원하는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안타까움이 작지 않다. 군산항이 인근 타 항만들과의 경쟁에서 눈에 띄게 밀리고 있다. 이러다가 소도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는 것은 아닐까.군산항을 이대로 둘 것인가? 군산항의 활성화는 전라북도 경제발전에 필수조건이다. 따라서 군산항의 문제는 특정회사만의 것도 군산시만의 것도 아니다. 바로 전라북도의 문제이다. 더 늦기 전에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실효성 있는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동안 숙명처럼 침묵만 했던 군산항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이제 깨어나야 한다. 군산항이 사라졌다고 한 번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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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21 23:02

호국보훈의 달 6월에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의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까? 우리 대한민국을 오늘에 이르기까지 목숨바쳐 지켜내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은 기본일 것이다.며칠전 현충일 추념식에서 있었던 가슴 훈훈한 이야기를 어느 분이 페이스 북에서 언급한 내용을 잠깐 소개하면 참 당연한 일인데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유공자를 일어서 나아가 부축하는 대통령,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이야기 하는 대통령그냥 투표 잘 한 거 같아서 뿌듯하네요.국가는 국가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공기업은 공기업대로 자기의 할 일을 착실히 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요즈음 국가의 역할은 너무 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우리 도 역시 전북 몫 찾기 등으로 도민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어 이제 우리는 각자의 역할만 잘 하면 되지 싶다.서울시의 최근 조사 결과에 의하면 서울에서 자기 집에 사는 가구는 40% 정도이고 나머지 60%는 전월세가구인데 전세는 줄고 월세가 늘면서 올해 처음으로 월세 가구 수가 전세 가구 수를 넘어 섰다. 특히 경제 활동이 왕성한 30대 가구주는 절반 가까이가 월세 살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데다 전세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전북개발공사는 그동안 서민의 친구로 집 없는 분들에게 삶의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는 일을 중점적으로 해왔다.그동안 5183세대의 임대아파트를 건설하여 그중 지금도 3721세대를 임대로 관리하고 있으면서 서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또한 현재 1027세대를 건축 중에 있으며 그중 195세대는 임실 장수 등 읍면지역에 건설하고 있어 농촌 지역의 주거수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아울러 1120세대의 임대아파트 건설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어 향후에도 집 없는 서민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다가가려 동분서주 하고 있다.특히 이번에 군산에 시작하는 금광지구의 행복주택은 대학생이나 청년들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업으로 우리 공사에서는 처음 시행하는 도시재생 연계형 행복주택 건설이다.이 사업은 도심지 노후 불량주택 등 주거환경도 정비하면서 행복주택을 공급하여 젊은 층의 주거 안정 도모와 구도심 활성화에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다.군산시에서 일부 시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주기로 하여 원가가 줄어드는 만큼 공급가격이 내려가는 잇점도 있다. 특히 장기 30 년 임대로 추진될 예정이다.그동안 많은 분들이 우리 공사의 부채율에 대하여 걱정을 해 주셨는데 그동안 부채 상환에 집중한 결과 부채율이 처음으로 200% 아래로 떨어 졌으며 금년에도 부채 상환에 힘을 쏟고 있어 부채율은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또한 모항 해나루 가족호텔은 연간 7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머물고 가는 천혜의 뷰를 자랑하는 도민들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이자 워크숍의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아울러 새만금의 관문인 게이트웨이 관광지 시설도 금년에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 하고 내년부터는 본격 사업에 임할 계획이다.주마가편이라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의 문신이었던 홍만종의 순오지에 주마가편 언인기세이가지력(走馬加鞭 言因其勢而加之力)이란 어구인데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다는 것은 그 힘으로 인해 더욱 더 노력을 더 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 된다. 오늘의 이 시대를 사는 것이 행복이다.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나에게 채찍을 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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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14 23:02

그대, 대한의 자랑이어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전쟁기념관에 가면 625 전쟁과 월남전 등에서 전사한 국군장병들의 이름이 적힌 명비(名碑)가 있다. 20여만 명의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는 회랑을 걷자면 마음이 자못 숙연해진다. 아직도 발굴되지 못해 이름 석 자 새기지 못한 전사자들을 포함하면 수많은 사람이 이름도 없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사라졌다. 매년 6월 호국보훈의 달이면 거론되는 유명한 애국지사들이 있지만, 비석 속 수많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민중은 사회구조적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역사의 길목에서 흐름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몽골의 침입에 강화도로 몸을 숨긴 임금과 달리 침입자들을 온몸으로 막아낸 것도, 임진왜란 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에 맞서 싸운 이도 이름 없는 백성이었다. 우리 역사에서 주목하지 않은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결과물은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박은식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지혈사를 보면 구한말 전국 각지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의병운동은 1910년 한일합방 이후 국내외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당시 백성의 목숨을 초개같이 내던진 자발적인 구국운동은 일제 강점 36년을 끝내고 광복을 이끌어 낸 계기가 되었다.평범한 이들 속에 흐르는 특별한 애국정신은 시대를 이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 하지만,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것이 병역의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이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고자 성실하게 병역을 이행하고 있다. 지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사건 때 다수의 병사들이 전역을 연기하면서 최전선을 사수했고,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청년들의 지원행렬에 해병대 모집 경쟁률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살아있는 역사가 아닐까 싶다.최근에는 해외이주, 질병 등의 사유로 병역이 면제되어 병역의무 대상자가 아님에도 자진해 입영하는 청년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특별한 나라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자진병역이행자를 응원하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먼저 해외 영주권자임에도 당당히 현역 복무를 자원하는 젊은이들에게는 입영을 희망하는 시기를 우선하여 반영해 주고 이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체중, 시력 등으로 병역이 면제되거나 보충역에 편입되어 현역복무가 어려운 의무자들의 질병 치유를 도와줌으로써 현역입영을 가능토록 지원하는 슈퍼 굳건이 프로젝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몸과 시간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젊은 청춘들이 많이 있다.오늘날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은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라고 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조차 버거운 현실에서 나라사랑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청년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정한 자랑이다. 나라가 어려울 때 조국을 지킨 것은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백성들이었듯,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는 청춘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기록되는 시대가 펼쳐지길 바란다.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고 노래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의 한 구절이 새삼 떠오른다. 그의 시처럼 6월 한 달, 평범함을 품고 있는 이 땅의 청춘들을 애정이 어린 눈길로 오랫동안 바라봐 주고 진심으로 격려하는 우리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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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6.07 23:02

지금이 바로 안전의 골든타임

우리는 흔히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을 구분하여 일상을 이끌어 나간다. 그런데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일상적인 일들이 과연 작고 사소한 일 일까?지난 3월18일 새벽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한 좌판에서 누전으로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천막을 타고 번져 260여개 좌판과 점포를 태웠다. 좌판 322개 중 224개가 불에 타 6억5000만원 (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큰 사고는 경미한 사고 반복하다 발생대구 서문시장과 여수 수산시장 대형화재를 겪은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전국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한 뒤 올 1월17일 시장에 자동화재 속보설비를 설치하도록 하고 가판대 천막을 기존 일반천막에서 방화천막으로 교체한다는 주요 내용의 결과를 발표했다.하지만 소래포구 화재는 이러한 조치들이 깡그리 무시되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당 폴리에스터 일반천막 가격은 3000원인데 방화천막은 1만6000원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얼기설기 섞인 전기시설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각 점포가 방화천막에 얼마(점포당 7.8㎡ 기준 12만4800원)만의 투자라도 했으면 피해를 최소화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고 한다.1920년대 미국의 여행자 보험회사에 다니던 하버트 하인리히는 엔지니어링 및 검사 부서에서 보조 감독으로 근무하면서 업무 성격상 많은 사고 통계를 접하게 되고 사고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실제 발생한 7만 5000개의 사고를 정밀 분석했는데 거기서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 그는 1931년 자신이 발간한 책에서 산업재해로 인해 중상자가1명 나올 경우 그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이었고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원인으로 경미한 사고를 겪었던 사람이 무려 300명 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다시 말해 중상과 경상, 그리고 부상이 발생하지 않은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었다는 것이다.이 하인리히 법칙에서 알 수 있듯이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지 않고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 큰 재해 1번은 작은 사고 29번과 그 전에 그 사고를 유발하는 잠재적 요소를 300개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작은 일에 주의하면 문제의 근원을 알게 되고 큰일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올해로 3회째를 맞은 국민안전의 날은 2015년 세월호가 침몰한 4월16일을 기려 정부가 지정했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경제에 준 충격은 실로 엄청났다. 문화관광 산업은 올 스톱 됐고 일부 기업은 파산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참사가 없었으면 치를 필요가 없는 비용이었다.대형 사고든지 소소한 교통사고든지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복구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든다.안전이 새로운 성장 위한 투자다세월호 같은 후진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이 곧 새로운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라는 속담은 바로 안전과 직결되는 말이다.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부차적인 비용이나 규제로 보지 말고 안전을 위한 투자는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촌철살인의 대가 마크 트웨인이 이런 말을 했다.우리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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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31 23:02

바다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바다는 인류에게 무한한 삶의 터전이자 지구상에 남아있는 마지막 자원의 보고이다. 엘빈 토플러 등 미래학자들이 21C에는 해양력이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해양의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한 것은 해양력이 곧 국력과 국부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해양력이란 바다를 이용하고 통제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바다의 보존과 보호, 해양과학기술 발전수준의 총합을 의미한다.해양력이 국력과 국부의 원천바다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자.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자 지구의 기후조절 기능을 한다. 지구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에는 지구생물의 90%인 1천만종이 서식하고, 지구의 산소 중 75%가 바다에서 생성되며, CO₂의 50%를 바다가 정화하고 있다. 전 세계 50개 대도시의 2/3가 연안에 위치하고, 세계인구의 40%가 해안선에서 60km이내 연안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또 바다는 육상의 식량과 에너지자원 고갈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전 세계 생물상품의 약 25%와 인류가 섭취하는 동물성 단백질의 약 16%가 바다에서 공급되고, 국제교역의 78%가 해상운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바다에는 광물, 생물, 석유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무궁무진하다. 현재 세계 산유량의 약 30%는 해저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다.세계는 국제 해양질서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고 있다. 1973년 150여 국가가 참석한 제3차 UN해양법회의에서 논의하기 시작하여 10년 만인1982년에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UNCLOS)을 채택했다. 해양과 대양의 평화적인 사용, 자원의 적정하고 효율적인 활용과 해양환경의 연구보호 및 보전 등의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국제협약이다. 하지만 국가별 첨예한 입장차이로 12년 후인 1994년에야 조약이 발효됐고 한국은 1996년 비준했다.그런데 이 협약으로 연안국의 바다 관할권이 영해 12해리에서 EEZ(배타적 경제수역) 200해리까지 확대됨에 따라 연안국 간의 해양관할권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한중일 등 동북아 국가 간에 해양관할권과 관련한 외교적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전 세계 150개 연안국 전체가 EEZ를 선포할 경우 바다의 36%, 어업생산량의 90%, 해저석유부존량의 90%가 연안국에 귀속하게 된다.우리나라의 최근 해양세력은 어떠한가? 해상무역규모 4위, 조선기술력 2위, 컨테이너물동량 4위, 어획량 15위 등 국제경쟁력에 있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해양영토(영해EEZ대륙붕 포함)는 남한 육지면적 99만㎢의 4.5배에 달하는 443천㎢이고, 세계 5대 갯벌자원, 3170개의 섬 그리고 1만1914km의 해안선이 있다.31일 바다의날 기념식 군산서 열려오는 5월 31일은 제22회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중요성과 인식제고를 위해 1996년 제정했는데, 그 날은 동북아의 해상무역을 제패했던 장보고가 청해진을 설치한 날이다. 금년은 함께하는 다시 뛰는 바다라는 주제로 118년 역사의 해양도시 군산의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다. 해양관련 최대 연례 국가기념행사로 전북지역에서는 처음이다.금번 바다의 날 국가기념식이 바다의 가치중요성에 대한 평가와 인식을 높이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음 한다. 또한 국가행사 유치를 계기로 바다행정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도 높아져야겠다. 나아가 어느 바다지킴이의 말처럼 우리를 살리고 지켜 준 바다, 미래 인류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해 줄 그 바다에 그동안 우린 무슨 짓을 하고 있었는지 반성과 각오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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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24 23:02

광화문 대통령과 전북 몫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시작된 촛불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이어진 가운데 새로운 대통령의 선출로 광화문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고 이제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출발하는 새 정부에 우리전북은 전국 최고의 득표율을 자랑하며 앞날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새 정부 정책 방향에 능동적 대처취임선서식도 입장부터 퇴장까지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짧고 간소했지만 ‘소통 대통령’의 면모를 보이려 애쓰는 모습과 취임 선서가 끝난 후 많은 시간을 할애해 시민들을 만나기도 하고 청와대로 가는 길에서도 뒤따라오는 시민들을 위해 차량 속도를 늦추며 인사하고, 선루프 바깥으로 몸을 드러내 거리에 나온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앞으로 잘할 것 이라는 기대이니만큼 우리 전북에도 모처럼 햇살 넘치는 나날 되기를 소망해 본다.이번 촛불집회와 탄핵의 과정 그리고 법적인 절차에 의한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는 일련의 과정이 우리나라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출발이 좋은 만큼 앞으로의 과정에도 큰 기대를 하며 성원을 보낸다.새로운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핵심은 “서민 주거안정”으로 △임대주택 보급 확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강화 등을 정책으로 내세웠다. 임대주택은 매년 공공임대주택 13만 가구와 공적 지원을 받아 민간이 추진하는 임대주택 4만 가구 등 17만 가구 공급을 약속했다.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면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이 기대된다. 우리 전북개발공사에서도 새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어머니의 마음’인데 이 노래를 부르면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아버지를 일찍 보내시고 홀로 5남매를 기르면서 자식들 잘되기만 바라며 고생만 하시다가 이제는 병원에서 오랜 시간 누워서 지내시는 어머니가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의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시며 오늘의 내가 있게 하신 그 은혜에 감사할 따름이다. 가정의 달에 우리네의 가정이 소중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서로 사랑하며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야 함이 당연하다.네 부모를 공경하라 여기에서 공경하라는 말은 네 부모를 명예롭게 생각하라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잊고 살 때가 많다. 약속 있는 첫 계명을 지킴으로 자식의 도리를 다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 기대무엇보다도 차별받지 아니하는 가운데 우리 전북 몫을 제대로 챙겨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른 인재 등용과 예산 문제 등 그동안의 불합리한 일들이 정상화 되고, 도민들이 공감하는 상식이 통하는 그러한 대한민국을 기대하면서 특히 세계 잼버리 대회 유치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성숙한 모습으로 그리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참고 바라며 기다려 보면 어떨까 한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나 미국의 링컨 대통령처럼 역사에서 기억되는 대통령을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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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17 23:02

'사랑' 그 숭고한 이름

꽃들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어 인사를 건네는 5월 이맘때면 만해 한용운의 사랑하는 까닭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중략〉 아마도 그는 이 시를 통해 상대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듬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나 싶다.소중한 것 지키고자 하는 숭고한 마음사랑은 시대에 따라, 대상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뉘어 이루어지는 것 같다.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사랑의 단계를 육체적 사랑, 도덕적 사랑, 정신적 사랑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정의하였다. 그의 정의처럼 풋풋함이 묻어나던 유년 시절은 남녀 간의 사랑에 눈을 떠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차츰 몸과 마음이 성숙해지면서 사랑에는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 친구와의 우정, 끈끈한 동료애 등 여러 종류의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고 넓다고 할 수 있다.인생 5학년인 필자는 사랑이란 단어가 지닌 힘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예전의 나는 할 수 없던 일을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해내고, 나약한 내가 포기하려 했던 일도 가장이라는 책임감으로 이룬 기억들이 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는 것이 바로 사랑의 힘인 것이다. 이렇듯 사랑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무한한 힘을 지녔다. 소중한 것을 보호하고 지키고자 하는 숭고한 마음도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 피어나는 꽃이기 때문이다.필자는 개인의 사랑만큼 값진 사랑이 하나 더 있다고 본다. 바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어쩌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가장 위대한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이와 관련해 병무청에서는 두 가지 나라 사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이다. 이 사업은 3대(代)가 모두 현역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한 가문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문화를 만들고자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에 총 3400여 가문이 병역명문가로 선정되었으며, 올해도 새로운 병역명문가문이 탄생한다. 이들은 우리나라 안보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로, 병역명문가는 진정한 나라 사랑을 실천한 가문이라고 할 수 있다.다음은, 어린이 그림글짓기 공모전이다. 이 공모전은 우리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에게 병역의 소중함과 함께 나라 사랑의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올해도 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는 5월 24일까지 접수 중에 있다. 많은 어린이가 공모전 참여를 통해 나라 사랑의 참 의미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지길사랑이 있는 곳에 삶도 있는 법이다라는 인도의 철학자 간디의 말처럼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 지금 가까이에 있는 가족, 친구 등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건네보자. 마음속에 꼭꼭 숨겨둔 사랑이 하나의 꽃으로 만개하여 환한 빛을 선사해 줄 것이다. 끝으로 병무청에서는 사람들의 사랑 하나하나가 모여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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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10 23:02

열린 마당 같은 사람

오늘은 샛노란 수선화가 초록빛 가득한 풀밭에 청초하게 피어있는 사진이 아침을 열어준다.요 근래 아침이면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이나 좋은 글귀를 보내주어 바쁘다는 핑계로 가끔 잊고 지나치게 되는 계절의 변화와 주변의 안부를 알게 하는 맘 고운 친구가 있다.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 어떤 날은 출근 준비에 정신없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이미 시작된 일과로 조금은 피곤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느긋한 마음으로 모닝커피를 즐기는 시간이다.)한 모임에서 알게 된 그 친구는 평소 새침하고 말이 없어 가까이 하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참 유쾌하고 밝은 사람이군아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마음이 가는 사람이다.사람 만나 대화하는 게 좋은 사색 방법한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이 통째로 내게로 오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관계의 책임과 신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요즘 이런저런 단체나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서로를 알아가며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성숙해짐을 느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점은 관계의 유연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그 사람에게서 배울 것이 있고 본 받을 만한 좋은 점이 있으며, 누구든 작든 크든 나름의 아픔과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아픔이 누군가의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사람의 마음을 읽고, 세상을 보는 통찰력과 예지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무엇보다 독서만큼 좋은 것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처세술과 인간관계에 대한 책들을 읽기도 했다.그런데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좋은 사색의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일방적 소통인 독서에 비해 대화는 쌍방 소통이기 때문에 대화를 이어 나가려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하고 나도 계속 생각하며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대화를 하다보면 서로의 감정에 이입되기도 하고 동화되기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가까워지게 된다.미국의 카네기 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정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 15%는 자신의 기술적 지식에 의한 것이며 85%는 인간관계 즉,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갖는 능력 때문에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15%의 사람들은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 예를 들면 의사라면 아주 뛰어난 의학 지식을 갖고 있어서, 변호사라면 법에 관한 지식이 뛰어나서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85%의 사람들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 즉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잘 받아들여서 사람들과 함께 원만하게 지내는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인생에서 성공한 것이다.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은 15%밖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며 나머지 85%가 인간관계였다고 한다.좋은 관계 갖는 능력이 성공의 조건좋은 인간관계는 삶의 활력이 되고 그 어떤 보물보다 가치가 있음을 요즘 새삼 느낀다.신영복님의 너른 마당이란 시를 읽고 열린 마당 같은 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소통과 만남의 장인 열린마당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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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03 23:02

친구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다

인디언들에게 친구란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자를 의미한다. 현대인은 그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답은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그 속에 함축된 의미에 인식을 같이하려면 공감이 가는 객관적 전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우선 사람의 관계가 뭇 이해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그 자유는 순수한 자신의 의지의 산물, 즉 자율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관계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어야 한다.감정, 내가 주체로 존재할 때 의미마이클 샌델이 정의를 강의하면서 설명했던 칸트의 도덕적 가치를 떠올리며 나름의 접근의 틀을 정리하고 보니 인디언들이 말하는 그 친구라는 의미에 가까워진 듯하다. 이질적인 언어와 관습일지라도 지향하는 선과 가치가 궁극적으로 다르지 않을 때 시간과 공간을 넘어 신비한 공감과 감동을 준다. 자연의 일부로 사는 인디언들의 단순하고 진솔한 삶이 가끔 그렇다. 친구의 의미가 그 중 하나이다. 그들은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은 마음으로 보라는 선문답 같은 말도 한다.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는 너일 수도, 나일수도 있다. 어떤 연유로 누군가에게 내 슬픔이 공유되기를 기대한다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라. 그 사람에게 나의 등을 내어줄 수 있는지를. 또 내 슬픔을 등에 지게 한 자는 짊어진 자보다 마음이 편안할리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그 슬픔은 너의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너의 손을 잡는 쪽이어야 한다. 이 말이 너의 슬픔을 바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최적의 사람관계가 유지되려면 영향력과 소유의 분배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서로에게 거는 기대는 상식적이고 경계의 선을 흩트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사람의 관계란 의지와 다르게 불균형하게 설정되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또 일상은 푸시킨이 일깨운 삶의 한 구절처럼 희망을 가져야 하는 부대낌의 연속이다. 결국 인디언이 말하는 개념의 친구는 지금의 우리에겐 어쩌면 이상에 가깝다. 그것은 선언적인 일종의 공동체적 신념과도 같은 것이어서 현대인의 개인주의적 성향에서는 보편적일 수 없다. 그러나 기대치가 낮다고 해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의 슬픔을 기꺼이 너의 등에 지고 가는 이웃, 또 너의 슬픔을 조건 없이 나의 등에 나누는 그런 거룩한 이름들이 이따금 회자되고 있지 않은가.그런데 인디언들은 친구를 말하면서 너의 슬픔도 있는데 왜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라고 했을까? 그리고 기쁨도 있는데 왜 슬픔만을 말하는 것일까? 아마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특정한 감정이나 행위는 내가 주체로서 존재할 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공통적 사고이고 인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기쁨은 그 자체로서 치유가 필요 없는 나눔의 대상이 아닌가.사람관계, 역지사지 자세 우선돼야하루가 다르게 신록의 싱그러움이 더하는 4월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구름 아래 맴돌던 종달새 울음이 그리운 계절이다. 가까운 숲에서 들려오는 해마다 이맘때에 찾아오는 귀한 나그네, 휘파람새 소리가 더할 나위 없이 청량하다. 그 종달새처럼 정겹고 휘파람새 소리의 울림처럼 맑은 사람, 가끔 반문하고 확인하면서 내 아픔을 자기의 일처럼 아파하는 한 친구가 있다. 오늘 그의 헌신과 신념을 생각하며 이 글을 썼다. 생각을 가다듬는다. 진정한 친구는, 대지를 어머니라 부르는 인디언의 공동체에서든 첨단과학의 문명사회에서든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 한다. 또 경험적 측면에서 사람의 관계는, 주체든 객체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할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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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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