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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계가 표절 등 작가가 지켜야 할 기본윤리에 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제정에 나선다.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는 지난 23일 표절 문제의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 개최에 이어 곧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내부 실무 협의와 공론화 절차를 밟을 것으로 25일 알려졌다.작가회의는 토론회 직후 개최한 상임집행위원회에서 이 같이 입장을 모았으며, 내달 25일 예정된 정기이사회에서도 '신경숙 표절' 안건을 보고하고 이후 대응안 등을 논의할 방침으로 전해졌다.앞서 한국문인협회(이사장 문효치)는 표절 문제를 다룰 상설 기구로 '문학표절문제연구소' 설치 추진 의사를 밝혔다.문인협회는 소속 회원 1만2천명인 국내 최대 문학인 모임으로, 이들의 향후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표절 감시와 정화 기능이 만들어질 전망이다.다만 표절을 판정할 심의 주체를 만드는 일은 또 다른 권력화의 우려를 낳는다는 점에서 기구화에 이 르지는 않으리란 게 중론이다.신경숙 표절 논란으로 촉발된 '문학권력' 책임 논란의 한 당사자가 됐던 문학동네는 이날 그간의 내부 논의를 모아 계간지와 단행본 편집의 주체를 분리하는 등 자체 개혁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창작과 비평'(창비)은 표절 시비의 대상이 됐던 신경숙 소설가의 작품집 '감자 먹는 사람들'을 출고 정지조치했으며, 18일 강일우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 밝힌 대로 책임 있는 공론화의 역할 등 추가 조치를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문학과지성사(문지) 주일우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문학과 사회' 계간지 서문에서 거듭 밝혀온 대로 저희는 상업주의를 경계하고 이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앞으로도 더욱 그 같은 원칙을 엄정히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문학권력'으로 지목돼온 창비와 문학동네, 문지이지만 각사의 시장내 비중엔 다소 차이가 있다.한 문학비평가는 "10~15년전만 해도 세 출판사의 매출규모가 비슷했지만, 현재에는 문학동네가 400억원, 창비가 250억~300억원, 문지는 약 4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설가 신경숙(52)이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표절을 사실상 인정하고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표절 논란은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작가 개인을 둘러싼 표절 의혹 시비는 우선 중요한 매듭을 풀었다고 볼 수 있으나 명백해 보이는 표절 의혹이 공식 제기된 지 무려 15년이 지나서야 논란 해소의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문학계가 뼈를 깎는 자성과 비상한 상황 인식 및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아니 이제야 발화하는 시점이라는 게 문단 안팎의 대체적 인식이다.신 작가의 표절 의혹이 제기된 뒤 봇물 터지듯 문학계의 ‘문학권력’ 담합구조에대한 폭로성 지적들이 잇따른 건 대형 상업출판사들과 일부 ‘잘 팔리는’ 작가들의 담합 구조, 이른바 ‘주례사 비평’으로 상찬만 더하는 비평가들의 기생 구조, 대학의문예창작과와 각종 문학상 심사위원들 간의 결탁 구조로 질식되어만 가던 창작 공간의 현실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그러하기에 신 작가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각종 의혹들은 본격적인 공론화와 개혁의 출발점을 제공한다.무엇보다 15년전인 2000년 문학비평가 정문순이 문예중앙 가을호를 통해 지난 16일 소설가 이응준이 제기한 표절 의혹을 포함하는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이를 묻어버린 문단 비평가 집단의 건강성 문제다.이응준은 16일 기고문에서 비평가 집단을 포함한 문단을 향해 “뻔뻔한 시치미와 작당하는 은폐”로 일관했으며, 결국 “표절의 환락가화”했다고 공격했다.연장선상에서 작가들이 표절에 둔감해온 우리 현실도 도마 위에 오른다. 윤희상시인의 시 ‘무거운 새의 발자국’, ‘멀리, 끝없는 길 위에’ 두 편의 시 제목을 자신의 단편 제목으로 그대로 가져다 쓴 신 작가는 “당시 문단에서 종종 있던 일”이라며“만약 그게 잘못된 일이었다면, 혹시 섭섭한 마음을 가졌다면 제가 잘못 살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문단 전체의 표절, 가져다 쓰기에 대한 둔감한 태도는 되짚어볼 대목이다.비평가 김명인은 2002년 발간된 ‘주례사 비평을 넘어서’(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 게재한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신경숙 소설 비평의 현황과 문제’ 비평에서 작가에 대한 비평 없이 상찬만 늘어놓는 비평이 특정 작가에 대한 거품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문학계의 건강한 생태계를 해친다고 지적했다.김 비평가는 특히 소설 말미에 붙는 ‘해설’이 사실상 작가에 대한 비평의 전범이 되는 현실 속에서 비평가들이 작가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하기 어려웠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마치 작품집 출간의 ‘들러리’를 서는 일과 같아서 비판적 평론은 ‘남의 죽에 코 빠뜨리는’ 일종의 행패로 받아들여져왔다는 것이다.한 문학비평가는 “상업출판사가 운영하는 문예지를 통해 작가 작품을 게재하고,주례사 비평으로 포장해 다시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결탁 구조가 온존하는 한, 또 유명 작가들이 신예들의 작품을 마음대로 도용하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현실의혁파 없이 문단의 건강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한편, 단편 ‘전설’(1996년작)에서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신씨는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신씨는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신씨는 또“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고를 써서 항아리에 묻더라도,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경기도의 한 수도원에서 진행됐다.연합뉴스
전북문학관(관장 이운룡)에서 연중 기획으로 진행하는 ‘하계문학특강’이 25일 오전 10시 전북문학관 다목적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특강은 ‘비유와 패러디의 시정신’이란 주제로 양병호 시인(전북대 국문과 교수)을 초청했다. 특강에서 양병호 교수는 현대시에서 작시 장치로 활용되는 비유와 패러디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두 사물 사이의 연속성과 유사성에 근거하여 세계와 삶을 풍요롭게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비유와, 비평이나 익살스러운 조롱의 대상이 되는 작품을 모방함과 동시에 풍자함으로써 삶과 세계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패러디가 시정신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자리다.이운룡 관장은 “우리 지역 문학 애호가들이 창조적 체험과 참여활동으로 문학의 가치 확산의 장으로 이번 문학특강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전북대 인문대 학장을 지낸 양병호 교수는 시집 <스테파네트 아가씨> <구봉서와 배삼룡>, 비평 및 학술저서 <몽상과 유랑의 시학> <한국현대시의 인지 시학적 이해> <시여, 연애를 하자>. 번역서 <시와 인지> <인지시학의 실제비평> 등을 냈다.특강은 문인 뿐만 아니라 시문학에 관심이 있는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전북문학관 063) 252-4411
문학계 내에서 제기돼 일파만파 번진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 논란이 이에 속하지 않은 한 학술단체의 검찰 고발로 치달으면서 전개 방향에 대한 우려가 문단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20일 문학계에선 법적 책임 공방으로 비화될 경우 애초 표절 의혹을 첫 제기한 소설가 이응준(45)이 주장하는 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문학의 위기와 맞물린 문학권력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와 공론화 또한 곁가지로 휩쓸려버릴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현재 부각된 쟁점은 신 작가의 단편 전설(1996년작)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의 작품 우국을 표절했다는 의혹의 시비 규명이다. 이와 관련해 신 작가는 17일 짧은 해명을 통해 표절 의혹을 일축했으며, 전설이 포함된 소설집 출간사인 창작과 비평도 표절 운운은 문제가 있다고 가세했다.그러나 명백히 드러난 구절의 유사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당사자들의 섣부른 대응은 문학계 반발은 물론 여론의 엄청난 뭇매로 되돌아왔다. 창비와 신 작가의 문제를 넘어 표절 문제를 눈감도록 만드는 문학권력의 타락 문제로까지 논쟁의 영역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였다.이 같이 문학계 내에서 그간 묻혀온 해묵은 논쟁이 점화될 즈음, 외부에서 제기된 검찰 고발 소식이 들려오자 문학계 내에선 즉각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법적으로 표절을 가릴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은데다가 소모적인 법적 공방이 본말을 전도하거나 논쟁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논란이 엉뚱하게 확산되는 건 1차적으로 신 작가가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자성이 나온다.23일 신 작가 표절 의혹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예고한 한국작가회의는 작가 스스로 나서서 독자와 동료들에게 명확한 자기 입장을 밝히며 사과해 주기를 기다렸다며 그러나 아무런 대응 움직임이 없는 와중에 검찰 수사를 촉발하는 해괴한일 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스스로의 표절 문제를 놓고 벌이는 공론화의 과정은 작가 입장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시련일 수 있다. 그러나 창비가 앞서 주장한 바대로 신 작가의 전설이 우국의 표절작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평론가 박찬효는 지난 2007년 출간된 표절: 인문학적 성찰(집문당)에 실린 현대소설에서의 표절 논리: 신경숙의 전설 과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을 중심으로에서 2000년 문예중앙 가을호에 실린 정문순 평론가의 전면 표절 의혹 주장에 반박 논리를 폈다. 표절 판정엔 세밀한 텍스트 분석을 동반해야 하며 두 작품은 인문학적 시선으로 볼 때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주장이다.앞서 정 평론가는 당시 기고문 통념의 내면화, 자기 위안의 글쓰기를 통해 신 작가의 전설이 우국과 텍스트는 물론 모티브와 구성, 내용도 유사한 표절작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박 평론가도 문장 도용 여부 파악 작업과 패턴 테스트를 우국과 전설에 기계적으로 적용했을 때 두 작품은 표절 관계에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다.우리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의 도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건 문학계가 처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미 문단 내에선 두 작품의 유사성과 표절성에 대한 시비가 줄기차게 이어져왔음에도 신 작가가 덜컥 우국의 존재를 몰랐다고 일축해버린 것이다.권성우 평론가의 지적대로 이번 논란은 한국문단과 평단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연합뉴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첫 번째 시집인 ‘화사집’ 여러 판본 중에서도 특제본을 최근 구입·수집했다고 18일 밝혔다.도서관은 “화사집의 다른 판본 표지가 황갈색 능화판 하드커버인 것과는 달리 특제본은 그 표지가 유화 캔버스로, 책등은 비단으로 장식되었으며 책등의 서명은 붉은색 실로 수(繡)를 놓아 만들었으니 말 그대로 호화장정의 특별 제작 판본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1941년 오장환이 남만서고에서 간행한 화사집은 그 판본이 다양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당시 판본을 보면 “100부를 한정 발행하되 1~15번은 저자 기증본, 16~50번은 특제본, 51~90번은 병제본, 91~100번은 인행자(발행인) 기증본으로 본서는 그 중 ○번”이라는 식으로 명시하고는 각각의 번호를 매겨 놓았다.이 가운데 저자기증본, 병제본은 현존해 그 모습을 확실히 알 수 있었으나, 특제본은 학계에 간간이 떠돈다는 얘기만 있을 뿐 실물을 확인한 사람이 드물었다“면서 ”다만 미당이 생전 그 모습을 복원해 만든 복각본이 남아있을 뿐이었다.도서관 관계자는 “1930~40년대엔 화가·시인들이 자신의 분야를 넘나들며 서양문화를 함께 향유했는데, 그 가운데 남만서고의 주인 오장환은 특별한 존재였다”면서 “김만형, 최재덕 등 당대 신진 화가들과의 교유는 물론 출판미술에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헌사’, ‘와사등’, ‘화사집’을 예술성이 높은 장정으로 출판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쏘내기가 금시 그쳤는디 박씨 논에 왠 노인이 맨발로 우두커니 서 있드만 물꼬 트라고 항거여?//노인의 흰 적삼이 젖어 있다’논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는 ‘왜가리’의 시적 형상이다. ‘달팽이’는 ‘때 절은 배낭을 제집인 듯/등에 지고 바닥에 달라붙은 사내’다. 힘겨운 삶의 무게를 이고 오래도록 느린 걸음으로 지나가는 그는 ‘쪼그린 무릎에 떠나온 길이 감겨 있는 듯/빠져나온 맨발이 몰고 있는 가쁜 숨’을 내쉰다. ‘갈라진 발뒤꿈치에서 먹구름냄새가 새어 나오고/발가락에서 빗방울소리’가 흐르는 고단한 여정은 시지프스의 돌과 동행해야 하는 숙명이다.박복영 시인(53)이 시집 <낙타와 밥그릇>(시산맥사)을 냈다. 모두 4부로 나눠 56편의 시를 담았다. 그는 머리말을 통해 시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그림자에 묻힌 내 정신의 뼈를 캐고 싶었다. 그 뼈에 실패한 내 시를 새기고 싶었다’며 무릎뼈에까지 새기 허기를 풀어 놓는다 두개골에 마지막 점을 찍는 날 나는 봉인 될 것이다’며 시작에 대한 마음가짐과 열망을 함축했다. 이런 태도는 ‘독살’에서 잘 나타난다. ‘자두의 심장은 제 몸을 안고 단단해졌다/햇살이 부러진 자리마다/넘어져 쓰러진 그림자들은 안고/바람의 지느러미가 꿈틀거렸다’에 이어 ‘침묵은/푸르디푸른 열매들을 껴안느라 분주했다/거기, 그림자에 갇힌 채 혼잣말로 중얼거리는/내가 보였다/머지않아 나는/나를 잃고 봉인될 것이다’며 시를 대하는 저자의 모습을 비춘다.작가는 가난하고 낮은 생으로 눈길을 옮긴다. 시집 제목과 같은 작품에서는 ‘늙은 남자가 지게를 지고 모퉁이를 돈다/남자가 끌고 오는 길은 밥그릇이다/걸어온 만큼 밥그릇에 밥이 찼어야’하지만 ‘공복의 밥그릇’에는 ‘놀빛’만 잠길 뿐이다. 결국 ‘어둠 속에/지게를 내려놓으려/몸을 숙이자 숟가락 소리가 났다/숟가락은 이제 밥그릇을 믿지 않는다’며 노동의 대가가 사라져 버린 현실의 부조리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기보다는 감각적으로 인식한다. 여기서 낙타는 나오지 않지만 삶의 비루함을 나타낸다는 해석이다.이런 가운데 작가가 발견한 희망은 생명력이다. 이번 시집에서 ‘초록’이라는 단어는 13편의 시에 등장한다. 생을 향한 꺾이지 않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죽은 가지가 끝내 마른 잎을 놓지 않는 것/죽은 나무가 그늘을 끝끝내 지우지 않는 것/하여, 바람이 죽은 나무를 쉬게 하는 것/둥근 나이가/초록을 놓지 않으려 깨문 어금니가 완강하다’며 사랑이 곧 삶이라는 등식을 제시한다. 박완호 시인은 해설에서 이 시집을 두고 ‘시를 향한 열망이 피워낸 번뜩이는 수사(修辭)’라고 압축했다. 그는 “사물 및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과 애착을 바탕으로 시적 언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한편, 부조리한 현실의 이면에 숨어 있는 본질을 찾아내고 이를 극복하려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박복영 시인은 군산 출신으로 1997년 <월간문학>에 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당선되고 천강문학사 시조 부문 대상을 받았다. 올 초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시집 <구겨진 편지>, <햇살의 등뼈는 휘어지지 않는다>, <거짓말처럼>, <눈물의 멀미>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빈터 동인이다.
‘피 한 방울의 부피는 대략 지름 50㎛(마이크로미터)정도이다. 남자 성인의 피의 양이 5~6ℓ 정도라고 한다면 사람은 10만~12만 방울의 피를 갖고 있는 셈이다. 헌혈은 피 한방울에서 시작된다. 피 한방울을 용액에 떨어뜨리면 혈액의 비중이 측정되고 헌혈 가능 유무가 가려진다. 모인 핏방울들은 환자의 몸속으로 흘러 심장을 향하고 박동이 되어 온몸을 돈다. 생명의 소리가 울려 퍼진다. 피 한 방울이 희망이 된다.’전북혈액원에서 간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정 씨가 23년간 만난 수많은 헌혈자들과 경험했던 소중한 일상들을 책으로 펴냈다. <헌혈, 사랑을 만나다>(도서출판 행복에너지).피와 헌혈에 관한 상식, 헌혈 현장의 이야기, 헌혈자들의 감동 스토리까지 저자가 알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됐다. ‘수혈, 인간을 살려내다’는 테마의 1장에서는 몸에 흐르는 피를 단순한 체액이 아닌 사람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신비스러운 것으로 생각했던 고대신화와 인디언의 의식 등을 통해 ‘영혼의 피’를 시작으로, 수혈의 역사, 혈액형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2장은 헌혈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로 꾸려졌다. ‘7:3의 법칙을 깨자’ ‘헌혈의 경쟁 상대’ ‘노란조끼와 헌혈’ ‘모든 일은 처음이 힘들다’ ‘나눔은 가까이에’등을 통해 헌혈의 현주소를 짚었다.3장부터는 저자가 현장에서 만난 헌혈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었다. 총 429회에 걸쳐 헌혈을 해온 3남매 이야기, 50회 이상 베테랑 헌혈자들이 뭉친 전북헌혈봉사회의 활동상, 생애 첫 헌혈자 이야기, 열악한 헌혈의집을 마다 않고 찾아준 헌혈자들의 옛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책을 쓰는 동안 아이가 생애 첫 헌혈을 했다. 헌혈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기쁨을 아이가 누렸다고 생각하니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저자는 에필로그를 통해 “아이 또래의 청소년들에게 헌혈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며, “헌혈을 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헌혈한 혈액은 어떻게 쓰이는지, 어떤 사람들이 헌혈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솔하게 들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창비가 아니라 창피다." "창작과 비평이 아니라 표절과 두둔으로 바꿔라."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논란과 관련해 이의 해명을 자처했던 창비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독자와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올곧은 인문정신의 표상이라는 옛 명성은 퇴색되고 상업 출판사의 탐욕만 남았다는 가시돋친 성토가 줄을 이었다.창비는 지난 17일 신경숙 작가가 보내온 메일과 자사 문학출판부 입장을 담아 이응준 씨의 공식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한 해명과 반박 입장을 발표했다.요약하면 표절 의혹 제기는 부당하며, 사실이 아니라는 일축이다.그러나 표절 의혹 대상이 된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작품 '우국'(憂國)을 알지도 못한다는 신 작가와 "몇몇 유사성을 근거로 표절 운운은 문제가 있다"는 창비의 입장은 오히려 '역풍'을 촉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창비 온라인 사이트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상에선 이에 대한 비판적 글들이 쇄도했다."표절보다 그걸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더 실망스럽다", "불매 운동하겠다"는 등거센 비난에서부터 "그간의 역사성을 무화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말아주길" 등 안타까움의 입장 피력에 이르기까지 반응은 부정적 일색이다.창비 직원을 자처하는 이들의 비판 글들도 나왔다.'창비직원Z'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17일 트윗글을 통해 "회사의 입장이 너무 부끄럽다"며 "하루 빨리 회사가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창비의 입장 표명 내용은 표절에 대한 분명한 입장 제시가 아니라 '논점 흐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익명을 요청한 문학평론가는 "해명을 보면 두 작품은 유사하지 않다는 설명이 주를 이루는데,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도 두 작품의 유사성을 말하고 있지 않다"며 "또한 표절 내용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해명도 군색하기 이를 데없는 것"이라고 말했다.창비가 이 같이 정제되지 않고 자사의 평판에도 이롭지 않은 입장을 내놓은 건 대형 상업출판사로서 주요한 작가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출판 자본의 힘과 위세가 대단해 문학이 혼탁해져버렸다"며 "출판사와 작가의 관계 등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설가 신경숙이 1996년 발표한 단편 전설의 한 부분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흡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소설가 겸 시인인 이응준씨는 16일 한 온라인 매체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창작과비평이 출간한 신 작가의 오래전 집을 떠날 때 가운데 수록된 단편 전설의 한 대목(240~241쪽)이 유키오 작품의 구절을 그대로 따온 표절이라고 주장했다.이 씨는 표절 의혹 제기와 관련해 신경숙은 한국문학의 당대사 안에서 처세의 달인인 평론가들로부터 상전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동인문학상의 종신심사위원을 맡는 등 한국문단 최고의 권력이기도 하다며 신경숙이 저지른 표절이 (중략) 하루하루가 풍전등화인 한국문학의 본령에 입힌 상처는 그 어떤 뼈아픈 후회보다 더 참담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소설가 신경숙씨는표절 의혹이 제기된 대상 작품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1925~1970)의 우국(憂國)을 알지 못한다며 사실상 의혹을 부인했다.신 작가는 이날 전설의 출간사인 창비를 통해 전달한 입장을 통해 오래전 (해당 작가의)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라며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 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전주 효정중 교장을 지낸 유종인 씨와 임실 출신의 이민재 씨가 월간 <수필과비평> 6월호 신인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각각 ‘그날의 합창’과 ‘내 마음의 동시’.유종인 씨의 수상작은 엄숙하고 조용해야 하는 장례식장의 일반적인 관례를 깨고 어머니 영정 앞에서 합창단원들이 모여 합창을 부르게 되면서 오리려 많은 조문객들의 눈시울 적셨다는 글. 일반적인 장례식장의 풍경을 관습의 답습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여운을 남기는 효과를 거뒀다는 심사평이다.이민재 씨의 수상작은 어린시절 동시가 전북일보에 발표된 것을 기억하고 국회도서관으로 그 동시가 실린 신문을 찾아가는 것으로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한다는 내용. 많은 사람들이 수필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하며, 신인상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다고 심사평으로 축하했다.
전북도 건설교통방재국장을 역임한 수필가 석인수씨(67)가 제10회 한비문학상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이 상은 대구에서 발간되는 월간 <한비문학>이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선정한다. 석씨는 이번 공모에서 수필 물같이 살았으면 등 2편을 응모하여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다.2005년 <수필과비평> 신인상으로 등단한 석씨는 수필과비평 전북지부장, 행촌수필문학회장, 한국신문학회 부회장, 국제펜클럽 전북본부 운영위원 등을 지냈다. 수필집 <생각이 머무를 때면> <그래서 당신을> <발자국 없이 걸었네> 등을 냈다.
유장영 전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이 도립국악원 예술단 예술고문을 맡게 됐다.도립국악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전북도립국악원 운영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해 예술고문 직책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유 전 단장을 임명했다.도립국악원 관계자는 15년에서 20년 정도 예술공연 분야에 기여한 사람과 함께 경험을 공유하고,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만든 자리다 며 예술인들이 임기에 국한되지 않고 이런 자리를 순환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나눌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지난 1일자로 업무를 시작한 유 고문은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는, 대중적인 전통음악을 구현할 수 있도록 국악원 자문에 충실하겠다 며 개인적으로는 시조 보급운동도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크눌프 출판사가 번역해 내놓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가 상당 부분을 기존 번역서 내용에서 짜깁기해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도서출판 ‘문학동네’는 지난 10일 카페 게시판에 헤르만 헤세의 두 책의 국내 판본인 민음사와 문학동네, 크눌프판을 각각 비교하는 글을 올려 표절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수레바퀴 아래서〉 각각 판본 제2장을 비교해보니 크눌프판이 민음사판을 주로 참조하고, 문학동네판을 끼워넣는 식으로 표절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이 같은 유사성은 문학동네 측이 제시한 2장의 첫 세 페이지에서 줄곧 비슷한 비율로 이어진다. 번역시 동일 어휘 사용 가능성 등으로 이해하기엔 과도한 유사성이다.문학동네는 이와 함께 〈데미안〉의 경우에도 표절 의혹이 짙다고 보고 있으며, 게시판에 유사한 내용을 비교한 글을 올렸다.이에 따라 해당 번역서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과 법률 대응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크눌프 측은 뉴스에 “법무법인에 2차 저적물 침해와 관련한 판단 여부를 해달라고 의뢰했다”며 “의견이 나오는 대로 이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구름에 머물면서 갈고 닦아 선정의 경지를 얻는 곳, 바로 ‘선운(禪雲)’산이다. 용이 살던 못을 메워 절을 세우고, 동백·꽃무릇으로 살아있다. 이 산을 품은 고창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선운산문학마당의 문집 <선운산 문학> 5호(대한북스)가 나왔다. 선운산문학마당은 고창에 연고가 있는 문학인이 모여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글로 풀어낸 모임이다. 이번 문집은 서정태, 반상진, 강입섭, 오영태, 유휘상 작가 등 18명의 운문과 산문을 실었다. 채수영 시인을 초대석으로 마련해 그가 ‘선운사에서’ 느낀 감흥도 담았다. 그에게 ‘선운사’는 ‘극락교 가로 흐르는/개울가에 별 몇 개 빠져 껌벅거리는’ 곳이다. ‘계곡을 내려가는 범종소리/속진을 데리고 가느라 바쁜데/여백을 남긴 하늘로는 아직 옅은/어둠이 적막으로 조바심이고/동백은 멀어 보이지 않는데/가라앉은 쇠북 따라 발길에 채이는 낙엽소리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는 마음의 휴식처다.고창에서 나고 자란 라기채 시인에게 ‘고향’은 ‘신작로 아래 청보리 물결치던 곳/그곳을 차마 잊으리요/장다리 노란 꽃/자운영 꽃 붉게 핀 들판/눈에 아른거리는 유년의 고향/부엌에서 밥을 짓던 어머니/아버지 기침소리에/우리 형제 울고 웃으며 하루를 살았었지/장독대에 곱게 핀 봉선화/손톱에 물들이며/풀잎에 맺힌 이슬에/등굣길 바지가랑이 젖어도 좋던 길’의 풍경으로 남아 있다. 고창의 젖줄인 섬진강가를 둘러싼 ‘겨울 산수유’는 김영자 시인에게 생명 그 자체다. ‘가슴 안쪽을 들어다보면/천 개의 통로가 보인다/달의 눈을 손에 들고/잎사귀도 없이 꽃을 피우던 출구//그 등을 닫고 누워 뒤척이며/되살아 오르기를/안팎으로 다시 트이기를/새순의 아랫배에서/까치밥 한 입의 무게로 남아/붉은 몸으로’기다리는 자연의 섭리다.
온정 어린 시선으로 자연과 이웃을 노래한 시집이 나왔다. 이숙희 시인(61)이 첫 시집 <눈빛의 파랑>(이랑과이삭)을 출간했다. 그는 모두 4부로 나눠 64편의 시를 담았다. 지난 5년간 계절, 자아 성찰, 가족사, 종교적 신념, 장애우 등을 소재로 그가 습작했던 작품을 모았다. 이번 시집은 환갑을 맞은 기념품이기도 하다. 그는 “환갑은 자기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보는 시간으로 인생의 한 매듭을 짓는 의식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부족하고 모자란 자신의 모습과 다른, 완성된 존재인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파도’의 포말의 경우 ‘내 곁으로 오는 것만으로도/가슴 가득 꽃이 흐드러져/가누지 못하던 너의 마음’이었다. 올랐다 사그라드는 물거품은 ‘나를 갖고 싶어 터질 것 같은 너의 가슴/받아 안지 못하고/가슴만 내어줄 수 있을 뿐…//네가 건넨 말 한 마디도/의미를 달고 내개 다가오고/표정 하나 놓치지 못해 죽을 만큼/욕심나는 사랑이지만/어쩌지 못해 부서져야 하는 사랑’이다. 그의 시선은 자연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향한 눈길이 두드러진다. ‘기쁨에게 주는 소리’는 ‘아홉 살 준구, 처음으로/혼자서 바지 내리고 앉아 내놓은 똥 떨어지는 소리가/맑고 기쁜 소리이듯 준수(俊秀)한 준수가/겹쳐 쓰는 저 혼자만의 문장을 해독/오늘 수영장에 가고 싶고/자장면을 먹고 싶다는 걸’ 알아차리는 소리다. 또한 ‘말 못하는 지영이가 갑자기 먼 하늘 바라보다 엉엉 울어버릴 때/군인 간 오빠 생각이 나서 울었다는 걸/눈치 채고 위로하는 것 또한 기쁜 일//지체 부자유 서영이 곁에 누워/글 모르는 승근이가 그림 동화책을/제멋대로 지어 읽어주는 모습을 보는 것’도 ‘맑고 환한 날의 더 없는 기쁨,’이다. 이는 그가 지난 1999년~2009년까지 스리랑카에 거주하며 마더 테레사 수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 귀국 뒤 2011~2014년 경기 용인 강남학교에서 장애아의 교사로 이를 이어갔다.이 시집에 평설을 쓴 이운룡 시인은 이숙희 시인을 두고 ‘세월이 시를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이운룡 시인은 “자연의 변화 앞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자아 성찰의 모습을 진지하게 전개시켜 시 품격을 격상하고 있다”며 “숙성된 내면의 시적 표상과 첨예한 투시 안목, 언어의 절묘한 함축미가 있다”고 해석했다.이숙희 시인은 완주 출신으로 2010년 <표현>지에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13일 오후 6시 전주 한옥마을 인근의 호텔 르윈 1층 백제홀에서 첫 시집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시조 시인 가람 이병기 선생(18911968)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한 가람 시조문학관 건립사업이 자문위원회 구성을 통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익산시는 10일 익산시청에서 한국 문학의 선구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 문학관을 성공적으로 건립하기 위한 자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건립자문위원회는 한웅재 익산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관련 전문가제자후손 등 모두 14명으로 구성했다. 이들 자문위원은 가람시조문학관이 건립되는 오는 2017년까지 가람 이병기 선생의 유물 기증활동과 문학관 건립에 대한 논의, 문학관 운영 관련 사전 논의 등 문학관 건립에 대해 전반적인 자문역할을 수행한다.아울러 가람 이병기 선생의 유족대표인 큰 손녀 이희경 자문위원은 지난 4월 87점의 유물기증에 이어 가람 선생의 유물을 이날 추가 기증해 눈길을 모았다.가람 시조문학관은 총 사업비 38억 원이 투입돼 가람 이병기 선생 생가터 옆에 연면적 926㎡의 지상 1층, 지하1층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 부지매입을 시작으로 2017년 완공할 계획이다.
디지털(digital) 시대, 아날로그(analogue) 감성이 빛나는 손글씨의 주인공을 찾는다.혼불기념사업회, 최명희문학관, 전북일보사가 주최주관하고 전북도교육청이 후원한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날아가는 지렁이 고사리손에 잡히다가 오는 9월13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다.이 대회는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알리고, 만년필 쓰기를 고집했던 소설가 최명희 씨(1947-1998)의 삶과 문학 열정을 다시 새기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81개교 3056명의 학생이 3682편의 작품을 응모해 지난 8년 동안 2만5000여편을 접수했다.특히 그동안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치른 대회를 올부터는 규모를 넓혀 국내로 확대했다.최명희문학관 장성수 관장은 초등학생들이 직접 글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을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의 소중함을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장 관장은 이어 손글씨라는 콘텐츠를 활용한 이 공모전은 여러 단체에서 우수문화프로그램의 사례로 발표했으며, 지난 2013년에는 아동들에게 편지와 일기로 참가하는 손글씨 공모전을 통해 수공(手工)의 따뜻함과 언어와 문자의 아름다움에 대해 새로운 관심을 갖는 계기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북도의 표창을 받았다고 소개했다.이번 공모전의 응모 대상은 손으로 직접 쓴 편지와 일기 작품이며 A4 크기의 종이 1매 이상이다. 자신만의 손글씨를 선보이고 싶은 전국의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가능하다.심사 결과 대상 1명에게는 전북도교육감상과 20만 원 상당의 상품이 수여되는 등 모두 144명의 학생을 시상한다. 수상작은 오는 10월5일 전북일보 지면과 최명희문학관 홈페이지(http://www.jjhee.com)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수상작품은 10월 중순부터 2개월간 최명희문학관 마당에서 전시하며, 손글씨블로그(http://blog.daum.net /28 40570)에도 실린다.접수는 방문 또는 우편(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29 최명희문학관, 560-033)으로 가능하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63-284-0570) 또는 이메일(empas.com) .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시로 정리한 오삼표 씨(74)가 이를 엮어 시집<그리움의 빛깔>(신아출판사)을 펴냈다.저자는 모두 4부로 나눠 94편의 단상을 담았다. 그는 시의 형식을 빌렸으나 자신과 가족, 자연에 대한 사념이나 일상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산문처럼 읽히게 기술했다. 어느 날 ‘폭탄 세일, 무조건 오천 원’이 전봇대에 매달려 펄럭이는 것을 보고 ‘어느새 내 발걸음이 알아듣고/웅성거리는 틈새로 들어가더니/행여 놓칠세라 두어 개 들고 일어서는데/눈 쭉 찢어진 사나이가 ‘오만 원’이란다//나도 쭉 찢고 분노를 앞세워 다가가니/폭탄 장수 가판대만 ‘폭탄’이라고,/아, 이렇게 폭탄을 설치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낚시에 걸린 일을 탄식해본다. 하지만 이내 ‘조용히 분노를 다스리고/폭탄 두어 개 다시 골라/한들한들 국밥집 모퉁이’를 돌아온다. 결국 ‘시장보고오던 아내도 비슷한 봉지 들었다’며 두 부부가 웃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풍경을 전한다. 저자는 “시인도 아니지만 늘 가슴에 담겨있던 이러저러한 생각을 늘그막에 더듬거리며 써냈다”고 전했다.오삼표 씨는 전주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963년부터 초·중·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다. 전라고 교장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수필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하고 낯익은 것에서 감응을 이끌어 내는 글이다. 일상에서 스쳐지나간 순간을 화자의 목소리로 전하는 수필가 김춘자 씨의 수필집 <봄향을 담은 달항아리>(수필과비평사)가 나왔다.그는 전체 5부로 나눠 49편의 글을 내놓았다. 세태를 그리거나 가족과 지인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서술하며, 자연을 노래하거나 고향의 문화자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래 살아 슬픈 인생’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노인 복지문제를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미시적으로 들여다봤다. 배변을 못가리는 집안 어른을 요양원에 보낸 뒤 가족간의 떨떠름함과 함께 현대 노인에 대한 씁쓸한 단상을 펼친다. 복지시설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가 된 노인의 상황과 노인 관련법마다 다른 기준 연령도 꼬집는다. 그는 ‘방에서 어린이가 기어다니면 예쁘기 한량없고, 노인이 기면 근심이 가득한 건 삶의 뻔한 이치’라며 건강한 노후를 다짐한다. 김춘자 수필가의 첫 수필선생이라고 소개한 김용옥 시인은 “차근차근 정진한 김춘자 수필가의 글은 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해주듯이 읽힌다”며 배움에 대한 열의가 보여주듯 인생을 개척하는 즐거움과 당당함을 칭송했다. 수필가 김춘자 씨는 임실 출신으로 지난 1998년 <지구문학>으로 등단했다. 2008~2011년 전주문인협회 편집국장, 2012~2014년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2008년부터 임실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꿈꾸는 달항아리>, <썰마의 꿈>이 있다. 임실문학상, 허균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삶과 자연에서 얻은 사연을 소재로 한 시집이 나왔다. 김영후 시인(75)은 <가슴에 피어나는 물안개>(한국문학예술)를 출간했다. 그는 7부로 나눠 가족애를 표현하고 유년시절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부모를 생각하며 사랑론을 펼치는가하면 부부애를 과시하고, 사계절 변하는 자연을 예찬했다.그는 일상적인 언어로 시어를 택했고 표현 방법도 그렇다. ‘고향’을 생각하는 대목에서는 ‘길은 옛길이 아니고/집도 옛집이 아니며/옛사람 찾을 수 없는데,//동구 밖 정자나무/홀로 고향을 지키며/긴 세월 옛사람 그리다.’로 쓸쓸한 풍경을 전한다. 저자는 고창 출신으로 초·중·ㅌ고교 교사로 재직하다 퇴임했다. 고창 성내중학교와 정읍농공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2011년 <한국문학예술> 시 부문으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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