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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연극 인생역정 담아

남원 출신의 희곡작가 노경식씨(75)는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이다. 작가 생활 47년을 결산해 지난해 '노경식 희곡집 전7권'을 발간했다.희곡 작품으로 연극 관객과 만나온 그가 이번에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산문집으로 냈다. '압록강 이뿌콰를 아십니까'(동행). 그는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내놓은 글'이라고 책 서문에서 겸양했지만, 그의 반세기 연극 인생역정과 함께 한국 연극의 지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기록들이다. 본인이 아끼고 좋아했던 장서 4000여권을 고향인 남원시에 기증하면서 남원시립도서관 설립에 하나의 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하정당문고'를 제안하며)을 비롯, 2003년 '노경식연극제'에 부친 글('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명동국립극장에 자신의 첫 장막극 '달집'이 올려진 사연, 차범석 문학을 재조명한 주제발표문 등을 통해 '인간 노경식'을 만날 수 있다.춘향제, 동편제, 연극인 박동화 선생 관련 이야기를 기행문 칼럼으로 묶었고, 남북 화해를 위해 연극예술적 차원에서 저자가 심혈을 기울였던 서울평양연극제에 대한 소회들을 별도의 장으로 펴냈다. 또 한국연극계의 행사와 활동에 참여하면서 쓴 글, 연극계 선배·동료들을 위해 쓴 축하 글, 60년 전통의 국립극단 해체 과정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저자의 반대 소신, 선배 연극인 등에 대하 추도사 등을 수록했다.책 표지그림은 남원 동향의 김병종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상을 받기도 했던 저자는 현재 서울연극협회 고문,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고문직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04.12 23:02

【집중진단(하) 박물관·미술관 내실화 대책은】콘텐츠 중복 해소 '선택과 집중' 필요

박물관미술관의 부실 운영은 전북만이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부터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하 박미법) 개선 등 새로운 개념의 박물관 발전 종합구상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양적 팽창을 견인해온 박물관 정책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문가들 사이에 강하게 제기됐다. 박물관 종합구상의 핵심 역시 △시설의 양적 확충에서 질적 성장으로 △규제 완화에서 공적 책임 강화로 △사업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소장품 중심에서 박물관 기능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이다. 박물관 인력의 전문화제도의 체계화경영의 효율화전시 프로그램의 대중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겠다는 취지다.이를 위해 박물관미술관은 설립 목적에 맞게 기본적인 운영방침연도별 사업계획을 수립해 공표하고 이용자 및 지역주민의 요구나 사회적 요청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확실한 정보와 연구에 기초한 정확한 자료를 사용해 전시 특성에 맞는 전시방법을 개발하고 상설전의 계획적인 전시로 운영토록 방침을 세웠다.특히 현행 박미법에 포함되지 않은 보조금 교부 중지 및 반환 조항을 명시해 박물관미술관의 운영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사전 평가를 통해 등록을 제한함으로써 부실 운영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혜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제 박물관미술관의 양적 확대는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등록을 승인해 주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기존에 있던 박물관미술관과 성격이 중복되는 시설은 배제하고 지역의 특수한 문화와 지역별 편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 박물관미술관 측은 문광부의 입장에 동의 하면서도 지역에 맞는 맞춤형 대안을 내놓으려는 공론화된 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동희 전라북도박물관미술관협의회 회장은 "자치단체들이 박물관을 지어만 놓고 정작 운영 부분에서는 관심이 떨어진다"며 "박물관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유물 수집에 있어서도 매해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해 다른 지역에 유출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일부 공립 박물관의 부실한 운영에 대해서는 "각 자치단체마다 여러개의 박물관을 운영하기 어려운 형편인 만큼 지역의 대표 박물관들이 여건이 좋지 못한 작은 박물관들을 아우르는 운영의 효율성이 필요하다"면서 "지역 박물관들을 대상으로 공모 사업 등을 통해 서로 경쟁을 유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립 박물관미술관에 대해서는 도민 문화향유권 확대 차원에서 전문인력 인건비 지원 등을 통해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법종 우석대학교 박물관장역사학과 교수는 "부실한 공립시설에 대해서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이에 앞서 정부가 박물관미술관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부실 시설들에 대해 자구 노력을 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문수 교동아트미술관 큐레이터는 "사립 박물관미술관에 대한 등록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역적 균형을 고려하되 콘텐츠가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지자체가 유념하고 이를 발굴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학·출판
  • 김정엽
  • 2013.04.11 23:02

【29. 윤이현(尹伊鉉)편】무위 자연의 천진과 자발적 직관의 동심

"톡-"튕겨보고 싶은"죽-"그어보고 싶은"와-"외쳐보고 싶은"풍-덩"뛰어들고 싶은그러나머언, 먼가을하늘. - '가을 하늘 2' 전문, 1987가을 하늘을 한 번 '톡 / 튕겨보고' 또 '죽-/ 그어보고 싶은' 어린 아이들의 무한한 호기심, 그것은 곧 '해 보고 싶은' 생명감의 분출이요 인간 본성의 욕망이다. 그 어떤 체면과 이데올로기도 없는, 인간 본성의 자발적 감성에 충실한 생명감의 발로, 그것은 인간 그 자체의 본성에서 기인한 극히 자연스럽고 천진한 동심과 순수의 낭만적 세계가 아닌가 한다. 어머 나비는 꽃잎나래 접으면 한 잎나래 펴면 두 잎이 꽃에서 저 꽃으로사뿐사뿐 날아 앉는노오란 꽃잎 두 장 - '노랑 나비 한 마리' 전문, 2003'나비'를 '꽃잎'으로 보다니..., 어떤 관념이나 이념이 제거된 순수 직관의 영지, 그가 지향하는 호기심의 세계를 어떤 지식이나 추상이 아닌 구체적 사실(fact)로서 전달하고 있다. 그것도 간결·명료한 이미지로써 일체의 설명을 배제하고 있다. 위에서 제시된 '가을 하늘'과 '노랑나비'가 그것인데, 그의 시가 이처럼 산뜻하고 간결한 데에는 아마도 한학자였던 조부와 부친의 슬하에서 일찍이 체득된 한시풍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새벽 두 시어둠은 가로등에게 맡기고길도 길게 누워 잠이 들었나 봐요.[…]한 여름 긴긴 해짓누르던 피곤을 내려놓고곤히 잠드신 아버지처럼저 길도잠을 좀 자야겠지요. - '길도 잠을 좀 자야겠지요' 일부'새벽 두시'는 깊은 밤이다. 그때까지 오가는 사람들을 맞이하느라 잠이 들지 못했나 보다. 이런 '골목길'의 노고를 그 옆에 서 있던 '가로등'이 염려하고 있다. '이제 그만 눈이라도 좀 부쳐보라며' 가로등이 대신 밤길을 지키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염려하는 모습이다. 그러다 종장에 가서 시상이 반전된다. 마치 '한 여름 긴긴 해/ 짓누르던 피곤을 내려놓고/ 곤히 잠드신 아버지처럼/ 저 길도/ 잠을 좀 자야겠지요.'라고…, 새벽 두 시에야 잠이 드는 골목길이 어느새 새벽에야 일터에서 돌아와 잠이 드는 아버지의 고단한 모습으로 환치되어 있다.윤이현 시인(1941~)은 남원 출신으로 전주사범학교와 전주대, 원광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3년 전주 양지초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는데, 그의 시는 이처럼 자연과 사물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 사물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서로 어울리고 교감하는 천진한 자연성의 발로 속에 온정적 휴머니즘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04.10 23:02

【집중진단(상) 도내 박물관·미술관 실태】우후죽순 지어만 놓고 문닫거나 불끄기 일쑤

지난 10년 동안 도내 박물관미술관은 매년 평균 3곳 이상 생겨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더해 오는 2015년까지 10곳이 추가로 생겨난다. 이는 정부의 장려정책에 따른 산물이다. 하지만 양적 확충과 시설 대형화에도 정작 운영 내실 측면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실태를 파악하고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하 박미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도내 박물관미술관의 실태와 앞으로의 방향성을 진단해 본다.#1. 지난달 29일 김제 금산사 성보박물관. 휴무일이 아닌데도 출입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유물 도난의 우려 때문에 문을 닫았다는 게 박물관 측의 설명. 2011년에 건립된 성보박물관은 금산사에서 100% 운영비를 감당하고 있지만 건립 당시 세금 지원을 받은 공립시설이다. 이를 고려하면 박물관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2. 같은 날 방문했던 고부민속전시관은 아예 전시장 조명이 꺼져 있었다. 지난 2006년 고부면 복지회관 1층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고부민속전시관은 매해 1200만원 가량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운영비 대부분을 전시관 지킴이 임금에 사용하고 있어 평소 관람객이 없을 때는 전시관 내부 전등을 꺼둬야 하는 형편이다. 또 대부분의 유물들이 밀폐된 유리 진열대가 아닌 곳에 전시돼 항온항습기가 내뿜는 열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도내 박물관미술관중 이처럼 시설만 갖춰놓고 제대로 운영이 안되는 곳이 적지 않다. 현재 도내 박물관미술관은 국공립과 사립을 합쳐 모두 51개소다(등록 35, 미등록16). 지난 2004년 문광부 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문화시설 최소기준에 따르면 박물관미술관의 경우 인구 9만명 당 1개소로 도내 인구수(187만3333명2012. 4.30 현재)에 비해 30곳이 초과돼 있는 상황이다. 일정 규모와 인력을 갖춘 등록 시설 35개소로 한정해도 최소기준을 훌쩍 넘는다. 이는 인구대비 박물관 수 세계 8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OECD 평균 5만명 당 1개소 기준을 적용해도 2~3개 정도가 부족할 뿐이다. 이같은 박물관미술관의 양적 성장은 지역 문화예술 인프라 확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두운 그림자도 남겼다. 특히 일부 미등록 공립 미술관박물관은 지어만 놓고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전문인력을 갖추지 못해 상설전시장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본보가 지난달 29일 도내 공립 박물관을 방문해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성보박물관과 고부민속전시관은 공립임에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전문 학예사를 두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전주 강암서예관 등 다른 도내 미등록 공립 시설에서도 마찬가지. 이 때문에 양질의 기획전시는 기대할 수 없고 상설전시관 위주의 단순한 운영에 그칠 수밖에 없다. 부실한 운영은 공립 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등록을 마친 사립 미술관박물관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등록 사립 미술관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전북도에서 인건비 1920만원과 2000만원의 문화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지원을 받은 시설들은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역작가들을 초대해 장기간 전시를 여는 것에 불과한 곳이 대부분이다. 전문인력과 프로그램 지원에 들어간 비용을 고려하면 과연 공공성이 확보됐는지 의문이다. 일부 미등록 사립 시설의 경우 예산지원을 노려 학예사 자격증을 대여하려는 시도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전북도 관계자는 "사립 시설들이 학예사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다보니 자격증만 빌리는 편법을 쓰려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자격증 대여로 등록을 시도하는 시설에 대해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정엽
  • 2013.04.08 23:02

【28. 이준관(李準冠)편】맑은 공기처럼 신선한 동심의 시인

읍내에 갔다가 돌아오는 둑길에는 새떼들도 밟지 않은 저녁놀이 아름답구나. 사과 속에서, 여름의 촌락들은, 마지막 햇볕을 즐기며 천천히 익어간다. 연한 풀만 가려 뜯어먹던 암소는 새끼를 뱄을까. 암소가 울자 온 들녘이 다정다감한 어머니로 그득하다. (…)게를 잡으러 갔던 아이들은 버얼겋게 발톱까지 게새끼가 되어 돌아오고, 목책이 낮아, 목책 밖으로 자꾸 뛰쳐나가기만 하던 하늘은 조금씩, 조금씩 어두워져 돌아온다. - '읍내에 갔다가 돌아오는 둑길에는'에서'연한 풀', '암소', '새끼', '어머니', '아이들'…, 한결같이 부드럽고, 여리고, 모성적인 시어들이다. '새끼- 아이들', '암소- 어머니'가 그렇고 '들녘'의 이미지 또한 '자연지향의 삶'과 동맥(同脈)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퍽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다. 그는 어디에선가 이 시를 해설하는 과정에서 "나의 관심사는 여전히 인간, 자연, 사랑이다. 인간, 자연, 사랑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라는 생각을 나는 갖고 있다. 인간의 비극은 모든 것을 분리하고 경계를 짓는 데 있다. 시는 인간이 만든 이 모든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나는 떡갈나무 잎에서 노루 발자국을 찾아본다. 그러나 벌써 노루는 더 깊은 골짜기를 찾아겨울에도 얼지 않는 파릇한 산울림이 떠내려 오는골짜기를 찾아 떠나갔다.(…) 나는 떡갈나무에게 외롭다고중얼거린다.그러자 떡갈나무는 슬픔으로 부은 내 발등에잎을 떨군다. 내 마지막 손이야. 뺨에 대 봐조금 따뜻해 질거야, 잎을 떨군다. - '가을 떡갈나무숲'에서, 1991그가 찾아가 안착한 곳은 '내 발등에/ 잎을 떨군' 따뜻한 자연의 품이다. 삶의 터전인 자연을 도구적 기능으로 전락시킨 각박한 현실 앞에 맑고 아름다운 에덴동산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애써 찾아 안착한 유토피아는 사람들이 발자국을 찾기 힘든 '깊은 산 속에 숨어 있음'이 유감이다. 이는 세상과의 단절해소가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못한 일시적 도피 혹은 외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의 터전을 서울로 옮기고부터 그의 작품세계는, 마을과 골목으로 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내려와 있다. 외진 산 속이 아니라 이젠 도심의 아파트 속에서도 '수돗물을 틀면 / 쏴아 불빛이 쏟아진다.//부엌의 불빛 아래 엎드려/ 아이는 오늘의 숙제를 끝내고/ 때로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의 등유가 되어/ 부엌의 불빛을 꺼지지 않게'.('부엌의 불빛')에서처럼 그의 상상은 보다 현실적 공간으로 변모하여 존재와 사물에 대한 가없는 사랑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아름다운 동심을 잃지 않으려는 '사무사(思無邪)'의 세계를 지향하면서 이러한 동심으로 혼탁한 세상에 신선한 공기와 같은 '신자연의 시'를 선사하고 싶어한다. 이준관 시인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교대와 고려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어 서울에서 중등 교사와 한국동시문학회장을 역임하였다.그의 시는 신비 자연으로의 순례를 거쳐 원시적 상상력과 생명감으로 도시문명에 지친 현대인들을 친근하고 사실적인 구어체 화법으로 감싸면서, 이성만이 우리의 답이 아니라, 자연의 신비 속에 생의 원리와 아름다운 꿈이 있음을 조용히 일깨워 주고 있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04.03 23:02

정형기'네 인생을 성형하라'…슬기로운 삶의 길 제시

진안 출신의 프리랜서 정형기씨(56사진)가 자신의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슬기로운 삶을 제시한 책을 냈다. '네 인생을 성형하라'(행복에너지). 중학교 교사를 거쳐 대학강사와 사설 학원을 운영해온 그는 '인생 성형'을 농사에 비유했다. '인삼을 심어 5년에 5억원을 벌려면 한 해에 1억씩이 아니라 5년째 8억쯤 얻어야 한다. 5년을 투자해서 한 번 거두는 데 비용과 변수가 많아 생각처럼 안 된다'는 것이다.그는 29세 때 교사가 됐고, 39세에 학원을 시작했다. 아홉수 안팎에서 살아온 날의 1할을 지불하며 삶을 바꾼 셈이란다."인생성형이 곧 길이다. 일이 안 풀려 고민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닦으며 나아가고 싶다. 인생성형은 나선을 타고 올라가는 길이다. 자신과 현실을 안 뒤에 준비하면서 스스로 실행하는 만큼 이룬다"고 강조했다.'나는 누구인가''현실을 똑바로 본다''싸우면서 준비한다''될 때까지 실행한다'4부에 걸쳐 23편의 글을 수록했다. '시력이 실력이다''거인은 길에서 태어난다''도둑을 도둑으로 삼는다''잘하는 일에 선불한다''발 빠른 사람이 뜬다''실패를 디딤돌로 놓는다''1도만 올리면 뜨겁게 산다''난세에 난제를 푼다''선무당이 무대를 만든다'는 제목만으로도 저자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03.29 23:02

고희에 내놓은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우리는 하루하루 많은 경험을 한다. 이런 경험들은 그 모습을 나타내자마자 시나브로 밀려오는 다른 경험에 자리를 내준다. 무수히 많은 세월이 흐르면 이런 경험들은 희미해지고 지워진다. 하지만 어떤 동기부여로 인해 기억 속 깊숙이 자리한 경험은 다시 떠오른다. 고희를 맞은 수필가 이여산씨(70사진)가 수필집 '향수'를 내놨다(신아출판사). "글을 쓰는 순간만은 나는 어린 시절 초등학생도 될 수 있고, 꿈 많던 소녀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는 그는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펜을 잡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펜을 잡고 떠올린 과거의 향수는 모두 6부로 구성된 43개의 작품. 그의 작품 중 '색채의 마술사 샤갈'이라는 작품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수필에서는 드물게 액자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중간마다 다른 이야기를 끼워 넣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향수'에 대해 공감각적인 느낌을 불어넣어 몰입감을 높인다.소재호 석정문학회장은 "그의 수필에서 문장이 유려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교직에 몸담아 실제로 글쓰기를 가르쳐 왔고 등단 후 문단활동을 오랫동안 해온 경륜이 묻어난 것"이라고 평했다. "석양의 노을빛도 아름답지만 불끈 솟아올라 유리알처럼 반들거리며 희망이 용솟음치게 하는 아침 해를 더욱 사랑하고 싶다"는 그는 "인생은 칠십부터"라며 향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현재진행형임을 강조했다.지난 2000년 지구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그는 전북수필문학상을 수상하고 한국문인협회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정엽
  • 2013.03.29 23:02

삶의 결 어루만지는 따뜻한 시선… 130여 편 추리고 추려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75)에게는 두 개의 별칭이 있다. 하나는 '7층 문화부장', 또 하나는 시인이다. 언론사 생활 48년 간 교육청도청을 들락날락했다고 해도 20년 이상을 문화부 터줏대감으로 살았다. 자신의 정치적 불편함을 감수하는 기사일 때도 기자에게 "(기사를) 빼 달라"는 부탁을 하지 못했지만, 현장에서 "기사다!" 싶을 땐 전화에 불이 나게 만드는 기자였다. 평생 고향을 지키며 소처럼 느린 걸음으로 뚜벅뚜벅 칠순 고개를 넘은 그는 전북 문단에서 두루 존경받는 시인이기도 했다. 누가 시를 쓰라고도, 어떻게 써야 한다고도 가르침을 받지 못했으나, 덕분에 이념파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시를 써온 사람이었다. 평생의 호불호를 떠나 문단은 물론 전북 문화계의 대소사를 챙기는 따뜻함과 부지런함을 갖춘 '어른'. 14곳 시군 문단의 살림살이부터 크고 작은 신간 청탁까지 기어이 다 챙겨줘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적 연민이 늘 있었다. 25일 김남곤 사장이 오랜 언론사 생활을 접는다. 지난 18일 기자들을 만나 그는 시선집'사람은 사람이다'(신아출판사)를 손수 건넸다. 시선집엔 늘 빨간펜을 들고 기사로 고민하던 그가 추리고 추린 시(詩) 총 130여 편이 모두어졌다. "사람은 사람이다, 사람은 사람이다, 사람은 사람이다. 세 번만 입을 달싹거려 보십시오. 분명 사람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다른 무엇이겠습니까." 10년 전 전북예총 회장으로 전북일보 사장 제의를 받았던 때를 떠올리던 그는 "낡은 잣대로 다시 신문사로 들어오는 것이 괜찮을까 망설였다. 길어야 3~4년일 거라 생각하고 응낙했다. 그게 10년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70대 언론사 사장으로 있기엔 나이론 실격일 수 있으나 신문을 향해 팔딱팔딱 뛰는 열정은 청춘이었고, 언론의 정도(正道)를 향하는 의지는 나이를 초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65년 전북일보 전신인 삼남일보로 입사해 살다가 더듬더듬 시를 타전하기 시작했던 그는 1979년 '시와 의식'으로 등단해 인간이 가진 36.5도 보다 더 온기있는 시들을 써왔다. '당신은 날선 칼날 하나 들지 못하는 나의 허약 때문에 망초꽃 진지도 넘어뜨리지 못하는 무능하고 계책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진 몰라도 나는 망초꽃 나라의 정복자가 되느니보다 망초꽃과 동맹자가 되어 한눈을 팔면서 그 나라를 더욱 부강케 한 실은 어머니에겐 허상과 같은 사람이었다.' (시'어머니께' 중에서) 시인으로서 타인의 아픔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자신에 대한 반성과 그럼에도 언론인의 삶은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인간적 고뇌가 삶의, 시의 화두.그럼에도 그는 시선집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침묵했다. 침묵에 대한 아름다운 대답은 침묵. 문단에서는 그를 "거목(巨木), 거물(巨物), 대인(大人)"으로 비유했고, 오랜 지기인 이운룡 전북도립문학관 관장은 "김남곤은 사람이다"라는 최고의 헌사로 요약했다. 그는 오늘도 유일한 무기인 '정직'에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는다. 자신의 겸사대로 그는 일류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시를 향한 태도, 언론인의 자세만은 이류가 아니었다. 위 세대와 다음 세대를 모두 헤아리면서 삶의 결을 어루만지는 그의 시선집에 온기(溫氣)가 느껴진다. 전북문인협회전북예총 회장한국문인협회 이사와 한국예총 이사를 지냈다. 시집'헛짚어 살다가','푸새 한 마당','새벽길 떠날 때', 산문집'비단도 짖고 바수면 걸레가 된다',칼럼집'귀리만한 사람은 귀리' 등을펴냈으며, 전북문학상전북문화상한국문예상목정문화상진을주문학상을 받았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3.25 23:02

군산대 캠퍼스 분구묘 발굴, 내일 현장 설명회

군산대학교 박물관(관장 박영철)이 지난해부터 캠퍼스 내에서 진행된 분구묘 발굴 조사와 관련,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하는 현장설명회를 갖는다.박물관은 오는 22일 발굴 현장에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그동안의 발굴 성과와 향후 조사방향 및 유적의 정비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군산대 박물관은 지난 7월부터 '군산 미룡동 말무덤'으로 불리는 캠퍼스 내 음악관 서쪽 산 능선부 10여 기의 분구묘를 대상으로 자체 학술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1기에 대해 우선 발굴을 실시한 결과, 9월에 마한의 수장층 묘제로 추정되는 분구묘가 발견됐으며, 분구묘 내부에서 흑색마연토기와 짧은목 항아리, 옹관 등이 출토됐다.이후 박물관은 추가 발굴을 통해 이 무덤이 원삼국시대 무덤군으로 주구를 파내어 묘역을 구획하고 그 내부에 토광묘와 옹관묘 등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했다. 토광묘는 자연암반층 또는 석비레층을 다듬은 후, 벽면에 소형의 석재를 사용하여 덧댄 형태와 단순토광묘 형태가 공존하고 있었다. 옹관묘는 2점의 항아리의 주둥이 부분을 맞대어 놓은 합구식으로 밝혀졌으며, 주구와 토광묘 내부에서 다양한 형태의 토기와 따비, 손칼 등의 유물이 출토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현장설명회 이후에도 발굴이 계속 진행된다"며 "추후 발굴을 통해 무덤군에 대한 조성 연대 등을 밝혀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이일권
  • 2013.03.2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