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왕궁 오색찬란 야경에 취하다⋯익산문화재야행 ‘구름 인파’
“정말 너무나도 멋진 경관에 다양한 무료 체험, 질 높은 프로그램, 최근 다녀본 축제 중 아이들과 함께 하기 가장 좋은 축제입니다.” 백제왕궁에서 펼쳐진 ‘2023 익산문화재야행’이 1400년 전 백제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세계문화유산의 우수성과 가치, 곳곳을 수놓은 형형색색의 야간 경관, 다채롭고 알찬 프로그램,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한 철저한 준비와 세심한 배려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백제왕궁이 고품격 야간경관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시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8일 오후 6시 30분 익산 왕궁리유적 일원. ‘백제왕궁은 살아있다’라는 주제로 펼쳐진 익산문화재야행을 찾는 발걸음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메인 광장과 각종 체험 부스, 야간 개장한 백제왕궁박물관, 왕궁리오층석탑을 둘러싼 건물지·금당지·강당지와 정원, 북쪽 후원과 화장실유적 등 21만 6862㎡(약 6만 5600평)에 달하는 유적지 일원이 어느 한 곳 빠짐없이 구름 인파로 가득 찼다. 첫날인 7일 7800여명에 이어 이날 백제왕궁을 찾은 관람객 수는 1만 2000여명에 달했다. 유모차를 앞세운 가족 단위나 연인·지인과 함께 온 이들, 단체 방문객까지 이날 밤 10시 넘어서까지 백제왕궁을 찾은 관람객들은 곳곳에서 이색 체험을 하고 인생 사진을 찍는 등 소중한 추억을 남기며 백제왕궁의 봄밤을 만끽했다. 백제문양이나 왕궁리오층석탑 등 백제왕궁의 다양한 테마를 이용해 생활용품이나 장식품 등을 만들어 보는 체험, 홀로그램을 활용한 백제 시간 여행, 백제고도 한지등 공예 체험, 인생네컷 포토존, 천년 기원을 담은 탑돌이, 다양한 예술 공연과 유적지 한가운데서 펼쳐진 버스킹, 백제교류관 세계 의복 체험 등 어느 하나 빠짐없이 호응을 얻으며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벌거벗은 한국사’로 유명한 일타강사 ‘큰 별 최태성’ 선생의 강의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고, 광장과 유적지 일원 곳곳에 배치된 부스를 돌며 백제왕궁을 알아가는 스탬프 투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사전 준비된 기념품이 전부 소진되기도 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 야간 개장한 백제왕궁박물관은 다양한 전시와 문화 공연으로 안락한 휴식을 제공했고, 곳곳에 배치된 진행 요원들은 친절하게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안내했다. 또 익산경찰서와 익산소방서가 각각 시민들을 위한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동참했고 안전사고 예방에도 힘을 보탰다. 매년 개선점으로 지목됐던 주차 문제는 행사장 내 별도의 방문객 주차장을 없애고 셔틀·순환버스를 운영함으로써 시민 불편을 줄였다. 이날 가족과 함께 백제왕궁을 찾은 모현동 시민 김모씨(44·여)는 “아쉽게 벚꽃이 지고 날이 조금 추운 것 빼고는 너무 만족스러운 축제”라며 “아이들과 함께 와서 다양한 체험도 하고 역사 공부도 하고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온 강모씨(46·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셔틀을 좀 기다려야 한다는 불편만 감수한다면 무료 체험과 프로그램이 알차고 다양해서 또 오고 싶은 축제”라며 “백제왕궁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