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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새옹지마(塞翁之馬)

옛날 중국 북방의 요새(要塞) 근처에 한 노옹(老翁)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옹의 말(馬)이 호(胡)나라 땅으로 도망을 갔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이 위로를 하자 노옹은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지”라며 조금도 애석해 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난 후 그 말이 준마(駿馬)한 필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정말 잘된 일이라며 노옹을 축하했다. 그러나 노옹은 별로 기쁘지 않다는 듯 “누가 아오? 이 일이 화가 될지” 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말 타기를 좋아하던 노옹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또 위로를 하자 노옹은 전혀 슬픈 기색이 없이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호나라가 대거 침공을 해왔다. 이에 맞서 마을 청년들이 장렬하게 싸웠으나 역부족으로 모두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노옹의 아들은 절름발이라서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무사했다. 새옹지마(塞翁之馬), 회남자(淮南子 ) 인간훈(人間訓)의 고사에서 유래된 말로 세상만사 변화무쌍하여 인생의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여권 대통합 논의과정에서 여러 당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좌편향 진보인사’와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는 절대 신당에 참여시킬 수 없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는 4년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역적 중의 역적’으로 몰려 집권여당으로 부터 ‘배척 1호’로 천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뒤바뀌어 “열린당 핵심인사들과는 한 배에 탈 수 없다”고 몽니를 내고 있으니, 과연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헛소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데 박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열린우리당 핵심인사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서 여권 대통합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그리고 재선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이 “박 대표가 소통합을 시도하면 박 대표를 빼고 대통합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여권 대통합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4년전 상황이 재연될 것인가, 아니면 뒤집기를 할 것인가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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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5.21 23:02

[오목대] 지리산ㆍ섬진강권

“웅장한 모습으로 호남·영남 두 길의 동서에 걸터타고 있어 한 나라의 거대한 진정(鎭定)하는 산이 되었다.” 조선 중기 호남의 거유(巨儒) 김인후의 하서집(河西集)에서 지리산을 이르는 귀절이다.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출발해 한반도의 등줄기를 이루며 남단으로 뻗어 내리다 우뚝 솟은 지리산에서 발길을 멈춘다. 그래서 두류산(頭流山) 또는 삼신산인 방장산(方丈山)이라 불렀다.영남의 거유 조식 역시 지리산을 ‘하늘이 울어도 아니 우는 산(萬古天王峰 天鳴猶不鳴)’이라 했다. 지리산을 10번 이상 답파한 그는 또 남명집(南冥集)에서 “두류산 같이 큰 산이 없는데 가까이는 우리 시야 안에 있으면서 여러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바라보아도 아직 보지 못하는 산”이라고 장엄함을 묘사했다. 말하자면 동시대를 살았던 호남과 영남의 두 거유가 하나같이 지리산을 칭송한 것이다. 또 ‘지리산 포수’라는 속담이 있다. 한번 들어간 후 돌아오지 않거나 매우 늦을 때 쓰는 말이다. 울울창창한 지리산 속에 들어가 쉽게 나올수 있었겠는가. 지리산은 주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동서 100여리에, 1500m 이상 봉우리만 18개를 거느리는 거대한 산악군이다. 둘레만 800리요, 800여종의 식물과 400여종의 동물을 품은 식생의 보고다. 대학자인 최치원과 한국 풍수의 비조 도선이 편력했고 정유재란과 일제, 6·25 등 민족의 수난을 민중과 함께 했다. 그 아픔이 ‘토지’ ‘지리산’ ‘남부군’ ‘태백산맥’ ‘혼불’ 등의 문학으로 승화되었다.한편 지리산은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발원해 광양만으로 빠져 나가는 섬진강을 끼고 있어 풍요로움을 더해 준다. 섬진강은 성급히 휘둘지도, 바삐 여울져 흐르지도 않고 한 굽이 돌 때마다 정갈한 모래톱을 속살로 드러낸다. 그래서 이원규 시인은 안치환이 부른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에서 “…진실로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고…”라고 노래했을 것이다.최근 지리산과 섬진강권인 전북 남원·순창·장수, 전남 곡성·구례, 경남 하동·산청·함양군 등 8개 자치단체장들이 모여 이곳을 공동 관광개발키로 했다. 지역협력의 좋은 모델이 되길 바라지만 난개발로 청정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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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18 23:02

[오목대] '슈퍼 태풍'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13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뉴올리온즈의 참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되고 있다. 연례행사 처럼 치르는 이같은 재난에 맞서기 위해 미국정부는 항공우주국(NASA)등 관련기관이 총동원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허리케인의 눈에 구름씨를 뿌려 비를 내리게 한다든지, 마이크로파를 쬐어 에너지를 공급하는 수증기를 미리 제거하게 한다든지, 대기권 바깥에 거대한 거울을 설치하는 방법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느 방법으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태풍은 저위도지방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중심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일 경우 태풍이라 부르며,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한다. 적도 부근에서 발생한 태풍은 바다를 따라 고위도 지역으로 움직이는데 이때 바다로 부터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계속 공급받아 위력을 키우는게 보통이다. 지구상에서 연간 발생하는 태풍은 평균 80개 정도다. 태풍은 발생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아시아권에서는 태풍(Typhoon), 북대서양 지역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쪽에서는 사이클론(Cyclone), 호주연안에서는 윌리윌리(Willy willy)라고 부른다. 태풍의 강도는 최대 중심풍속에 따라 ‘약한 태풍’, ‘중간 태풍’, ‘강한 태풍’,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현재 기상청은 초속 17∼25m 정도를 ‘약한 태풍’, 44m 이상을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부르고 있다. 미국에서는 초속 65m 이상을 ‘슈퍼 태풍’으로 정의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매미’(2003년)와 ‘루사’(2002년)가 슈퍼 태풍에 근접한 것으로 측정됐다. 엊그제 태풍 전문가와 기상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전문가회의에서 “슈퍼 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태풍의 에너지원인 동아시아의 해수온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을 가능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회의(IPCC) 역시 최근 간행한 기후변화보고서를 통해 아시아국가들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대 피해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여름에도 몇차례 태풍이 한반도를 찾아올 것이다. 전문기관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사전에 체계적인 재난관리 계획수립과 대처능력 향상에 힘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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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17 23:02

[오목대] 이완용 공덕비

기분 나쁜 일이긴 하지만 대표적인 친일파 이완용(1858∼1926)은 전북과 인연이 깊다. 경기도 광주 출신인 이완용은 구한말인 1898년 전라북도 관찰사(지금의 도지사)를 지냈고, 인생 끝까지 일제에 기생하다 죽어서 묻힌 곳 또한 익산이었다. 이완용이 전라북도에 내려와 관찰사를 지낸 것은 친러파로 몰려 외곽을 전전하던 때였다. 1896년 고종을 러시아공사관으로 파천시킨 공로로 박정양 내각의 외부대신 겸 학부대신에 취임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이듬해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서 돌아와 대한제국이 수립되자, 친러파로 몰려 좌천인사를 당한 것이다. 이완용의 공덕비가 한때 부안군 줄포면 면사무소 후정에 세워져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그 연유는 이렇다. 1898년 가을 밤, 갑자기 큰 해일이 들이닥쳐 줄포지역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잃고 피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줄포항의 배들은 지금의 십리동 마을과 장동리 원동 마을의 똥섬으로까지 밀렸다. 이완용이 전라북도 관찰사가 되어 부안 변산구경을 나섰을 때의 일이었다. 이완용은 줄포에 와서 이같은 참상을 살피고 부안군수 유진철에게 난민구호와 언뚝거리 제방을 중수토록 지시했다. 제방은 견고하게 수리됐고 오늘의 대포가 생겼다. 이후 일제때 서반들 매립공사가 이뤄져 오늘의 줄포시가지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 일이 있고 난 이듬해 부안군수와 주민들은 이완용의 구호사업을 기리는 비를 장승백이(지금의 장성동)에 세웠다. 이른바 공덕비다. 하지만 광복과 함께 매국노를 칭송하는 이 비는 수난을 맞았다. 이 비석은 개인에 의해 보관돼 오다 1973년 당시 줄포면장 김병기씨가 3,000원에 구입, 줄포면 면사무소 후정에 세워 놓았지만 1994년 ‘일제 잔재 없애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철거됐다. 지금은 줄포면사무소 지하 창고에 반파된 채로 보관돼 있다. 친일의 댓가로 당시엔 화려한 삶을 살았을지언정 역사는 비석까지도 가만두지 않고 있다. 지하 창고에서 쪼개진 채 나뒹글고 있는 공덕비가 역사의 준엄한 심판임을 말해준다. 얼마전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친일파 9명의 재산(36억)에 대해 국가 귀속 결정을 내렸다. 이완용의 토지는 1만4912㎡로 0.09% 밖에 안된다. 친일에 대한 추적과 심판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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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16 23:02

[오목대]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은 애초 1958년 5월 8일 세계적십자의 날에 시작되어 퇴직한 은사와 투병중인 은사를 찾아 위로하고 격려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이 일은 청소년 적십자 단체가 주체가 되었는데 1963년 10월 서울에서 1차 회의 그리고 1964년 4월 우리 고장 전주에서 2차 회의를 열어 5월 15일은 스승의 날로 정했다. 5월 15일로 제정된 이유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이기 때문이었는데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라는 취지를 담고 있었다. 이후 197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로 통합되었다가 1982년에 다시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삼아 지금에 이르렀다.처음에는 스승의 날이 은퇴하신 선생님들을 돌본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을 알 수 있다. 굳이 옛말을 들추자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 해서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를 동일시했었다. 권위는 ‘어떤 분야에서 능히 남이 신뢰할 만한 뛰어난 지식이나 기술, 또는 실력’을 의미한다. 뛰어난 지식이나 기술 또는 실력을 겸비해야 하는지 하는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스승에게는 권위가 있었다. 그리고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는 말처럼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있었다.그런 스승의 권위와 존경하는 마음이 세월의 무게를 못 이기는 모양이다. 촌지 자진 신고 제도가 있지를 않나, 스승의 날을 없애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들리지를 않나, 언제부터인지 스승의 날이 여러 모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어 버렸다. 학부모에게는 촌지와 선물에 대한 부담을 주는 날이며 교사에게는 교육부와 언론, 정권이 한 목소리로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날인데다가 학생들에게는 그지 일 년에 한 번 있는 그렇고 그런 날로 치부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어제 포털 사이트 한 곳에서 회원들에게 스승의 날 폐지 의견 등을 조사한 결과를 내 놓았다. 10명 중 8명은 스승의 날 폐지에 부정적인 답변을 하였다. 반면 폐지하자는 의견은 15%로 많지 않았다. 이런 조사가 통계적으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해석해도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어떤 일에나 부정적인 목소리는 실제보다 유난히 크게 들리는 법이다. 일부 교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있다 해서 이를 교사 모두에게 투영시키는 분위기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제일 우려할 일은 교사들의 자조(自嘲)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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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15 23:02

[오목대] 지역주의, 지역감정

"우리가 남이가?" "충청도는 핫바지여?" "전라도는 경상도한티 치여서 못산당게" 선거 때만 되면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망언들이 어김없이 쏟아진다. 보나마나 정치권에서 득표 전략의 하나로 만들어낸 말이 분명하지만 의외로 유권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결과 당초 인물을 보고 뽑겠다던 선거는 지역감정선거로 변질돼 함량미달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는 이변이 속출한다. 유권자들은 당선자들을 보고서야 후회를 한다. "또 그놈의 망령에 속았구나!"그렇다면 선거에서 지역감정의 사슬을 끊을 수는 없는 것일까? 그리고 정치에서 지역주의를 악용하는 폐습을 퇴치시킬 방도는 없을까? 한마디로 말해서 어림없는 소리다. 적어도 국민 의식이 서구 선진국 수준까지 오르기 전에는 기대 난망이다. 나는 아무 것도 양보할 것이 없고, 잘못된 것은 모두 네탓이라는 의식 수준으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없는 것이다.사실 따지고 보면 지역감정이 나쁜 것이지 지역주의가 나쁜 것은 아니다. 지역주의란 지역의 특수성을 살리고, 지역 내 자치성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내 지역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지역주의가 출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못된 정치인들이 교묘하게 국민의 감성을 자극하여 지역주의가 지역감정으로 발전되도록 유도를 한다. 이에 국민들은 알면서도 당하고 모르고도 당해 결국은 자신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만다.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을 놓고 말이 많다. 통합하지 않으면 죽는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에 통합은 해야겠고, 그렇다고 주도권을 빼앗겨선 안되겠고... 그래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것 같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친노·비노그룹의 기세싸움이 볼만하다. 비노그룹은 기득권을 모두 버리고 우선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친노그룹은 이념이 뒷받침 되지 않은 통합은 지역주의로의 회귀에 다름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소모적이고 답답한 논쟁이 아닐 수 없다.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역주의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미상불 영향력있는 정당치고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은 정당이 어디 있었는가. 공연히 지역주의란 말 함부로 쓰다 진짜 지역감정 일어날까 무섭다. 국민 의식 선진화될 때까지 지역주의라는 단어 좀 조심해서 썼으면 좋겠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5.14 23:02

[오목대] 닥나무

어렸을 적 닥나무 껍질은 팽이치기에 아주 좋았다. 닥껍질로 만든 채찍은 팽이에 착착 감기는 맛이 그만이었다. 질기고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쇠구슬을 박은 팽이가 이 채찍을 맞으면 굉음을 내며 무섭게 돌아갔다. 그런데 이 닥나무 껍질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어쩌다 손에 넣으면 여러 겹으로 접어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였다. 이 닥나무가 다시 각광을 받을 모양이다. 종래 한지의 원료로서 뿐 아니라 부가가치 높은 섬유제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기 때문이다. 저상(楮桑)이라고도 부르는 닥나무는 산기슭의 양지바른 쪽이나 밭둑에서 잘 자라는 나무다. 높이가 3m에 달하며 나무껍질은 회갈색을 띤다. 닥나무가 종이원료로 사용된 것은 고려시대부터로, 조선시대에는 조정에서 닥나무 재배를 장려했다고 한다.닥나무를 이용해 종이를 만들려면 먼저 줄기를 1-2m 길이로 자른다. 이것을 밀폐된 솥에 넣고 증기로 2시간 가량 찐 다음 꺼내어 껍질을 벗긴다. 이 껍질을 그대로 말린 것이 흑피(黑皮)고 흑피를 물에 불려서 표피를 긁어 벗긴 것이 백피(白皮)다. 흑피는 하급지의 원료로, 백피는 창호지나 서류용지, 지폐 등의 원료로 쓰인다. 조선시대에 닥나무 껍질로 짠 섬유를 저포(楮布)라 했고, 닥종이로 만든 돈을 저화(楮貨)라 해서 통용되기도 했다.최근에는 이 닥나무 추출물이나 유용성 감초 추출물 등이 미백기능이 있다고 해서 기능성 화장품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다. 전북도가 이 닥나무를 대대적으로 활용해 영세한 섬유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체계로 재구축하겠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트렌드인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건강한 삶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포스트 웰빙)를 겨냥한 것이다. 한·미 FTA체제에서 섬유산업은 우리가 미국보다 강점을 가지는 분야다. 또 개인의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보다 앞으로는 미래의 환경보전까지를 생각하는 소비패턴이 자리잡아 전망이 밝은 편이다. 닥나무로 만든 섬유제품은 항균성과 소취(냄새제거) 기능이 우수한데다 가볍고 공기가 잘 통해 로하스 제품으로 적격이다. 천연소재를 활용하는 이 프로젝트가 대구·경북의 밀라노 프로젝트를 능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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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11 23:02

[오목대] 병역 특례

산업기능요원 병역특례비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게 병무비리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병역면제’가 아닌 ‘병역특례’를 둘러싼 비리다. 재벌 아들의 보복폭행사건에 묻혀 세간의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우리 사회 부패구조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기능인력 병역특례제도는 병역자원 가운데 군(軍) 소요인원 충원에 문제가 없는 범위 안에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병역의무 대신 연구기관 또는 산업체 등에 종사하게 하는 제도이다. 국가 전체의 이익과 함께 한창 학업에 정진하거나 창의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활동하던 젊은이가 군복무로 놓칠 수 있는 기회비용의 보완을 배려한 제도인 셈이다. 제도의 취지대로라면 당연히 자신의 전공을 살려야 한다. 기술·기능계와는 전혀 관련없는 인문계 전공자가 기능계 전문학원을 몇달간 다녀 자격증을 딴뒤 특례업체에 들어가는 것은 제도와 법규의 허점을 악용한 파렴치한 행위다. 이 과정에서 업체에 수천만원의 돈을 주고 근무한 것처럼 위장하는가 하면, 일부 회사끼리는 남고 모자라는 특례정원(TO)을 금품을 주고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발된 병역특례자는 대부분 고시나 유학 준비상태며, 고위층이나 부유층 자제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니 ‘서울 강남의 부유층 자제가 군대를 제대로 가면 바보’라는 소문까지 나돌지 않겠는가. 이번 병역특례비리 파문은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한 보통사람들에게 분노와 좌절,상실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병역 면제자를 ‘신(神) 의 아들’, 현역 복무자를 ‘어둠의 자식들’ 이라는 한때 보통사람들의 자조적인 표현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의 일탈행동은 전반적인 병역의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사회적 통합을 해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병역특례가 많아질 수록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국민개병제(皆兵制)의 평등원칙이 훼손될 수 밖에 없다. 문화, 체육등 특례분야를 확대할 수록 국민의 심정은 착잡해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예외를 줄이는 병무정책이야 말로 국가안보는 물론 빈부격차등 각종 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사회의 정서적 통합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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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10 23:02

[오목대] 아버지

"나이 먹은 여자한테 꼭 필요한 세가지가 뭔지 아니? 건강, 돈, 친구란다" "그럼 가장 필요 없는 한 가지는? 바로 남편! 귀찮기만 하지 쓸 데가 없잖아." "맞아. 그래서 요즘 안 쓰는 물건 내다놓으라고 하면 늙은 남편 내놓는단다" 한술 더 뜬 우스갯 소리도 있다. “요즘 남자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아내가 해외여행 가자는 것과 이사 가자는 것이란다. 외국 나가서 버리고 올까봐, 이사 갈 때 안 데리고 갈까 봐 겁 나기 때문이지. 그래서 요즘 남편들 이사 갈 때 따라가려면 강아지라도 안고 있어야 한다잖니" 수다쟁이 주부들의 얘기이긴 하지만 한때 헛기침 소리만으로도 집안을 긴장시켰던 아버지가 이젠 우스갯거리의 소재가 되고 있다. 가족 안에서 정서적으로 소외받고, 아이들은 엄마와 똘똘 뭉쳐 한편이니 설 자리가 없다. 이른바 40∼50대 ‘낀세대’ 가장은 경제력은 있어도 경제권이 없고, 입시정보나 교육정보가 없으니 자녀 교육에도 발언권을 잃고 있다. 언제부턴가 아버지의 권위 상실시대를 맞고 있다. 아버지는 밖에서도 측은한 존재다. 언제 불어닥칠 지 모르는 구조조정, 상사에 굽실거리고 혼쭐이 나면서도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 가족들을 위해 온갖 궂은 일도 참고 견뎌낼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맞닥뜨려 있다. 아버지가 아침 일찍 성급하게 나가는 직장은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다. 피로와 끝 없는 일, 직장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기다리는 곳이다. 내시경으로 내장을 들여다 보듯, 아버지가 밖에서 하루 종일 겪는 일을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가족 구성원 누구 하나 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가정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도 ‘왕따’를 당하는 건 말이 안된다. 아버지는 누구인가. 수입이 적거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아들 딸은 불만이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우는 사람,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는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의 느티나무 같은 큰 이름으로 불리워야 한다. 어제가 어버이날이었다. 우스갯소리의 소재가 되는 게 끔찍하다. 아내와 가족이 아버지를 이해하고 새로운 아버지의 자리를 찾아주는 문화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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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5.09 23:02

[오목대] 혼정신성(昏定晨省)

입주 보증금 일 억원에 후원금 천 만원 필요하다. 그리고 당연히 월 생활비로 74만원을 내야 한다. 무심코 들으면 무슨 전세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사실은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사례 하나를 나열해 본 것이다. 은퇴 후에 일 억 갖기가 어려운 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그 일 억 가진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든다. 그나마 천만원 후원금은 그냥 낼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월 생활비 74만원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분들도 많겠지만 그럴 수 있는 이들은 과연 전체 노인 인구 중에서 얼마나 될지 모른다.이런 염려는 버젓한 직장에서 일했던 분들보다 농촌과 어촌 등지에서 생업에 종사했단 분들에게 더 와 닿는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가 인구에서 65세 이상의 비중이 30%를 넘어 초고령을 뛰어넘어 ‘초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고 한다. 어촌에서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돌파했으니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셈이다.실버타운에 모두 비싼 것은 아니다. 정부의 복지정책 덕분에 지자체와 기업 등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해서 살 수 있는 실버타운도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렇게 여건이 좋은 실버타운은 당연히 신청자가 밀려 있어서 차례를 한참 기다려야 할 형편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이러한 수요를 대비해서 노인만을 위한 주거와 교통, 보건의료 서비스, 일자리 등을 한 자리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고령친화모델지역(고령타운)’을 2010년부터 전국에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이런 실버타운은 국내에서만 조성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는 은퇴한 한국인 부부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어서 관련 산업이 성업 중이다. 특히 필리핀으로 가서 노후 생활을 즐기는 한국인은 모두 천 백여 명이나 되어서 이제 중국과 대만을 제치고 최고의 이민지로 떠오르고 있다.하지만 노년의 부부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 볼 필요가 있다. 내리 사랑이라고 흔히들 쉽게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은퇴한 부모님들에게 자식만한 위안거리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지만 아침 저녁 부모님의 자리를 봐 드리는 효심을 두고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 했다. 얼마 되지 않은 용돈으로 효심을 대신하는 것보다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는 효심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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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8 23:02

[오목대] 국민참여 재판

사법사상 처음으로 국민이 직접 재판에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국회가 지난 달 말 본회의에서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국민참여재판’, 이른바 ‘배심원제도’가 시행되게 된 것이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우리나라에 근대적 의미의 사법제도가 도입된 이후 110여년 동안 유지돼 온 재판제도가 일대 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빠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이 법안은 5년간의 시범운행기간을 거친 뒤 2013년부터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재판은 살인·강도·강간·부패 등 중범죄 사건 가운데 피고인이 원하는 경우이며, 배심원은 관할 주민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첨을 하여 7∼9명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선정된 배심원단은 재판부가 앉은 법대(法臺) 옆에서 공판심리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 이들은 심리가 끝나면 평의를 열고 유무죄에 대한 의견을 모아 재판부에 전달한다. 재판부는 선고 때 배심원들의 의견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나 배심원단의 평결과 다른 선고를 할 경우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배심원제도가 국회를 통과하자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검사의 일방기소주의로 진행되는 현행 심리방식보다 법적 구속력이 한층 강화되어 피의자 인권이 덜 침해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법조문의 틀에 맞춰 법관에 의해 일률적으로 재단되던 형량이 보다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그러나 법조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게 터져나오고 있다. 아직 연고주의 성향이 강한 우리 실정에서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다 보면 형량이 불합리하게 나올 공산이 크고, 법지식이 적은 배심원들이 판단하다보면 자칫 인민재판식으로 흐를 우려가 높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더구나 흉악범죄자까지 온정주의에 호소한다면 법질서가 교란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주지하는 바와 같이 미국과 영국 프랑스 캐나다 같은 선진국은 대부분 배심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합리성과 실용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선진 제국들이 배심제를 선호하는 데는 다 그만한 사유가 있을 것이다. 선진국 문턱에 진입했다는 우리나라가 민도를 의심하여 이 제도시행을 꺼리는 것은 기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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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7 23:02

[오목대] 소나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단연 소나무다. 산림청이 지난해 9월 실시한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6.1%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았다. 그 다음이 은행나무 9.1%, 단풍나무 3.2%, 느티나무 1.7% 순이었다.소나무는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있는 대표적인 상록수다. '변함없는 푸름'과 함께 친근감을 준다. 오래된 낙락장송은 자태가 웅장하면서도 거만하지 않고 수려하다. 또 작고 어린 소나무도 의젓한 기품이 느껴진다. 이러한 소나무의 품성은 오랫 동안 우리의 몸속에 체화(體化)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소나무를 백목지장(百木之長)이요, 만수지왕(萬樹之王)이라 했다.우선 소나무는 부정을 물리친다고 생각했다.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목(洞神木)이나 산신당의 산신목(山神木)으로 소나무가 쓰였다. 신당(神堂) 주변, 또는 출산이나 장을 담글 때 치는 금줄에는 반드시 소나무 가지를 꽂았다. 그리고 궁궐 축조시에도 오직 소나무만 사용했다. 경복궁 복원이나 2003년 근정전 복원시에 쓰인 목재는 육송이었다. 다만 근정전을 지탱하는 4개의 기둥인 고주(高柱)는 국내에서 맞는 육송이 없어 미국산을 사용했다.또 옛 선비들은 소나무를 절개의 표상으로 삼았다. 이이(李珥)는 세한삼우(歲寒三友)로 송·죽·매를 꼽았고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벗으로 쳤다. 김정희 역시 세한도(歲寒圖)에서 송백(松柏)을 그려 의리를 지킨 제자에게 주었다.한편 소나무는 부(富)와 성공을 상징했다. 꿈에 소나무를 보면 벼슬을 할 징조고, 솔이 무성하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해몽했다. 그래서 일까.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자신의 별장에 정원수로 온통 소나무를 심었다. 부호들이 많이 사는 서울 성북동에도 소나무 조경을 한 주택이 유난히 많다고 한다. 이밖에도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목(長壽木)으로 꼽힌다.소나무는 가격도 비싼 편이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 현관앞에 심은 소나무는 당시 3000만원이었다. 수령이 100년 가량으로 지금은 1억5000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소나무는 한국적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나무다. 공해에도 의외로 강하다. 전주 한옥마을에 가로수로 심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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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4 23:02

[오목대] 화폐 인물

그동안 뇌물수수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반론때문에 발행에 제동이 걸렸던 5만원권과 10만원권 고액권이 2009년 발행된다. 한국은행이 이같은 부작용 우려 보다는 현행 은행권의 최고 액면금액인 1만원권의 유통에 따른 경제·사회적 비용부담과 국민불편이 더 크다고 판단한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1973년 발행된후 34년동안 최고 액면 금액권을 유지해온 1만원권은 그 자리를 10만원권으로 물려주게 됐다. 화폐는 ‘한 나라의 얼굴’이라고 한다. 많건 적건간에 화폐를 갖고 있지 않은 국민이 없는데다, 외국인들에게도 국기보다 더 자주 노출되는 것이 화폐다. 화폐의 디자인은 한 나라의 역사·문화적 상징을 국민정서에 맞춰 예술적으로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위조나 변조를 막기 위해 보다 정교하게 제작된다. 우리나라를 비롯 대부분 국가에서 화폐 앞면 주 소재로 정치인, 학자, 예술가등의 인물초상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과 함께 역사상 훌륭한 인물을 기린다는 뜻 이외에도 위·변조를 못하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인물 초상은 개개인의 특징과 개성 때문에 위·변조가 어렵다. 가급적 수염을 많이 그려 넣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지폐에 그려진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의 초상에도 모두 수염이 그려져 있다. 한국은행이 새로운 화폐 발행을 검토할 때마다 화폐도안에 쓰일 인물로 누가 선정될지 관심을 모았다. 여성계와 과학계, 독립유공자 단체, 학계, 정치권등에서 나름대로 논리를 앞세워 특정인물을 초상으로 선정해달라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인물초상 선정이 가장 골치아픈 작업중 하나인 셈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나 주화에 사용된 도안의 초상인물은 이승만, 세종대왕, 이순신, 율곡 이이, 퇴계 이황등 다섯명 이다. 우연하게도 모두가 이(李)씨 였다,게다가 여성과 애국 독립지사 그리고 과학자가 빠졌다는게 관련분야의 공통된 지적이다.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애국지사와 여성, 과학자로 선정 범위가 좁혀질듯 싶다. 하지만 고액권 권종(券種)은 단 2종 뿐이어서 3개 분야를 모두 만족시킬 묘안짜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과연 어떤 인물이 선정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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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3 23:02

[오목대] 참여정부 누명

전두환 군사정권 이후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역대 정부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노태우 정부는 6.29 선언과 대통령직선제 실현, 김영삼 정부는 군부숙정과 금융실명제 시행, 김대중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햇빛정책의 상징으로 각각 자리매김돼 있다. 참여정부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10개월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여러 '가치'와 성과에 대한 조명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청와대 주장처럼 돈 선거를 없애고 권력문화를 바꾼 것은 결코 과소 평가될 수 없다. 대통령과 검사가 맞장을 뜨고,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한 것도 참여정부에서나 가능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탈(脫) 권위, 기득권을 깔아뭉개는 시발이었다. 정치공작도 사라졌다. 이런 점에 비중을 둔다면 노무현 정부는 정치· 권력문화를 바꾼 정부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와함께 한미FTA, 국민소득과 수출· 외환보유고· 주가지수 배증, 무역흑자 지속 등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전자업무를 통한 공개행정 정착과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도 많은 점수를 주어야 할 부문이다. 그런데도 참여정부는 인기가 없다. 성과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왜 그런가. 참여정부의 인물들은 그 이유를 참여정부에 적대적인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일부 언론 때문에 참여정부가 오도되고 누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강아지가 깽깽거려도 노무현 탓, 공을 차다 잘못 들어가도 노무현 탓, 넘어지고 자빠져도 참여정부 탓이다. 강아지를 강아지라 하고 새끼 개라 해도 좋다. 그런데 그걸 개새끼라고 표현하면서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우긴다. 그렇게 4년을 지내왔다” 이병완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최근 발족된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이 포럼을 통해 참여정부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전면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헌데 이 포럼의 자문위원과 운영위원, 집행위원이 모두 참여정부의 장관과 청와대 수석, 노사모 인물들이다. 자화자찬이라면 모르되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그런 인적 구성으로선 참여정부의 누명이 벗겨질 수 없다. 강아지가 깽갱거려도 왜 노무현 탓으로 돌리는지 보다 근원적인 이유를 성찰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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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2 23:02

[오목대] 평생교육

평생교육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이다. 우리에게 ‘유네스코’로 더 익숙한 국제연합의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의 자문기관인 성인교육추진국제위원회에서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논의하면서부터다. 학교 울타리 밖으로 벗어나면 교육과는 무관했던 당시의 상황에서 사회속에서의 교육을 이야기 하는 것부터가 생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평생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어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에 방송통신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 등이 설립되면서 그러한 기반을 다져갔다. 하지만 가방이나 구두 등에서만 명품을 찾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 명품의 반열에서 보자면 학교의 정상적인 모양새와는 다른 이들 학교가 환영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학교 시설이라고 해 봐야 강의실 몇개가 전부이고 라디오와 텔레비젼, 인터넷 등을 통해서 수업내용의 대부분을 공부해야 하니 동급생이 누구인지 알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이렇게 원격대학 등에 다니면서 학업을 계속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배움의 기회도 버거워서 학점단위로 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굳이 전일제 학생으로 공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교육개발원 학점은행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신의 전공과목을 하나씩 ‘저축’한다. 이런 학점은행제도는 정규교육과정을 도중에 벗어난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형편에 따라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최근 교육부에서는 시간제등록제와 학점은행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대학에 시간제 등록을 하는 경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학점은행제 평가인정기관을 확대하는 반면 자격증 취득에 의한 학점인정의 기준과 학위취득요건 그리고 평가인정학습과정에 대한 사후관리 등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앞으로는 총입학정원의 10% 안에서 시간제등록을 하는 학생들만 따로 반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특성화를 유도할 모양이다. 또한 주말 집중수업을 통해서 일과 중 학습이 어려운 사람들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다.정규학교를 이용하는 다수도 중요하다. 하지만 평생학습의 끈을 놓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도 제대로 학습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넉넉하게 확보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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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1 23:02

[오목대] 민심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이라는 말이 있다. 비리는 이치를 당하지 못하고, 이치도 법을 이기지 못하며, 법 또한 권력을 누를 수 없고, 권력도 천심을 거역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천심은 곧 민심을 의미한다. 일본 남북조시대(14C)의 명장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가 깃발에 꽂고 다녔다는 이 말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과 김종필 전 자민련총재가 즐겨 쓰던 말이어서 뉘앙스가 좀 그렇기는 하나 말인즉은 백번 지당한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선거 뒷끝이 소란스럽다. 더군다나 4·25 재보선 일주일 전 정당지지도조사에서 한나라당이 46.9%를 기록, 열린우리당(11.5%)과 민주노동당(6.4%) 민주당(4.7%) 통합신당모임(1.9%) 국민중심당(0.6%)을 멀찌감치 따돌렸는데 선거 결과는 뜻밖에 한나라당 참패로 나타났으니 정치권이 조용하다면 그게 되레 이상한 일일 것이다.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강창희 전여옥 두 최고의원이 지도부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는가 하면 이명박 박근혜 예비대선후보들도 경선 행보를 잠정 중단하고 네탓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론'과 '대선주자 책임론' '비대위 구성론'등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한나라당이 깊은 내홍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한데 이런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소위 범여권의 태도가 가관이다. 이번 선거로 마치 자기 당이 대권 승기나 잡은 것처럼 들떠 있다. 그 모습은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이나 통합신당모임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하는 모양새로 봐서는 여권 통합자체도 벅차 보이는데 무슨 수로 대권을 쟁취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기야 머리 속에 욕심만 가득 들어앉아 있는데 마음의 눈이 트일 리 만무하겠지만...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것은 범여권이 잘해서가 아니요,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꼭 잘못해서도 아니다. 한나라당은 거침없이 잘나가는데 범여권이 워낙 죽을 쑤고 있으니까 견제심리가 발동해서 그리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역대 재보선 결과를 분석해 보면 너무 빤한 계산이 아닌가. 천심 즉 민심을 모르고 천하를 얻을 방법은 없다. 진정으로 마음을 비워야 ‘참 민심’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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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30 23:02

[오목대] 빗나간 자식사랑

“아들이 계속 출마를 고집하고 당선까지 된다면 호남은 김대중(DJ) 일가를 버릴 수 밖에 없다. 홍업씨가 당선된다면 개인과 가족의 일시적 즐거움은 될지언정 지역민과 한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영원히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난 21일 광주전남지역 59개 시민사회단체가 4·25 재보선에서 전남 무안·신안지역에 출마한 DJ의 둘째아들을 반대하며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이들은 DJ가 어려웠던 시절, 맨앞에서 온 몸을 던져 그를 지켜냈던 사람들이다. 홍업씨는 이같은 반대를 뚫고 어렵게 당선되었다. 홍업씨의 당선으로 DJ의 고향인 이곳은 그의 가신인 한화갑이 물러난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 또 DJ가 차지했던 목포는 그의 분신이었던 권노갑에 이어 큰 아들 홍일씨에게 물려주었고 홍일씨는 비리로 물러난 바 있다. 결국 지역민들은 ‘세습정치 반대’와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갈림길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데 대해 DJ는 이렇게 변명했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고생만 시킨 아버지로서 명예회복을 하려는 아들에게 솔직히 하지 말라고 하기 어려웠다.” 정치인 DJ가 아닌 아버지 DJ로서 인간적인 호소인 셈이다. 그러나 김홍업이 누구인가. 그는 DJ의 대통령 재임 당시 기업들로 부터 48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년6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에 빛나는 대통령에게 레임덕을 안기고 국민의 정부에 비리정권이라는 오명을 안긴 핏줄에 다름 아니다. 고달팠던 민주화 역정과 호남 민중의 한서린 영광을 부끄럽게 한 것이다. 한편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자신의 둘째아들을 때린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보복성 폭력을 가했다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20대 초반으로 미국 유명대에 재학중인 아들은 지난달 서울 강남의 룸싸롱에서 술에 취해 시비를 벌인 끝에 눈 주위가 찢어져 10여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이를 들은 김회장은 자신이 직접 아들과 경호원을 데리고 찿아가 그들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대학(大學)에는 “사람들이 제 자식의 잘못은 알지 못한다”고 적고 있다. 지도층의 빗나간 자식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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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7 23:02

[오목대] 고령(高齡) 친화사업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는 가위 폭발적이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를 맞았다. 이 추세대로면 2018년 14.3%에 달해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0.8%에 달해 ‘초(超)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같은 고령인구 증가 추세는 출산율 1.08이라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 맞물리면서 구미 선진국이나 일본의 경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까지 40∼115년 걸린데 비해 우리의 경우 18년에 불과하다. 노인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다. 평균수명이 52.4세에 그쳤던 1960년만 해도 회갑이면 당연히 노인으로 대접을 받았다.하지만 지난해 평균수명이 78.6세에 달한 상황에서는 영 딴판이다. 또한 개인의 관리와 생활환경등에 따라 신체적 건강 차이가 커지면서 노인에 대한 개념조차 달라져야 할 판이다. 흔히 노인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실버(silver)’를 사용한다. 원래 영어에는 ‘노인’이란 뜻이 없는데 일본에서 ‘은빛’ 또는 ‘은백색’ 머리를 뜻하는 영어 ‘실버’를 따다가 노인을 은유적으로 비유한 말로 사용한 것이다. 노인의 주거, 건강, 여가등 노후생활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실버산업’이라 부르는데 정부가 이 명칭 대신 ‘고령(高齡)친화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만간 6.25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하면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층이 두텁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돈이 없을 뿐아니라 있어도 쓸 줄을 몰랐던 기존 노인층과 달리 경제력을 가진 덕택에 새로운 소비주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령화및 미래사회위원회는 지난 2002년 6조원 수준이던 국내 실버산업 시장규모가 2010년에는 약 31조원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 이후는 실버산업의 블루오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때마침 정부가 지난해말 공포된 고령친화산업진흥법 시행령(안)을 지난 20일 입법예고했다.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앞으로 크게 탄력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늙고 쇠약해지면 도움을 주는 식의 ‘케어(care) 시장’ 개념이 주를 이뤘던 고령친화산업이 노인들의 삶의 질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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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6 23:02

[오목대] 막걸리의 블루오션

국민주(酒)인 막걸리가 이젠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소주와 맥주 등에 밀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IMF 체제 이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전주시내에만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250여곳이 성업중이다. IMF 때보다 3배나 늘었다. 김제 정읍 등 다른 지역의 막걸리 집과 막걸리 애주가들도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한다. 막걸리가 인기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값싸고 안주가 푸짐하기 때문이다. 병 막걸리 3병을 넣은 한 주전자 가격이 1만원이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는 안주 값을 별도로 받지만 전북지역에서는 공짜다.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막걸리 집을 찾는 애주가들이 느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옛 '선술집'의 정취까지 느낄 수 있다. 푸짐한 안주 맛 보러 여성들도 막걸리 집을 많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전주시가 '막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막걸리 집마다의 차별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안주와 영업환경 차별화가 그것이다. 안주가 조금만 달라도 애주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문전성시를 이룬다. 안주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막걸리 집 환경이 문제되자 전주시가 환경 개선을 위해 업소당 2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른바 막걸리 테마 업소다. 선정된 업소와 그렇지 못한 업소는 영업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일 것이다. 막걸리 집도 이젠 기업처럼 고객을 감동시켜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듯 막걸리에도 특허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현대적인 기호에 맞게 재개발한 막걸리 관련 출원이 17건에 이르고 있다. 막걸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재료와 제조공정을 개선하는 연구가 주를 이룬다. 숙취를 없애거나 향을 개선하고 건강증진 기능을 보완한 내용들도 있다. 전주지역이 '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마당에 돈 되는 특허를 타 지역에 뺏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아무리 마셔도 머리 아프지 않은 막걸리' '트림을 해도 냄새나지 않는 막걸리'를 만든다면 막걸리시장을 평정할 것이다. 포천, 청송막걸리처럼 전국적인 명성을 날릴 막걸리 브랜드 하나 정도는 우리지역에서 탄생시켜야 하지 않을까. 막걸리 시장도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한 세상이 되고 있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4.25 23:02

[오목대] 관광 전북

반도체의 외화가득률 43%, 핸드폰의 외화가득률 평균 52%, 관광산업의 외화가득률 88%. 우리가 관광산업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에서 2006년 외래 관광객들에 관한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들에게 한국을 여행하게 된 동기를 묻는 설문에,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20.3%(중복응답 49.2%), 거리가 가까워서 14.7%(48.9%),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23.9%(39.3%), 비용이 저렴해서 9.0%(32.2%) 등으로 응답하였다. 여행정보의 입수경로로는 인터넷 23.3%(중복응답 52.1%), 친지 친구 동료 25.2%(51.7%), 여행사 22.4%(40.1%), 관광안내서적 8.0%(33.2%) 등의 순서였다. 동반자와 함께 온 경우는 73.7%로 혼자 온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같이 온 사람은 친구와 직장동료가 64.2%로 가족 31.0%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 체제기간 평균은 6.1박으로 2005년 5.7박보다 0.4박이 늘어나 이전에 체류기간이 줄던 추세를 다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용한 숙박시설로는 79.0%로 전년도 84.2%보다 줄어든 반면 학교나 회사 기숙사, 연수원이 4.6%로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콘도와 레지던스 인이 3.2%로 그 비율 역시 적지 않다.방문지로는 서울 76.8%(2005년 78.1%), 부산 18.0%(23.1%), 인천 13.9%(20.9%) 등이고 지리산 국립공원 1.5%, 공주와 부여 1.1% 비율이어서 여전히 대도시 특히 서울 중심의 방문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한국여행 중 지출 경비는 1,94 US$로 2005년 1,333 US$보다 줄어든 양상이다. 다른 사람에게 한국여행을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19.2%, ‘대체로 그렇다’ 57.4%로 평균적으로 보면 ‘보통이다’와 ‘대체로 그렇다’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불편사항의 1순위는 단연 언어 소통 59.5%(2005년 70.1%), 비싼 물가 28.4%, 교통 혼잡 22.5% 등의 순서였다.이런 한국관광의 현주소에서 전북의 위상은 더 열악하다. 여행정보의 입수경로로 인터넷이 활용되고 있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전북의 명소를 알릴 수 있는 다국어로 제작된 웹사이트가 다수 필요하다. 또한 비용 대비 숙박시설의 품질관리 역시 외래 관광객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구두선(口頭禪)이 아니다. 먼저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관광객부터 만족시킬 수 있는 실천이 절실하다. 이들이 진정한 전북의 홍보대사이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7.04.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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