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2-14 17:23 (Sun)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경제 chevron_right 산업·기업

[함께가는 사회적기업] "신뢰 더 키워 전국적인 명성 얻어야죠"

"처음부터 급식사업에 참여한 어머니들은 이제 식당가면 150만원은 받을 수 있는데도 절반가량 월급을 받으면서도 굳이 이 곳에 있어요. 그분들에 대한 신뢰 때문에서라도 이 곳을 떠날 수 없죠."선배의 권유로 대학 졸업 뒤 진안지역자활센터에서 일하게 됐다는 나눔푸드 김치훈 실장(31)은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하는 사람들끼리의 신뢰 뿐 아니라 사회적기업과 연계된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의 신뢰가 나눔푸드의 성장 비법이라는 것이다."나눔푸드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떠나지 않는 겁니다."나눔푸드는 현재 자치단체 등의 급식지원에서 제외된 홀로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매월 320식 상당의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수익에 대한 자체 컨설팅을 해 본 결과 이 무료 급식은 40%상당의 적자 요인이 되고 있다. 또 로컬푸드를 지향하기 때문에 지역 내 생산물을 고집하는 것도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나눔푸드가 출장 뷔페, 유료 도시락 사업, 수제 유과 생산 등 공공급식 이외의 외도를 하는 것은 결국은 이같은 적자요인을 메우면서 지역 내 공공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함이다.김 실장은 "나눔푸드는 비교적 성공한 모델로 정착하고 있지만 '위캔'(장애인들이 우리 밀로 수제쿠키를 만드는 경기도의 사회적기업)처럼 전국적인 사회적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다"며 "근로취약계층과 함께 지역과 더불어 숨쉬고 발전하는 꿈을 항상 꾸고 있다"고 말했다.

  • 산업·기업
  • 임상훈
  • 2010.01.01 23:02

[함께가는 사회적기업] ①진안 나눔푸드

<< 경제침체의 그림자는 사회적 약자 편에 더 짙게 드리운다. 신빈곤계층으로 대변되는 저소득계층의 증가와 그 깊어지는 삶의 무게는 개인에게 닥치는 고난 뿐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퍼주기식'의 복지대책보다는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고 사회적 안정망을 확대하는 정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또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 문제로 이어지기 쉽상이다.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은 그 어떤 사회복지정책보다 더 중요성이 크다 할 것이다.결국 문제는 복지의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귀결된다. 이같은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다. 유럽에서 생겨난 사회적기업은 지역사회 시민들이 주도한 아래로부터의 움직이었지만, 국내에서 사회적기업은 정부가 일자리 창출 등의 한 방안으로 받아들이면서 위로부터의 흐름으로 나가는 측면이 적지 않다. 따라서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유의미성 등 일부 문제가 발생하고도 있지만 그래도 사회적기업은 현 시기 가장 설득력 있는 사회복지 정책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도내에는 16개 사회적기업과 33개 예비사회적기업이 활동하며 지역 내 일자리 창출과 복지서비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도내 사회적기업 몇 곳을 찾아가 그들의 성장과 지역의 발전상을 함께 짚어본다. >>2003년 2월 진안군자활센터에 속한 자활근로사업단 '녹수청산 먹거리사업단'으로 출발, 2007년 자활공동체 나눔푸드를 설립할 당시 참여자는 6명이었다. 이 중 3명이 그만뒀지만 사회적기업 나눔푸드는 현재 38명이 일하는 어엿한 중견 사업체가 됐다. 직원의 70%는 근로취약계층으로 60세 이상 고령자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장애인, 장기미취업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래도 올해 이들이 거둔 매출은 정부와 자치단체 지원금을 제외하고 5억1000만원이다.나눔푸드의 산 역사로 초창기부터 활동해 온 박덕봉씨(63)는 "여기서 일한다고 다 늙어 버렸어. 그래도 이 일의 의미를 아니까 일하는 것이 즐거워"라고 말했다. 지역 내 공공급식 사업으로 시작한 나눔푸드, 초창기 참여자들은 이제 경력이 쌓여 식당 등에서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사회적기업의 의미를 알기에 떠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일자리 창출과 공공 복지서비스의 확충. 그 일선에서 열심히 뛰며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사회적기업 진안 나눔푸드를 찾아갔다.▲ 8명으로 시작해서 38명 일자리 배정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오전부터 나눔푸드 일꾼들이 분주하다. 오전 10시까지 지역 내 공공급식으로 나갈 도시락 밑반찬과 밥, 국 등을 준비해 내보내고 이후에는 지역 내 상가 등으로 배달할 유료도시락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날부터 진안군에서 방학을 맞은 결식아동에게 보낼 도시락까지 겹쳐 일손을 놀 틈이 없다.수제 유과를 만드는 이들 역시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녹수청산유과'라는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는 수제 유과는 뽕잎, 백년초, 당근 등 천연재료로 색을 입히기 때문에 손이 더 많이 간다.올해 사업 확장 차원에서 새로 문을 연 홍삼 작업장은 자동화라인이지만 사람의 손이 안 갈 수는 없다.나눔푸드 일꾼들은 제각기 정해진 일터에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이라면 일하는 이들 대부분이 60대 이상 여성이라는 점. 모두 진안군에 사는 근로취약계층으로 사회적일자리 사업을 통해 나눔푸드에 참여하고 있다.내년 사회적일자리 예산이 축소됨에 따라 도내 대부분 사회적기업 등에 사회적일자리 배정에 줄거나 아예 사라졌지만 나눔푸드는 지난 10월 평가에서 오히려 3자리를 더 받았다. 나눔푸드는 현재 38명의 사회적일자리를 배정받아 25명을 채용한 상태다. 남은 자리는 생산라인 확장 등을 통해 조만간 충원할 계획이다.▲ 급식에서 홍삼엑기스까지나눔푸드는 2005년부터 진안군의 결식이웃급식사업 전체를 위탁받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결식이웃급식사업은 나눔푸드의 오늘이 있기까지의 근간이 됐으며 현재까지 결식이웃 325명에게 6만9331식, 2억여원 상당의 도시락을 제공해 왔다.또 2008년 겨울방학부터는 SK텔레콤이 후원한 행복나눔재단의 방학 중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 급식지원사업을 벌여, 진안군내 지역아동센터 13곳, 264명의 아동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사회적일자리로 참여한 이들의 지속적인 고용을 위한 수익사업도 함께 벌이고 있다. 수제 유과사업은 한 해 7000박스를 생산해 매출해 6000여만원의 성과를 올렸으며 출장 뷔페, 유료 도시락 배달 등 외식사업은 올 한해 100여건, 8000만원 등의 매출을 올렸다. 깻잎, 느타리버섯 등 유기농산물 생산사업은 월 평균 매출액 1500만원에 달하고 있다. 올해 시작한 홍삼가공사업은 나눔푸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특산물인 홍삼을 가공해 현재 엑기스 생산에서 앞으로는 경옥고 등으로 생산분야를 넓혀갈 방침이며 해외 수출까지 고려하고 있다. 홍삼가공사업이 효자노릇을 하면 내년 매출액 10억원 달성도 꿈이 아니라는 게 나눔푸드의 설명이다. 현재 나눔푸드의 수익구조로는 사회적일자리 참여자의 80%를 자체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10억원 매출액이 달성되면 100%자체 고용 뿐 아니라 지역 내 공공서비스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과 더불어 살아가기나눔푸드의 주력사업은 급식이다. 당연히 식재료가 필요하고, 나눔푸드는 급식과 유제 수과, 홍삼 등 모든 사업에서 지역 내 생산제품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나눔푸드는 현재 식재료의 70~80%를 지역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이나 지역 내에서 가공된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적기업이기에 지역 생산자들에게 이바지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나눔푸드는 또 정부의 지원이 닿지 않아 급식 사각지대에 놓인 홀로노인과 저소득층에게 무상으로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 해 평균 80여명이 1000식 이상의 도시락을 나눔푸드를 통해 제공받고 있는 것이다. 지역 내 근로취약계층을 채용해 일자리를 창출한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기업의 또 다른 사명인 공공서비스 확대에 충실하기 위함이다.

  • 산업·기업
  • 임상훈
  • 2010.01.01 23:02

[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①(유)천해 김석훈 대표

<< 기축년(己丑年)을 보내고 경인년(庚寅年)을 맞이했다. 묵묵하게 인내하는 소의 해가 지나고 포효하며 전진하는 호랑이의 해다. 목표를 향해 뛰는 도민에게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도내에서 두드러진 경영활동을 보인 40~50대의 성공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전오기, 칠전팔기.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어엿한 사업체를 이룬 그들의 '실패 극복기'를 통해 당신의 성공을 시작해 보시라. >>고추장·식용유·치즈 등 CJ·남양유업 등에서 생산하는 식자재와 가공식품을 도내 곳곳의 소매점 등에 공급하는 (유)천해의 김석훈 대표(41). 김 대표가 지난 2001년 부인과 단둘이 시작한 (유)천해의 연간 매출은 100억원에 달하고, 직원도 28명으로 늘었다. 당시 무일푼으로 시작한 '구멍가게'가 알짜배기 중소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사업에 실패하고 빚을 진데다 무일푼이었던 그가 매출 100억원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기업인의 성공이야기'를 주제로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 대표는 "지금은 결코 성공이 아니다. 그저 과정에 있을 뿐이다"며 손사래를 쳤다.그는 진안 마령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은 넉넉하지 않았고 빈한했다. 20살에 무작정 부산의 한 가구공장으로 향했다. 친구들처럼 대학을 졸업해서 일반 직장인으로 살 수 있을까 등 고민이 많았다. 결론은 사업이었다. 당시 신발·가구 제조업이 번성했던 부산이 그에게는 꿈을 이룰 공간이었다.기본급은 54만원이었지만 야근을 도맡아 하면서 한달에 80만원을 적금에 부었다.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기술이 힘이라고 여기며 가구제조법을 배웠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도 집이 아닌 부산에 먼저 들렀다. 25살 때 3년 만기 적금를 탔다. 4800만원을 손에 쥔 그는 5명의 직원으로 가구공장을 열었다. 29살 때 2공장까지 짓고 직원 50명을 뒀다. 원목가구 브랜드로 전국 각지에 총판도 있었다."저는 지식·지혜가 부족하지만 뚜렷한 목표의식과 강력한 실천의지가 있습니다. 정확한 도달점을 설정하고 어떤 고생이라도 정해진 목표는 포기하지 않습니다."20대의 자수성가도 외환위기로 타격을 입었다. 거래처로부터 받은 수표가 부도처리 되면서 공장은 문을 닫았다. "아직도 당시 직원이 고맙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그들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당시 신혼이던 김 대표는 결국 빚잔치를 한 뒤 부인과 전주로 왔다. 전주대 근처의 한 원룸에서 본인은 80만원, 부인은 50여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일했다. 2년 동안 소득의 대부분을 털어 부산의 채권자에게 갚았다.당시 그는 제일제당의 배송사원으로 입사했다. 성실함과 끈질김으로 고창과 인근 지역의 총괄을 맡으면서 지난 2001년 지금의 회사를 설립했다.주로 농협을 대상으로 영업하던 그가 처음 고창의 한 농협을 방문했을 때 문전박대를 당했다. 이전 직원이 서류상으로만 물량을 확보하고 실제 공급은 차질을 빚는 실수를 한 터라 김 대표에게 발도 붙이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것. 하지만 그는 인내를 가지고 계속 눈도장을 찍었다."저는 영업이 참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문전박대를 당해도 목표로 정한 점포에 출·퇴근 시간 가릴 것 없이 방문해 다른 회사 물건도 정리해주는 등 정성을 다했습니다. 처음에는 거부해도 상대방을 감동시키면 결국 거래를 맺습니다."김 대표는 거래처와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일부 매장의 경우 유통업체와 수직적인 관계를 설정한 뒤 각종 할인 가격을 전가하는 경우가 있다. 무조건 가격·수량을 맞추라고 요구한다. 그 때마다 그는 상대를 집요하게 설득했다."가격경쟁은 한순간입니다. 무리하게 가격 낮추기를 요구하면 저희 회사의 운영방침과 체계, 물건의 가격형성 과정 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차근 차근 상대를 이해시켰습니다"그가 고창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1년 반 뒤 (유)천해는 도내 전역으로 유통 영역을 확대했다. 김 대표는 회사의 성장 요인에 대한 질문에 '직원의 역량 강화'를 꼽았다."저 혼자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도내 유통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퇴직금·상여금 등의 급여 체계를 갖췄습니다. 직원의 역량을 강화해 직원이 성장하는 만큼 회사도 발전한다는 신념으로 유인책과 함께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했습니다."김 대표는 "한달에 평균 2차례 직원 교육이 이뤄진다"면서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진열방법이나 직원 자신의 꿈을 설정하고 실천하는 법 등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교육을 통해 직원과 신념을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각 직원이 자신의 업무를 정확히 알고 최선을 다할 때 회사뿐 아니라 거래처의 매장 등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이 돌아온다"고 덧붙였다.김 대표는 앞으로 제조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유통조직은 어느정도 갖춰진 만큼 1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회사를 이전하고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고유 브랜드를 지닌 제품을 만들 예정입니다."그는 현재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층에게 "막연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시간 단위까지 정해 목표에 도달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세상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 산업·기업
  • 이세명
  • 2010.01.01 23:02

[전북 경제 이끄는 신산업]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다.지난 1970년 설립된 한국합성고무공업주식회사가 전신이다.1985년 6월 한국합성고무공업(주)와 금호화학(주)이 합병. 현 금호석유화학이란 상호를 가지게 된다.지난해 기준으로 자본금 1422억 원에 총 매출액 3조1824억 원, 종업원 1014명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체다.이 회사는 합성고무 사업 부문에서 국내 1위, 세계 2위를 기록할 만큼 독보적이다.지난 1998년 아산에 전자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전주에 탄소 타노튜브공장을 준공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뛰어들었다.이는 지난 1994년 2월, 대전시 유성구 화암동 대덕연구단지에 중앙연구소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총 3만3000여㎡(1만 평) 부지에 A동과 B동 S동 등 모두 3개의 동으로 조성된 중앙연구소에는 연구진 140명과 수백 여 종의 첨단장비 등이 구축돼있다.특히 연구진의 경우에는 총 11개 팀에 팀당 3~4명씩 확보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대표적으로 탄노나노튜브의 경우에는 현재 20여명의 연구원이 참여해서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다.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013년까지 연 매출액 8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 회사 장영찬 부장(미래소재연구팀장)은 "금호석유화학이 탄소나노튜브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었다"라고 설명했다.

  • 산업·기업
  • 구대식
  • 2010.01.01 23:02

[전북 경제 이끄는 신산업] 전주서 탄소역사 쓰는 '금호석유화학'

"이제 대박만 터뜨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전주 입성을 시작으로, 탄소나노튜브를 본격적으로 생산해낼 계획이기 때문이죠."올해 전주 친환경첨단복합단지에 입주해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의 탄소분야 총사령관, 김승수 중앙연구소장(52)의 말에는 자신감이 잔뜩 배어 있었다.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인 금호석유화학이 이 같이 탄소산업을 통해 대박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당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화암동에 있는 중앙연구소에서 국내외 전문가들로 TFT를 구성, 탄소분야 중 탄소나노튜브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면서다.이 회사는 갈수록 탄소분야에 대한 시장상황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래 기업발전, 국가발전이란 웅대한 포부를 가지고 탄소분야에 뛰어든다.주위에서 "타이어와 플라스틱이나 잘 만들지 뭔 놈의 탄소냐"는 비아냥도 있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탄소산업의 가능성 하나만 믿고 과감히 투자를 결심한다.김 소장은 "그만큼 탄소분야, 그 중에서도 탄소나노튜브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지면서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탄소나노튜브는 한마디로 탄소와 나노가 만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나노는 10억분의 1m로 보통 머리카락의 10만분의 1굵기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5분의1정도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나 강하다. 이 두 가지의 장점을 합쳐놓으니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특히 탄소나노튜브는 건축용, 산업용을 넘어 최근에는 암 세표를 파괴하는 의학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하이드브리카 등 친환경제품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재로 알려지며 친환경 소재로도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탄소를 모르면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하지만 모든 것이 의욕만큼 안 되는 법. 금호석유화학은 금 새 현실의 높은 장벽 앞에 주저앉고 만다."당시에는 탄소분야가 생소한 때인지라 전문 인력과 전문 장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불과 5명의 연구원들이 커다란 연구소를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며 김 소장은 당시의 안타까움을 되짚었다.실제 그 당시 중앙연구소 한 쪽에 마련된 탄소분야 연구실에는 어느 연구소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현미경과 비이커 등만 가득했다.말만 연구소이지, 변변한 탄소관련 장비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련 연구가 제대로 진행될 리 만무했고, 그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의 탄소연구는 답보상태에 빠진다.그러나 김 소장을 비롯해 모든 연구진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탄소분야에서는 어느 연구소에 뒤지지 않는 연구소를 만들어 놓는다."금호석유화학 모든 종사자들이 정말로 피 땀 어린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 탄소나노튜브 분야를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 것이죠". 김 소장은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현재 금호석유화학은 CNT 제조설비로 Pilot 설비를, Lab 규모 설비로 3종의 제조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TEM과 SEM, XRD, TGA분석기 등 탄소나노튜브를 충분히 연구 개발할 수 있는 장치를 확보해놓았다.이 같은 연구진들의 열정은 성공이란 달콤한 열매로 이어졌다. 탄소나노튜브를 연구할 수 있는 설비구축이 마무리되면서 올해 원소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연구용 탄소나노소재 제조설비를 도입한 가운데 촉매 및 소재구조 개선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그리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설비구축을 완료한 가운데 고성능 탄소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탄소나노튜브와 관련해서는 원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된 것이며, 조만간 융합재나 복합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올라선다는 것을 의미한다.김 소장은 "탄소나노튜브에서 세계 최고 기업이 생산해낼 것에 전혀 뒤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어냈다고 자부합니다"라며 재차 자신감을 드러냈다.실제로 금호석유화학은 오랜 고생 끝에 세계 최고수준의 촉매 제어 기술과 cnt응용기술을 보유하게 된다.무려 10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현재도 10건의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인 촉매 제어 기술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이를 바탕으로 MW-CNT 분야에서 벨기에 나노실이나 독일 바이엘 등 세계적인 기업들에게 뒤지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하지만 이는 아직까지 실험실 수준이어서, 세계 탄소시장에 내놓기까지는 다소 부족하며,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하고 나선다.그리고 지난 해 9월, 우리나라 탄소산업의 메카, 전주시와 친환경 첨단복합단지에 입주하기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전주기계탄소기술원을 중심으로 한 전주지역의 탄소관련 인프라가 어느 곳보다 잘 갖춰져있어, 자신들이 연구해온 탄소나노튜브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금호석유화학은 내년 하반기 완공목표로 친환경첨단복합단지 9900㎡부지에 150억 원을 투입, 연간 50톤 규모를 생산하게 된다.그리고 올 하반기 3-4개월 동안 시운전을 거친 뒤, 내년부터는 탄소시장에 나가 탄소나뉴튜브 원자재를 판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이 회사는 당장은 원자재를 판매하지만 향후 자사제품인 합성수지나 합성고무 등에 탄소나노튜브를 적용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나아가 하이브리드카나 전자제품, 반도체 등에 활용하는 제품개발에 주력,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의 탄소관련 프로젝트다."충분히 승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기술력도 있지만, 탄소분야가 워낙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니까요" 김 소장은 탄소분야만큼은 주저하지 않았다.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이 세계적인 탄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금호석유화학 전주공장은 생산능력을 300톤, 1000톤 등으로 늘리는 가운데 오는 2017년까지 5000억, 2019년까지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그중에서도 전문인력 인프라가 충분해야하나 우리 지역에서 이를 조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현재 신기술양성센터가 만들어지고, 관내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개설하고 있다지만, 탄소분야의 주가가 올라가는 상승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김 소장은 "향후 인력부문만 해결해준다면, 전주시와 금호석유화학은 미래 발전을 주도하는 지방자치단체, 기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구대식
  • 2010.01.01 23:02

[전북 경제 이끄는 신산업]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은

국내에서 탄소라는 명칭이 들어간 기관으로는 유일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탄소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라는 것.이 곳은 지난 2002년 설립된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가 전신이다.당시 전북지역 산업육성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이후 탄소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으로 2005년 지역혁신우수사례로 선정, 대통령상을 받았다.이와 함께 지난 2008년 팔복동 도시첨단산업단지 내(1만5510㎡)에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란 명칭변경과 함께 새롭게 둥지를 튼다.여기에는 복합기술지원동, 소재성형동, 부품소재시험생산동 등에 다양한 장비들이 구축돼있다.또 7명의 책임연구원 등 30명이 탄소원천소재 기술 및 복합체 응용기술분야, 탄소나노튜브 양산기술과 복합체 응용기술분야의 인력양성과 기업지원에 나서고 있다.이 속에서 기업 부설연구소 15곳과 기업체 12곳이 입주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전주기계탄소기술원은 지난 2003년, 2004년, 2005년 3년 연속으로 산업자원부의 지역산업진흥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전국 9개 지역 혁신기관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이곳 김헌 경영행정실장은 "단순히 탄소분야를 연구 개발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지역,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힘"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구대식
  • 2010.01.01 23:02

[전북 경제 이끄는 신산업] ①녹생성장 핵심 '탄소'

<< 최근들어 '탄소'라는 단어가 쏟아져 나오면서 일반인들이 다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산업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온실가스 감축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인 탄소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온실가스 감축운동에서 거론된 '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이산화탄소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 소재로 꼽히는 소재로서의 '탄소'이다.'탄소'를 재료로 하는 제품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숯이나 먹 및 벼루, 흑연, 자동차 타이어등.그러나 탄소소재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섭씨 1000도 이상의 열처리를 통해 새로운 특성을 지닌 소재를 만드는 것으로, 흑연과 탄소섬유, 활성탄소, 탄소나노튜브, 인조 다이아몬드 등이 있다.이중 도내에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게 '탄소섬유'와 이를 활용한 '탄소섬유 복합소재'이다.탄소섬유는 '누에'에서 실을 뽑아 내듯 검게 탄 '숯'에서 섬유를 뽑아낸다. 원유에서 생산되는 아크릴 등을 원재료를 섭씨 3000도로 열처리(탄화·흑연화)해서 섬유를 뽑아내는 과정을 거친다.이렇게 생산된 탄소섬유는 강철 보다 1/5정도 가볍고, 강도는 10배나 강하다. 탄소섬유 한 가닥은 소형차(800㎏) 한 대 정도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갖고 있다.금속과 비철금속, 플라스틱 등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어 우주선과 항공기, 조선, 자동차, IT, 로봇, 차세대 전지 및 레포츠 등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로인해 20세기가 '실리콘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한 '탄소소재의 시대'로 불리고 있다. >>◆ 전주탄소기술원·금호석유화학, 日 독점시장 공략…공급가격 인하 과제탄소소재 산업에서의 핵심은 공정이다. 핵심공정은 흑연화(3000℃)공정으로, 이 공정에서 탄소소재의 다양한 역학적 특성이 결정된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이 공정은 선진국들의 이전기피 기술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이에따라 세계적으로 이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 등 몇몇 국가에 불과하다.국내에서는 지난 1980년대 섬유업계 대기업인 태광그룹이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 기술 보다 한단계 앞서 있던 일본의 공략과 1997년 IMF위기 등으로 인해 중도에 포기했다. 이후 국내에서 탄소섬유 생산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그런 가운데 지난 2003년께 (재)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 뛰어들었다. 꺼져가던 국내 탄소산업의 불씨를 전주기계탄소기술원이 되살린 것으로, 현재 국내 탄소섬유 생산은 전주가 유일하다.이와 때를 맞춰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던 세계 탄소소재 시장도 급격하게 팽창했다.2000년 이전까지 우주항공과 국방, 원자력 등 특수산업에만 적용됐으나, 이후 제품의 고급화와 유가인상에 따른 경량화 열풍이 불면서 2005년부터 성장곡선이 수직 상승했다. 2∼3년 단위로 기존 시장규모가 하나씩 생길 정도이다.현재는 항공기와 풍력 발전기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항공기의 경우, 항공기 제작사들이 항공기 경량화를 위해 기존 알루미늄 부품재료를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대체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 보잉사의 보잉 787기의 50%가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료로 만들어질 정도이다.특히 초대형 여객기에서의 탄소섬유 강화 복합재의 사용은 훨씬 많아 초대형 항공기의 양산이 본격 진행될 경우, 막대한 양의 탄소섬유 복합재료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여기에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풍력발전기 수요 급증도 탄소소재 시장 확대에 일조했다.풍력발전기의 날개는 보통 10∼15m이며, 5MW급 대형 발전기는 날개는 120m가 넘는다. 따라서 무거운 강철을 쓰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질기면서도 부러지지 않은 탄소섬유로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세계풍력 시장은 2012년에는 1120억불에 달하는 등 연 20%의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다.다음을 기다리는 수요처는 자동차이다.현재 자동차에서는 고급 차종에서 한해 일부 부품에 탄소 섬유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유가인상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세계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은 자동차 감량목표를 발표하는 등 경량화에 사활을 걸면서 탄소섬유가 주목을 받고 있다.일본의 도요타는 5년 이내에 450㎏, 현대자동차는 750㎏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경량화에는 자동차 차체 등에 탄소섬유 활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전문가들은 현재의 추세라면 향후 10년 정도면 지구상에서 움직이는 8억대 가량의 차량이 강철이 아닌 탄소섬유로 대체로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탄소섬유의 일반화에는 공급가격 인하가 선결과제로 남겨졌다.한때 탄소섬유 kg당 가격은 40달러에 달했다. 최근에는 ㎏당 2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아직 자동차에 적용되기는 비싼 편이다. ㎏당 10달러 이하, 즉 7000∼8000원 정도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로인해 탄소섬유 생산업계에서는 공급단가 인하에 주력하고 있다.공급단가 하락으로 탄소섬유가 자동차에 도입되면 전 세계 수요량은 현재 생산량(연 4만톤)의 20배 정도가 증가된 60만∼7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현재 세계 탄소소재 원료시장은 2008년 기준 185억불(24조원)이며, 2015년에는 280억불(36조원), 그리고 2025년에는 618억불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탄소소재를 응용한 분야는 2015년에는 3640억불(47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후에는 토목·건축 분야를 비롯해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노후화로 개보수가 필요한 전체 교량의 40%(12만5000개)를, 일본은 고베 대지진 이후 콘크리트 구조물의 보수보강에 탄소소재 복합재료를 적용하는 것을 본격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렇지만 현재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일본 도레이를 비롯한 일본 3개사가 독점하고 있다.국내의 경우 연간 소비량이 2000톤으로, 세계 주요 소비국(세계 6위) 가운데 하나이지만 생산기술이 없어 아크릴(탄소섬유 원료)을 일본에 수출하고 탄소섬유를 역수입하고 있다.이같은 구조를 대체하기 위해 나선 업체가 전주에 입주한 효성이다. 올해부터 본격 탄소섬유를 생산할 효성은 후발주자로서 틈새시장인 저가 탄소섬유 시장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이와함께 탄소소재의 2세대인 탄소섬유에 이어 제4세대로 불리는 '나노 카본(탄소)'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나노 카본은 탄소 특유의 응집력을 이용한 '나노튜브'와 'C60(풀러린)' 등이 대표적으로, 현재보다 1만배 이상 집적도가 높은 테라급 칩을 만들 수 있는 소재로 꼽히고 있다.지난해 전북도·전주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금호석유화학이 올해부터 탄소나노튜브 및 복합재 개발·생산에 본격 나서게 된다.

  • 산업·기업
  • 김준호
  • 2010.01.01 23:02

[다시쓰는 전북 기업사] ①곡창호남의 중심 전북

<< 아쉽게도 현대적 의미의 기업이 등장한 시기는 일제시대다. 물론 일본인들이 전쟁 물자를 대기 위해 중화학공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업을 이 땅에 설립, 운영했지만, 전북의 경우 정미업과 양조, 제지, 목재 등 경공업이 주류를 이뤘다. 물론 기업인도 일본인이 많았다. 당시 설립돼 최근까지 그 맥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은 백화양조(군산 두산주조), 전북여객, 삼양사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동차, 선박, 태양전지, 탄소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신재생에너지, 인쇄전자, 첨단 RFT산업, 자동차기계부품소재 산업이 전북의 산업 중심을 차지하며 전북경제의 밝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일보가 창간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이번 시리즈는 오랜 세월 도민과 애환을 함께한 전북여객 등 전북의 토종기업들을 다룬다. 암울했던 시대를 헤쳐 온 기업의 역사를 통해 전북 경제의 단면을 들여다 보고, 현재 그리고 미래 전북 경제발전을 주도해 나아갈 기업상을 그려본다. >> ▲ 삼한시대부터 본격화된 곡창 '농도'로 대변되어 온 전북의 지형적 특색은 '비산비야(非山非野)'다. 동부지역은 산간이고 서부지역은 평야, 전체적으로 산과 평야와 바다를 두루 갖춰 농림수산물 생산에 제격이었고,'곡창 호남'의 중심지로서 손색이 없다. 전북지방에서는 먼 옛날부터 풍부한 산물을 바탕으로 크고 작은 부족 세력과 나라가 형성됐고, 역사적 흔적은 마한 등 삼한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이 고장 역사학자 전영래의 '한국청동기문화의 연구, 금강유역을 중심으로, 1983년'에 따르면 충남 논산을 중심으로 남북 각 100㎞, 동서 각 50㎞의 타원형 범위 안에 75개소의 출토지와 254건의 청동기가 보고됐다. 이른바 '금강유역 청동기문화권'이 북으로는 경기도 용인화성, 동으로는 경북 김천, 남으로는 전북 전주익산장수무주 지역까지 형성돼 있었던 것. 이 지역에서는 청동기 제품과 함께 석기, 옥 제품, 유리 제품, 철기 등도 함께 출토돼 고대시대부터 다양한 생산활동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곳 역사 문화는 중국 역사, 고조선 역사와 연결돼 있다. 4세기 무렵 위만에게 나라를 빼앗긴 고조선 준왕은 궁인 1000여명을 이끌고 바다를 따라 남하, 마한을 세웠다. 이 때문에 준왕이 전북 금마에 도읍했다는 설, 익산 쌍릉이 준왕의 무덤이라는 설 등이 있지만, 정설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한과 관련한 나라 54개 가운데, 김제와 부안, 고부, 고창, 남원, 정읍, 전주, 익산에 해당하는 명칭이 보여 전북이 마한의 관할권이었던 것은 확실하다. 김제 벽골제와 익산 금마 미륵사지, 익산 왕궁터 등은 전북지역이 농업의 중심지였고, 또 화려한 문화의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청자가 꽃을 피운 고려시대에 전북지방에서는 부안 신작유천리, 고창 용계리 등 수많은 가마가 세워져 1300여년까지 약190여연간 자기를 생산했다. 고려시대 개성 중앙정부로 올라간 삼남지방의 물품 가운데 대부분이 전라도 지방 농림수산물과 도자기 등이었다. 고려사 창화지(倉貨志)에 따르면 고려 왕실은 12조창(漕倉)을 두고 조운선이 출발하는 포구를 운영했다. 전북지방의 조창은 임피 진성창(진포)이 중심이었다. 최무선이 화포를 이용해 왜구를 크게 무찌른 진포대첩도 전북경제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 종이, 도자기, 부채 품질 최고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도 전북지방의 풍부한 생산물품은 중앙정부로 보내졌다. 조선 영조 때 편찬된 '동국문헌비고 전부고(東國文獻備考 田賦考)'에 따르면 조선 정부가 거둬들인 전세미(田稅米:논밭의 조세로 바치던 쌀)는 총10만 3062석이었고, 이 중 전라도 지방에서 거둬들인 전세미는 4만 2253석으로 무려 41%에 달했다. 여기에 삼수미(三手米:훈련도감 소속의 삼수군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거둔 세금)까지 합하면 무려 5만8457석의 세금을 전라도에 의존했다. 전북을 비롯한 전라도 땅은 그야말로 곡창이었다. 그러나 전라도 지방은 곡물만 풍부했던 것이 아니다. 세종지리지에 따르면 전라도에서 조정에 바치는 공물은 마와 종이, 자기, 목기, 유기, 약재 등이었다. 전주에서 바치는 공물로서 가장 으뜸은 피지(皮紙)였고, 도자기 생산도 눈에 띈다. 특히 종이는 전주와 남원에서 생산된 제품의 품질이 뛰어났다. 전주 부채는 고려시대부터 유명한 생산품이었다. 고대 삼한시대 이래 토기, 견직물, 활과 화살, 창, 각종 장식품 등이 수공업 형태로 생산됐다.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수공업은 한층 발전했다. 고려시대의 경우 관영(官營)수공업, 사영(私營)수공업, 농민수공업의 생산조직을 갖췄다. 조선시대의 관영수공업은 중앙 관서에 소속돼 필요 물품을 담당하는 경공장(京工匠)과 지방 관서에 소속된 외공장(外工匠)으로 구분돼 운영됐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15세기 중엽 경공장의 종류는 129종이었고, 종사자는 2841명이었다. 외공장은 27종에 3656명이 종사했다. 1471년 117명이었던 전라도 외공장 종사자는 1785년 무렵 775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겪은 16세기말부터 관영수공업은 차츰 무너져갔고, 이에따라 국가는 공업적 수요가 생기면 사영수공업에 의존했다. 조선 말기에 들어서면서 도자기공업과 유기공업, 제지공업은 근대적 생산양식의 초기형태인 공장제수공업 형태를 띄기도 했다.

  • 산업·기업
  • 김재호
  • 2010.01.01 23:02

건설업계 연말결산 '발등에 불'

도내 건설업계가 연말 결산을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입찰심사 때 평가항목인 경영상태 점수 확보는 물론 등록기준인 자본금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뒤따르기 때문이다.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을 앞두고 등록요건인 자본금 충족 및 부채·자본회전율 등을 포함한 경영상태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특히 우량 건설업체의 경우 자본금 및 경영상태 점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올해 수주난을 겪으면서 자본금 일부를 운영자금으로 활용한 영세 중소업체들은 연말 결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그동안에는 자본금의 경우 양도성예금증서나 채권 확보 등을 통해 자본금을 충족해 왔지만, 최근 들어 정부가 채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실제 보유채권인 지를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은 물론, 자본금의 통장입금 기간이 한달로 확대되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예를 들면 토목·건축업의 경우 자본금 12억원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중 일부를 운영자금으로 활용한 업체들은 적게는 1억∼2억원에서 많게는 5억∼6억원을 조달해 한달 이상 유지해야 한다.하지만 업계 내에서 이같은 자금수요가 연말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1억원당 300만원 안팎의 이자를 지급해도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어쩔수 없이 채권을 확보해 자본금으로 충당하지만, 사후 검증과정에서 행정처분을 받을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결산 여부에 따라 경영상태 점수와 등록기준 충족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특히 결산철 자금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주변에 이자를 준다고 해도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조동식
  • 2009.12.31 23:02

[지역상품이 부자전북 만든다] ⑥다해수산식품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의 싱그러운 향이 어린 멸치액젓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부안군 보안면 다해수산식품의 김종호 씨(50). 붕어빵에 들어 있는 팥소처럼 김치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바로 액젓이다. 액젓은 김치의 깊은 맛을 결정하지만 냄새는 '다소 난감'이다. 김씨는 액젓에 솔잎을 넣어 고약한 냄새를 상쇄하고 직접 공수한 재료로 액젓과 젓갈을 만들어 판매한다.개인사업자로 지난 2007년 소나무멸치액젓으로 바이전북 인증을 받은 뒤 매출이 30% 가량 늘어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혼자 젓갈을 담그고 판매하다보니 만들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김장철에도 쇄도하는 주문에 물량을 공급하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곰소가 고향인 그는 지난 1998년부터 젓갈을 판매했다. 7년 전 숙성실에서 쓰는 소나무 평상이 다른 재료의 평상보다 잘 견디는 것에 착안해 멸치액젓에 솔잎을 첨가했다."멸치와 소금을 섞어 숙성시킨 뒤 맑은 액만 떨어지도록 평상을 받치는데 소나무 평상이 적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솔잎을 액젓에 넣으면 어떨까해서 시도해보았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저염도의 젓갈을 선호, 솔잎을 넣자 향이 배고 자연스레 염도도 낮아졌습니다."소나무멸치액젓의 가격은 일반 액젓의 갑절이다. 4ℓ는 1만5000원, 8.2ℓ는 3만원으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입소문을 타고 아는 사람만 주문하던 이 액젓은 바이전북 인증으로 회사 로고를 만들고 서울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여해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했다. 현재 소나무멸치액젓의 고객은 70%가 수도권이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으로부터 납품제의를 받아 계약이 진행 중이다."젓갈의 특성상 이물질이 들어갈 위험이 많아 소비자의 불신이 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작업하는 공장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신뢰를 얻었습니다."이러한 김씨에게도 고민이 있다. "액젓을 담글 때 염도·발효·숙성 등을 확인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인력을 찾기 어렵습니다. 김장철을 앞두고 일용직 인력을 쓰기도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시설투자를 통해 좀더 많은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입니다."

  • 산업·기업
  • 이세명
  • 2009.12.31 23:02

"농어업 비용 절감 운동·종자산업 육성"…농수산부 2010 업무계획

농림수산식품부가 30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0년 업무계획'은 크게 △농어업 경영 혁신 및 농어가 소득 증대 △농어업의 체질 개선 및 미래 준비 본격화 △안전한 식품의 안정적 공급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 등4개 주요 과제로 짜였다.농협.수협 개혁, 한식 세계화,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종자산업 육성 등의 사업은 계속 추진하면서 농어업 생산비용 절감, 4대 강 주변 둑 높이기 등 새로운 사업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우·돼지고기 값 인하 여력 생겨농어업 분야 비용 절감 운동이 본격화된다. 제조업 부문에선 이미 70년대 초반 시작된 작업에 뒤늦게나마 나서기로 한 것이다.이를 위해 정부와 농산물 품목조직, 농.수협 등이 참여하는 '비용절감운동본부'가 내년 중 설립된다. 비용 절감 사례를 전파하고 농가에 장부 쓰기 운동을 벌이게 된다.축산 분야에선 사료비를 4천600억원(6%) 줄이기로 했다. 돼지는 백신 접종으로 질병을 근절해 모돈당 출하두수(MSY.어미돼지 한 마리가 연간 출산해 출하하는 새끼돼지의 마릿수)를 평균 14.8마리에서 17마리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한우는 사육 기간(출하월령)을 30개월에서 27개월로 줄이고 조사료(건초 등 섬유질 사료) 공급을 늘려 사료비를 낮출 계획이다.농식품부 관계자는 "27개월 된 소나 32개월 된 소나 1등급 품질이 나오는 비율은 비슷하다"며 "쇠고기의 품질은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사육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고 말했다.농식품부는 이렇게 사료비를 줄이면 한우나 돼지고기 값이 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닭도 1.5㎏짜리 소형닭을 사료 효율이 높은 대형닭(2.5㎏ 이상)으로 점차 전환할 계획이다.토지 특성에 맞춰 화학비료를 처방하는 맞춤형 비료 지원제를 도입해 화학비료 10만8천t을 줄이고 비료비도 1천44억원(11%) 절감하기로 했다.채낚기 어선 217척의 집어등(물고기를 모이게 하는 등불)을 LED(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하고 대규모 온실 250㏊에 지열난방을, 중.소규모 온실 160㏊에 목재펠릿(압축목재 연료) 난방기를 보급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또는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보급해 에너지 비용 1천억원(4.7%)도 줄이기로 했다.▲ 생명공학 연구 강화·농협 개혁종자산업, 생명산업 등 농업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한다. 2012년까지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센터'를 설립하고 내년 중 '곤충산업 육성.지원법'을 제정해 관련 산업의 규모화, 전문화를 지원하기로 했다.또 감귤에서 인공피부 소재용 겔을, 실크에서 인공뼈 소재를, 곤충에서 항생물질을 뽑아내는 등 동식물 자원에서 기능성 물질을 개발하는 생명공학 연구도 강화한다.농협중앙회의 신용(금융)사업과 경제(농축산물 유통)사업을 쪼개는 신경 분리가원활히 이뤄지도록 재정, 세제 분야의 정부 지원 방안을 마련해 2011년까지 사업을 분리하고 경제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수협도 중앙회장, 부실 조합장의 비상임화 등 운영구조 개편을 위한 법 개정을 2월까지 마치고 중앙회 조직.인력을 10% 줄이는 한편 부실수협 4곳은 2011년까지 통폐합하기로 했다.▲ 고독성 농약 12종 퇴출안전한 농식품 공급을 위해 20011년까지 고독성 농약 12종을 퇴출시킨다. 고독성 농약은 짧은 시간 동안 살포만 해도 중독될 수 있는 농약으로 음독.중독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이다.2011년 하반기부터는 축산항생제의 사료 첨가도 전면 중지된다.수입 쇠고기에 대한 유통이력제도 내년 12월 도입돼 쇠고기를 사면서 원산지, 작업장, 등급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쌀 김치에 대한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도 100㎡ 이상 규모의 음식점에서 내년 12월부터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된다.쌀의 수급 안정을 위해 논에 콩이나 조사료, 밀 등을 심도록 유도하는 논 농업 다양화 방안도 도입된다. 대신 이런 작물의 수요 확대를 위해 콩 수매제나 수입량 관련 제도는 손질한다.연간 밀가루 사용량(200t)의 10%인 20t을 쌀가루로 대체하는 '쌀가루 10%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면, 빵, 장류 등 수요 확대 가능성이 큰 분야에 시설 투자를 하고 R&D도 집중해 쌀 가공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쌀 선물거래 시범사업, 대형 쌀 유통회사 설립 등도 추진된다.막걸리, 천일염 등 전통식품의 산업화에도 적극 나선다. 전통술에는 주 원료의 산지를 표시하는 원산지 표시제와 등급을 매기는 품질 인증제를 도입해 품질 고급화를 유도하기로 했다.품질 인증제의 경우 약주와 과실주는 올해 시작됐고 내년에는 탁주(막걸리), 2011년에는 모든 전통술로 확대된다.▲ 농어촌 지역공동체 200곳 육성마을 영농회사 100곳, 마을 어업회사 50곳, 농어촌형 공동체회사 50곳 등 농어촌 지역 공동체 200곳을 2012년까지 육성해 공동체의 자율 관리, 복지.고용 서비스 확대의 버팀목으로 삼기로 했다.새만금 간척지는 수출형 복합 농업단지로 개발하기로 하고 내년 1월 중 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600억원 규모로 조성될 '농식품 모태펀드'는 한우.양돈산업, 천일염, 전복 등을 투자 대상으로 해 내년 하반기 중 운용을 시작하기로 했다.

  • 산업·기업
  • 연합
  • 2009.12.31 23:02

조달청 대지급 수수료 인하 中企 부담 완화

전북지방조달청은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효과적인 대지급 확대를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수요기관에서 조달계약서비스 대가로 납부하는 내자구매 대지급 조달수수료를 현재 보다 2.5% 인하 한다고 30일 밝혔다.대지급제도는 조달계약의 납품대금을 조달청이 우선 계약업체에게 지급한 후 동 대금을 수요기관에서 조달청에 납부하도록 하는 대금 지급방법으로, 그동안 수요기관 직불과 조달청 대지급으로 이원화 운영하던 조달수수료를 일원화하고 수요기관의 내자구매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조달청은 설명했다.전북조달청은 이와함께 이날 장수군청과 전북제일고를 2009년도 중소기업제품 PC 구매 우수기관으로 선정하고 표창 및 부상을 수여했다.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두 기관은 올해 기관 내 PC 구매를 전량 중소기업 제품으로 구매,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예산절감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이다.또 장수군청 재무과 차선희씨와 전북제일고 행정실 안철성씨는 중소기업 PC 구매에 기여한 공이 인정되어 유공자로 선정됐다.이성남 전북지방조달청장은 "중소기업 공동 A/S망이 구축돼 중소기업PC의 A/S문제가 해소 되었다"면서 "중소기업 지원 및 예산절감 등을 위해 중소기업제품 애용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조동식
  • 2009.12.31 23:02

건설업계 "지방 미분양 해소 효과 적다"

30일 국토해양부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지방 청약 1순위 기간 단축과 분양가상한제 택지비 가산비 현실화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지만 건설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청약수요를 늘려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고 분양가 상한제도 보완해 건설사들의 부담을 던다는 취지이지만 그다지 실효성 있는 정책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다만, 오피스텔은 바닥난방 등 규제가 완화되면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공급에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전망했다. ◇지방청약제도 개선 "효과 없다" = 국토부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지방에서 청약수요를 늘리려고 내년부터 청약 1순위 자격요건을 통장 가입 후 24개월에서 6개월로 대폭 단축하고 청약가점제도 지자체장이 판단해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지방 아파트 시장에서 이같은 정책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 주택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깝고 무주택자 신규 수요나 투자수요보다는 기존주택 구입자들이 면적을 넓혀가려는 이주수요가 대부분이어서 청약통장 1순위 자격이 대세를 좌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지방에 분양한 아파트들 대부분이 1순위는 물론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3순위에서도 대거 미달하고 있으며 무순위 선착순 분양에서도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아파트 시장은 현재 청약통장 자체가 필요없는 상황인데 청약순위 요건을 완화해 수요를 늘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려면 경기가 살아나고 지방까지 온기가 미쳐 투자수요가 생겨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한제 택지비 가산비 현실화 효과 '미비'" = 분양가 상한제 택지비의 가산비를 현실화 한다는 방안의 효과에 대해서도 건설업계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부는 민간택지의 경우 실매입가를 땅값으로 인정할 때 기존 취득ㆍ등록세 외에 보유세도 가산비로 인정해 주도록 했다. 하지만 작년 말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상당수 민간 건설사들이 보유하던 택지를 팔았고 보유 택지가 있더라도 자체사업 분양은 미루고 재건축ㆍ재개발 등 분양이 보장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공공택지는 6개월까지만 인정해주던 기간이자를 6개월 이상으로 확대하고, 금리도 실제 대출금리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인데 이 역시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건설사 입장에서 일부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최근 '밀어내기 분양'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크게 올려서 책정하지 않고 있어 혜택의 폭은 제한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작년 말 이후 민간 건설사들이 자체 보유택지에서 공급을 거의 안 하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가 완전히 폐지되고 지방 미분양이 해소될 때지 당분간은 자체사업을 미루는 분위기"라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아닌 보완수준으로 주택공급이 크게 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공급은 증가할 듯 =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등을 '준주택'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특히 건설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오피스텔 공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바닥난방이 전면적으로 허용됐던 200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 실제로 주거용으로 사용되면서도 주택으로는 분류되지 않아 투자수단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오피스텔을 이용한 탈세와 투기사례가 급증하자 2004년 정부가 바닥난방을 전면 금지하면서 공급물량도 크게 줄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도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전국 5천827실(서울 679실)로 2004년의 전국 9만6천620실(서울 4만4천169실)의 6%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정부가 오피스텔 바닥난방 규제를 없애고 국민주택기금 지원이나 용적률상한 등 인센티브를 준다면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주택 전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1-2인 가구나 소규모 가족이 늘면서 이미 건설사들이 원룸형 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틈새시장에 주목해오고 있었는데 정부가관련 규제를 완화하면 상당수 회사가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그러나 "그동안 정부가 소형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이번에도 시장이 형성되고 본격적으로 건설사들이 공급에 나서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연합
  • 2009.12.30 23:02

군산시 나운동 대형마트 입점 재추진

군산시 한복판에 대형마트의 입점이 재추진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9일 군산시에 따르면 N마트의 시행사(㈜엔디알디앤씨)가 당초 나운동 예정 부지에 대형마트를 설립하고자 최근 '도시관리계획입안서'를 제출했다.㈜엔디알디앤씨는 올해 초 대형마트를 건립할 목적으로 도시관리계획입안서를 군산시에 제출했으나 교통난 등의 이유로 반려된 바 있다.시행사 측은 나운동 주공3단지와 입점부지 사이를 매입해 교통난을 해소하는 방안 등을 골자로 입안서를 접수했다. 특히 마트 부지에 있는 233m 길이의 도로(폭 6m) 중 121m를 군산시가 폐지해주면 이를 사들여 주변 도로의 선형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포함시켰다.이에따라 시는 조만간 도시계획위원회를 다시 열어 60일 이내에 ㈜엔디알디앤씨에서 제출한 입안서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행사 측에서 제출한 입안서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 내년 1월말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한편 나운동에 대형마트 입점과 관련해, 시민들의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쇼핑 문화개선 및 생활편의 도모 차원에서, 반대론자들은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과 나운동 일대의 교통대란 우려 등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 산업·기업
  • 홍성오
  • 2009.12.30 23:02
경제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