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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백두산 - 장세균

전언(傳言)에 의하면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후계자 선택이 시급한 모양이다.지금까지 김정일 후계자 운운 자체를 금지시켰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북한 내부변화이다.과거에 김정일을 김일성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그의 태생지를 백두산으로 거짓 선전하였다. 김정일의 진짜 태생지는 러시아 하바로브스크라는 주장이 강력하다. 김정일의 권력 승계 정통성을 위해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을 끌어 들인 것이다.1994년 남한과 중국의 정식 교류협정으로 남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아간 곳이 백두산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행사 때마다 불렀던 애국가 가사중의 백두산 의식이 잠재해 있다가 중국의 문호개방으로 봇물처럼 터진 것이다. 이제 김정일 후계자로 지목되는 김정운이 김정일의 백두산 별장에서 태어났다고 거짓말은 못할 것이다.백두산은 단순히 한반도에서 제일 높은 산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이다. 이 백두산을 종교로까지 승화시킨 사람은 바로 육당 최남선(崔南善)이라고 한다. 옛 부터 조선에는 공자 석가가 필요 없다고까지 했다. 백두산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백두산을 신앙의 경지로까지 끌어 올린 민족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일제(日帝)의 탄압이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 조선일보가 백두산 탐험을 시도했다고 하는데 이는 산악 문화사업 차원이 아니라 백두산을 통해 우리 민족의 한(恨)을 풀어보려는 시도였는지도 모른다. 백두산 등정 도중에서도 대소변을 위해 따로 변기를 미리 준비했다고 하며 등정 중에도 혹시나 산신령을 성나게 해서는 안된다고 하여 큰소리로 지껄이지 않았다든가 산에 오를때도 오른다고 말을 하면 건방진 언사(言辭)라고 하여 산에 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조선왕조실록에는 백두산 분화가록이 선조 30년, 현종9년, 숙종28년등 세차례 나왔는데 분화 때마다 인근지역에 떨어진 화산재(火山災)를 신가루라는 뜻의 신진(神塵)이라고 여기고 신주단지에 받아놓고 예배까지 했다고 한다. 중국 동쪽 끝이라할 연길이 발전한 이유도 남한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백두산 관광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김정운의 후계자설과 관련하여 다시 백두산을 생각해본다./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장세균
  • 2009.06.11 23:02

[오목대] 오디 - 백성일

무공해 건강식품이 인기다.웰빙이라는 참살이 단어가 붙어야 잘 팔린다.유기농 재배 농산물이 관심을 끈다.안심하고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없기 때문이다.중국산 농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해서 판매되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노이로제에 걸려 있다.그래서 농약 안 친 열매는 으뜸이다.단오 무렵에 나오는 오디가 건강식으로 각광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오디는 보리와 함께 익는다.해마다 이맘 때 뻐꾸기 우는 보리누름 철이면 오디가 검게 익는다.어린 시절 뽕밭에서 입 주위를 까맣게 물들이며 오디를 따먹던 기억이 중장년층이라면 있음직하다.구멍가게조차 없는 시골에서 오디는 반가운 군것질거리였다.키가 작아 뽕나무 가지를 흔들어서 오디를 땄다.잘 익은 오디가 후드득 떨어진다.흙이 묻어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다.불어서 그냥 먹었다.오디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배도 불렀다.오디는 동의보감 탕액편(湯液篇)에 '까만 오디는 뽕나무의 정령(精靈)이 모여 있어 당뇨병에 좋고 오장에 이로우며 오래 먹으면 배고픔을 잊게 해준다’고 씌어 있다.또 귀와 눈을 밝게 한다고 했으며 오디를 오래 먹으면 백발이 검게 변하고 노화를 방지한다고 기록돼 있다.뽕나무는 누에가 먹는 식물로 동방의 신목(神木)이라 할 정도로 귀하게 생각했다.한방에서는 오디를 '상심자’라 하여 강장제로 씌였고 오디로 담근술을 '상심주’라 해서 신선이 마시는 술이라고 여겼다.뽕나무는 하나도 버릴 것 없는 나무다.오디나 뽕잎만이 유용한 것도 아니다.껍질과 뿌리는 '상백피’(桑白皮),'상근피’(桑根皮)라고 하여 해열과 진해에 효과가 있다.뽕잎도 차로 만들어 복용하면 혈당을 떨어 뜨리거나 고혈압을 낮추는데 도움 된다.특히 오디에는 암을 억제하고 피부 탄력을 높혀주는 새로운 기능성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레스베타트롤’이라는 물질로 포도보다 156배,땅콩보다 780배가 높다는 것.뽕나무는 양잠업이 성행하던 60~70년대 농가의 주 소득원이었으나 사라졌다가 다시 건강식품 바람을 타고 살아 났다.부안에서는 참뽕이라는 상표로 뽕주가 나와 애주가로부터 사랑받고 있다.오디가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일때는 뽕나무가 많은 부안 정읍 고창이 상전벽해로 바뀔 것이다./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6.10 23:02

[오목대] 자동차 연비 전쟁 - 박인환

미국의 직전 대통령인 부시는 재임 8년 동안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인 교토의정서를 배격했다. 화석연료가 온난화 원인인 것이 불확실하며, 사용을 강제적으로 규제하면 미국경제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는게 비준 반대논리였다. 철저한 자국 이기주의였던 셈이다.부시의 뒤를 이은 현 오바마정부의 환경정책은 부시 정책에서 180도 선회했다. 오바마는 지난 1월 취임사에서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인이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지구를 위험에 빠뜨리면서 동시에 적대국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에 온실가스 관련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함으로써 이제 미국의 기후변화협약 비준은 시간문제로 보인다.오바마의 에너지정책에 따라 최근 발표된게 자동차 연비 기준이다. 2016년 까지 승용차 평균 연비기준을 ℓ당 16.5㎞로 상향키로 전격 결정했다.연비란 연료 1ℓ를 써서 자동차가 몇㎞를 갈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과거 큰 주목을 끌지 못하던 이 지표가 고유가시대를 맞아 자동차 필수 점검항목이 된 것이다.미국은 과거 휘발유 저가(低價)정책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연비에는 무관심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연비가 좋은 차 대신 높은 수익과 함께 폼도 나는 대형차 생산에 주력하며 다가올 위기에 대비하지 못했다. 지난주 파산보호 신청을 한 GM의 SUV차량인'허머’의 연비는 4∼6ℓ/㎞에 불과했다. 이 차는 '기름먹는 하마’라는 별명과 함께 에너지 낭비의 상징이 되다시피 했다.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이 연비기준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도 2015년 부터 자동차 연비를 ℓ당 17㎞ 이상으로 강화하기로 지난주 결정했다. 권장사항이 아니라 강제적 법적근거와 지침을 만들어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의 평균연비는 11.2㎞/ℓ로 일본(16㎞/ℓ)의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연비 전쟁은 비단 자동차업계의 사활만 걸린 문제는 아니다. 업계, 정부, 소비자 모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특히 2개의 완성차 공장이 있는 전북의 경우 자동차 수출이 지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자동차 연비 전쟁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수 없는 이유다./박인환 주필

  • 경제일반
  • 박인환
  • 2009.06.09 23:02

[오목대] 수면부족 - 장세균

요즈음 제대로 잠을 못자는 사람이 예외로 많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수면문제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OECD 국가 중에서 한국 사람들의 수면부족이 제일 심각하다는 통계에 무심할 수는 없을 것이다.모든 동물은 잠을 자게 되어 있으며 심지어는 식물까지도 잠을 잔다는 주장도 있다. 수면과 뇌 활동에 대한 연구도 수면이 왜 뇌 건강에 좋은지에 확실한 대답을 못주고 있다. 수면중에는 뇌세포가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수면중에도 뇌세포는 쉬지 않고 활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도 충분한 숙면이 왜 뇌 건강에 좋은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이다.인간의 일차적 욕망이 식욕 성욕 수면욕이다. 수면은 그만큼 우리 생존에 절대 필요하다. 사람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문중의 하나가 잠을 못자게 하는 고문이라고 하지 않은가. 한국 사람들이 충분한 수면을 못하는 이유는 사회적 원인도 있다. OECD 국가중에서 가장 일하는 시간이 많으므로써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일이 끝났다고 곧바로 집으로만 향할 수 없으며 직장 동료들과도 술자리를 같이 하여야 한다. 이런 요인들이 수면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다.또 어둠속에서 잠을 자는 것보다 인공 형광등 불빛 밑에서 잠을 자면 우리 신체의 바이오리듬을 깬다고 한다. 햇빛에 비해 형광성 불빛은 수면을 도와주는 호르몬 분비나 멜라토닌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우리 신체의 바이오 리듬을 깨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녁에는 자연 불빛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그리고 심리적인 요인들도 잠을 설치게 하고 이런 현상이 누적되면 외부 인식 능력도 떨어지게 한다. 수면부족은 심장 혈관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이것이 오래가면 심장과 혈관에 결정타를 가한다고 한다. 수면부족이 일의 능률을 떨어지게 하는것은 이미 다알려진 사실이다.수면부족의 심각성을 깨닫고 일본은 1998년에 보험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대만도 3년전에 수면에 대한 보험정책을 수립했다. 수면부족은 개인문제가 아니라 국력과도 관계된다고 본 것이다. 또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면부족도 자살률 증가의 한 요인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06.08 23:02

[오목대] 정여립 모반사건 - 조상진

조선 중기에 일대 광풍을 일으킨 정여립(1546-1589)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조선 최초의 공화주의자'라는 극찬에서부터'잔인한 모반자'라는 폄하까지 극과 극을 달린다. 또 그의 모반을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와 날조되었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선다.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렇게 다를까.전주 남문밖(현 색장동), 또는 동문 밖에서 태어난 정여립은 과거에 급제한 후, 홍문관 수찬에 오른다. 박학다식하고 호방한 성품을 지녔으며 율곡 이이 등의 천거로 중앙 인물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하지만 거침없는 언변과 스승 등에 대한 비판으로 선조 임금의 눈밖에 나, 전주로 낙향한다. 금산사 아래 구릿골(동곡마을)에 살며 대동계를 조직하고, 이어 진안 죽도에 들어가 서당을 열고 활쏘기 모임 등을 이끌었다. 이때 왜구가 침입하자 대동계원 등을 데리고 왜구를 물리친다. 그의 조직은 황해도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그러나 당시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싸우던 중앙 정계는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한때 서인이었다 동인(집권세력)에 가담한 그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고발한 것이다. 그가 입버릇처럼 주장한'천하는 공물인데 주인이 있을 수 있는가(天下公物論)'등은 그의 모반을 뒷받침했다.이로 인해 그의 집안은 멸족되었다. 또 3년 동안 선비 1000여 명이 처형당했다. 대부분 동인과 호남출신이었다. 역사는 이를 기축옥사(己丑獄事)라 이름 붙였다. 당시 이 사건은 조선 전체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 넣었다. 말이 1000여 명이지 지금으로 치면 야당과 학계인사 등 반대세력의 씨를 말린 것이다.또 그에 대한 기록뿐 아니라, 오랫동안 이름 석자를 입에 올리는 것도 금기시되었다. 그러니 기록이 남아 있을리 만무다. 결국 후세 사가들은 파편화된 언행을 퍼즐 맞추듯 맞추며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어쨌든 이 사건으로 호남은 반역향으로 몰리고 인재 등용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나아가 조선 전체가 인재고갈과 선비정신의 후퇴로 활력을 잃었다.정여립 사건은 고려때 훈요십조와 이중환의 택리지 등과 함께 호남에 대한 편향적 시각을 제공한 뿌리로 작용해 왔다.마침 전주역사박물관에서'정여립 모반사건과 기축옥사'에 대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앞으로 더 많은 조명이 있었으면 한다./조상진 논설위원

  • 문화재·학술
  • 조상진
  • 2009.06.05 23:02

[오목대] 동서(東西)교통 - 장세균

우리나라 교통망 체계는 남북 중심형이다. 남한의 간선(幹線) 철도인 경부선과 호남선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선이나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은 지선(支線)에 불과하다.호남과 영남의 갈등은 어쩌면 지역간의 불소통(不疎通)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웃이 사촌이다는 우리 속담은 바로 소통이 서로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절대적 요소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웃이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를 자주 나누다보면 서로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과거, 호남 고속도로가 없었을때 호남사람이 대구나 부산을 갈려면 열차를 타고 대전을 향해 위로 올라갔다가 경부선 열차로 바꿔 타고 다시 부산을 향해 내려 가야하는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이제는 88 고속도로가 있어 이런 엉터리 같은 불편은 겪지 않지만 지금도 영남을 갈려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불편이 있다.동서간의 교통두절은 두지역의 소통을 어렵게 했고 서로 혼인하기조차도 어렵게 했다. 동서를 가로막고 있는 소백산맥이라는 지형학적 장애물이 동서 철도 부설, 자동차 도로 개설을 어렵게 했다고는 한다. 사실 높은 산맥은 인적 물적 교류를 차단시키기 때문에 산맥을 사이에 두고 다른 문화, 문명이 형성되어 왔었다. 히말리아 산맥이 동서교류를 차단시켜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차이를 가져왔고 천산산맥이 중국과 카자크스탄의 분리를 가져왔다.그러나 15세기 몽고고원에서 우뚝솟은 징기스칸은 전무후무(前無後無)의 유라시아 대제국을 형성함으로써 동서간의 문명과 문화의 교류를 트게 했다. 고대 로마가 도로건설에 역점을 두었다면 징기스칸은 도로건설과 함께 역참제도를 발달시켰다. 50Km마다 역참을 두어 서쪽의 사건을 몽고의 카라코롬에서 아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5일이었다고 한다.한국의 토목기술은 세계 최일류이다. 그래서 소백산맥은 동서철도 건설의 장애물이 될수는 없는 것이다. 정부의 추진의지 문제일뿐이다. 이제야 동서횡단 철도를 위해 영남과 호남의 정치권이 손을 맞잡았다고 하는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염은 있으나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자치·의회
  • 장세균
  • 2009.06.04 23:02

[오목대] 합죽선 - 백성일

신석정 시인은 '멋'을 이렇게 표현했다.잠자리 날개 같은 한산세저(韓山細苧)로 조촐히 차린 여인이 옥같이 희고 고른 치열을 태극선으로 살짝 가리고 이야길 주고 받는 모습도 우아하려니와,구절오십시(九節五十矢)의 합죽선을 가끔 폈다 접는 선비의 풍채도 또한 이에 못지 않은 풍정이리라.여기에 태극선이나 합죽선이 전주산이고 보면 더 이를 데 없다고 했다.합죽선은 펴지고 접히는 개폐 구조를 갖고 있다.이 때문에 여자의 정조에 비견되기도 한다.정조를 지키고 변절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사랑의 약속과 그 약속의 증표로써 이 부채를 주고 받았다.일심배(一心杯)와 같이 일심선(一心扇)은 부채살 하나 하나에 결의자들이 이름을 쓰거나 시구를 한구절씩 써서 보관함으로써 변심을 경계했다.1871년 신미양요 때 강화도 광성 포대에서 결전을 앞둔 병사들이 원형의 부채살에 각기 이름을 적어 공생공사(共生共死)를 다짐하기도 했다.이 일심선은 현재 미국 아나폴리스 해군사관학교에 전시돼 있다.합죽선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 것이 다르다.중국 합죽선은 부채의 가장자리 갓대에 조각을 해 넣어 장식을 가미하는 성향이라면 일본은 깨끗하게 다듬어 옻칠을 한다.반면 우리나라는 대나무 마디를 그대로 두어 울퉁불퉁한 자연스러움을 살리는 맛이 있다.그림이나 글 하나 넣은 합죽선은 여름철 선물로는 딱 그만이다.조선조 말까지 해마다 단오절에는 공조(工曺)에서 부채를 만들어 재상과 하급 관리들 한테까지 나눠 줬다.호 영남 방백과 절도사 등 지방 장관도 그 지방 특산의 부채를 진상했는데 전주의 합죽선은 단연 일품이었다.부채의 종류도 만드는 재료에 따라 다르다.새의 깃털로 만든 부채는 백우선(白羽扇),부채살이 끝으로 갈수록 가는 부채는 세미선(細尾扇),몸을 가리는 큰 부채는 옹신선(擁身扇),공작의 깃으로 만든 부채는 공작선(孔雀扇),혼인 때 신랑이 가지는 붉은 부채는 낭선(郎扇),벼슬아치들이 외출할때 풍진을 막으려고 얼굴을 가리던 부채는 사선(紗扇),신부의 얼굴을 가리는데 쓰는 진주로 만든 부채가 진주선(眞珠扇)이다.평생 합죽선을 만들어 왔던 죽우 이기동선생이 별세했다.도 무형문화재인 그는 유언서도 "부채를 버리지 마라"고 했다.올 여름 전주 합죽선 하나를 장만해보면 어떨까.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 문화일반
  • 백성일
  • 2009.06.03 23:02

[오목대] 비둘기 - 박인환

비둘기는 오래전 부터 평화의 상징으로 알려진 새이다.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개막식에서 수천마리의 비둘기를 날려보내는 것도 인류 평화를 염원하는 의식의 하나이다.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하게 된 것은 일반적으로 구약성서에 근거한다고 본다. 창세기 대홍수때 노아는 홍수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방주에 실었던 동물 가운데 비둘기 한 마리를 시험삼아 날려 보냈다. 그 비둘기가 올리브 잎을 물고 돌아오자 노아는 비로소 홍수가 그쳤다는 것을 알았다. 또 요한· 마태복음에서는 그리스도가 세례자 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을 때 성령이 비둘기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하여 비둘기를 성령의 상징으로 기록하기도 했다.이같은 상징성 때문에 유엔의 깃발에 올리브가 사용됐으며, 비둘기와 올리브 함께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64년 베트남 전쟁복구를 위해 처음으로 파병한 비전투부대 명칭도 '비둘기부대'였다. 흔히 보수 강경파를 '매파', 온건파를 '비둘기파'로 부르는 이유도 두 새간의 적대관계 때문이다.비둘기는 특유의 귀소(歸巢)본능으로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기원전 중근동(中近東)지방에서 통신에 이용하는 전서구(傳書鳩)를 사육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도 미군 통신부대가 전서구를 이용했다고 한다.이처럼 오래전 부터 사람과 친근한 이미지의 비둘기가 최근들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이것저것 주워먹어 날지 못할 만큼 살이 쪘다는 의미로 '닭둘기', 배설물과 깃털로 세균을 옮길 수 있다는 뜻에서 '쥐둘기'라는 별명까지 생겼을 정도다. 비둘기 배설물의 강한 산성(酸性) 성분은 도심 교량등 시설물이나 문화재를 부식시킨다. 게다가 비둘기의 천적인 맹금류 황조롱이가 도심에서 거의 사라지면서 서식밀도까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마침내 환경부가 비둘기 퇴치에 본격 나섰다. 지난달 31일 법규를 개정해 포획이 가능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한 것이다. 수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김광섭의 시'성북동 비둘기'에 나오는'쫓기는 새'는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황폐해진'현대인'의 은유였다. 그러나 이젠 실제로 비둘기가 사람에게 쫓기는 새가 되고 말았다. 사람 주변에 살며 사랑을 받아온 비둘기가 이제는 퇴출 대상이 된 생태계의 변화가 역설적이다./박인환 주필

  • 환경
  • 박인환
  • 2009.06.02 23:02

[오목대] 서해 5도 - 장세균

우리 정부의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전면 참여에 대해 북한이 서해(西海)상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안전을 보장 못하겠다는 말에 서해 5도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꽃게등 고기잡이가 지난해의 절반도 안되어 주민들 소득이 많이 줄어든데다가 이런 불안한 분위기는 관광객들을 쫓아내는 꼴이 되어 해당 어민들을 울상짓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지상에 자주 오르내리는 북방 한계선 (Northern Limits Line. NLL)은 1953년 8월30일 유엔군 사령관이 함정 및 항공기 초계 활동의 북방한계를 규정하여 남북간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경계선이다. 북방 한계선의 설정의 목적은 유엔 사령부의 함정 및 항공기에 대한 일방적인 통제에 목적이 있었던 것이다.이 북방 한계선은 서해만 있는것이 아니라 동해(東海)에도 설정되어 있으나 육상 분계선의 연장선으로서의 성격이 강해 문제가 되지 않는 반면에 서해는 서해 5도와 여려 섬들 그리고 북한의 여러 지역 그리고 황해도와 인접해있어 예민한 지역인 것이다.서해 5도는 백령도, 대청도, 소총도, 연평도 , 소연평도를 가르키는데 이 5개 섬들은 북한 한계선을 따라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양이다. 서해 5도는 전략적 입장에서 볼 때 연평도는 북한에게는 목구멍의 비수(比首)요,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라고 한다고 한다. 서해 5도는 유사시 북한의 수도권 기습 상륙작전을 저지할 수 있는 군사 요충지라고 한다.지금 현재 남북 군대는 서해 북방한계선 지역에서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상황이다.이 지역이 그만큼 중요하기에 이 지역에 북한 해군 전력의 70%가 집중 배치되었다는 것이며 이에 맞서기 위해 우리 남쪽애서도 백령도와 연평도에 해병대 병력 수천명이 주둔해 있다고 한다.만약 북한이 서해 5도를 점령하고 군인, 민간인을 납치하여 정치 협상거리로 만들거나 인천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과 인천으로 가는 선박의 수로 통행을 방해하면 적지 않은 큰 혼란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북한의 재차 핵실험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우리는 서해 5도 주민 못지않은 불안을 안고 있다./장세균 논설위원

  • 정치일반
  • 장세균
  • 2009.06.01 23:02

[오목대] 잘 가시오, 노무현! - 조상진

"그의 죽음과 함께 우리 모두의 일부분이 죽었습니다."1963년 미국의 존 F.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M.난스필드가 한 말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직도 더 일할 63살의 나이로 서거했다. 그것도 자기가 태어나고 꿈을 키웠던 김해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날린 것이다. 퇴임 뒤 고향마을로 돌아와"참, 기분 좋다"고 환하게 웃던 것이 불과 1년밖에 안되었는데….난스필드의 말을 빌면, 그와 함께 탄탄한 줄 알았던 우리 민주주의의 일부분이 죽었다. 또 권위주의 타파도, 정경유착과 권언유착 근절도, 남북평화도, 지역균형발전도 죽었다. 아니, 그의 죽음을 딛고 다시 꽃 피워라고 그가 대신 죽은 것이다.그는 유서에서"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이 아니겠는가?"고 썼다. 또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는 말을 남겼다.14줄에 불과한 그의 시는 어느 시인의 시보다 더 시적이다. 어느 신앙인의 말보다 더 종교적이다.숱한 영웅 호걸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 동양 최고의 역사서를 남긴 사마천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마다 한번의 죽음은 있다. 그러나 죽음이 태산보다 중할 때와 혹 깃털(鴻毛)보다 가벼울 때도 있다. 죽음을 쓰는데 그 의의가 다를 뿐이다."그렇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죽음을 태산보다 더 중하게 썼다. 유족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의 죽음은 풍운아요, 진짜 사나이 노무현다운 죽음이었다.사소하다면 사소한 그의 허물을 '포괄적 뇌물죄'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망신주기로 일관한 검찰, 죽은 권력에 하이에나처럼 달려들어 물고 뜯고 마음껏 조롱한 보수언론, 그것을 방관하며 즐긴 정권 담당자들에게 그의 죽음은 마지막 항거였다. 그를 지켜주지 못한 국민까지를 포함해 모두가'포괄적 살인죄'의 공범인 셈이다.그러나 그는 갔다.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갔다. 오늘 우리는 국민장으로 그를 보내려 한다.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장례식은) 공경으로 하는 것이 제일이요, 슬픔으로 하는 것이 그 다음이요, 울다가 지쳐서 병이 나는 것이 제일 못하는 것이다"항상 약자편에 섰던 그를 우리는 공경으로 보내며 그의 뜻을 잊지 말자. 잘 가시오. 위대한 바보, 노무현!/조상진 논설위원

  • 정치일반
  • 조상진
  • 2009.05.29 23:02

[오목대] 죽음과 영혼 - 장세균

2009년 5월 23일 오전 9시30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을 마감하였다. 그분의 마지막 장면이 국민들에게 충격적이고 의외적이다. 그분의 길지 않은 인생은 많은 일화(逸話)을 남긴 채 홀연히 만고(萬古)에 자취를 남겼다.영남에서 민주당 옷에 황색 깃발을 들고 선거전에 뛰어든 용기는 삼국지(三國志)속에 단기필마(單騎匹馬)의 조자룡 장군을 연상케도 했다. 얄팍한 술수의 정치인들과는 다른 순수미(純粹美)의 대변인이었다. 이런 우직한 모습이 호남인을 감동케하여 결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세게 되었고 30만표라는 아슬아슬한 표차이로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선의 승자가 되게했다.노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의미와 더불어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문을 던지게도 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살아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과의 거리가 아주 가까운 것으로 보여진다.상여 머리에서 부르는 향두가(鄕斗歌)에서는 "북망산(北邙山) 멀다드니, 냇물건너 북망산이로구나."라고 불러 이승과 저승을 하나로 연결시켜 놓았다. 또 " 문전옥답(門田玉沓) 서마지기 날이 가물면 어이 잠이룰꼬"하여 날이 가문 것까지 그 북망산에서 죽은 사람이 내려다보고 걱정한다는 것이다. 죽어서 땅에 묻혀도 혼백(魂魄)만은 항상 식구들과 한 지붕 아래서 같이 살면서 밥을 먹는다고 생각했다.또 옛날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과도 결혼을 했다. 그래서 어느 인류학자는 "한국 사람들은 죽어서도 산다"고 까지 말한바 있다. 그리고 만약 낯선 땅에서 갑자기 죽어 시신(屍身)을 못찾으면 그 영혼은 그 현장을 못떠나고 영원히 울며 헤메일수 밖에 없다고 보았다.이런 생각이 유족들이 배를 타고 가서라도 KAL기 격추현장에 접근해서 차가운 바닷물을 병에 담아 겨드랑이에 끼고 따습게 녹여주며 통곡하게 했다. 이는 얼어붙은 추운 바다를 헤맬 영혼을 달래주겠다는 뜻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유서에서 누구도 원망치 말라고 했듯, 그분 역시 원망을 털어버리고 저승에서 평안을 누르기를 바랄뿐이다./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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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세균
  • 2009.05.28 23:02

[오목대] 사즉생(死卽生) - 백성일

노무현 전대통령은 머나먼 길을 떠났다.다시 돌아 올 수 없는 길로 갔다.사람에 대한 평가는 살아서 평가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죽은 후에 대한 평가가 진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노 전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이제 역사의 몫이 됐다.이승에서 힘들었던 그의 삶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시작된 셈이다.그는 항상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강자들과 거침없이 싸웠다.마치 힘 센 골리앗과의 싸움이었다.그의 삶은 승부사 기질로 가득 찼다.상황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 질때는 그는 중심에 서서 물러 서지 않았다.한마디로 그의 삶은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그 자체였다.이 말은 춘추전국시대 무패신화를 이룬 오기장군이 지은 오자병법(吳子兵法)에 나온다.필사즉생 행생즉사(必死卽生 幸生卽死) 즉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고 살기를 각오하면 죽는다는 뜻이다.이 말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병사들을 독려하면서 사용, 승전을 이끌면서 후세에 더 유명한 문구가 되었다.노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평가가 엇갈려 있다.보수 수구 세력들과 달리 진보 세력들은 억장이 무너진 느낌으로 슬퍼하고 있다.가난한 자들은 그의 죽음을 더 애도하고 있다.그의 삶의 괘적이 힘 없는 사람편에 서서 싸워왔기 때문이다.그는 그 자신이 죽는줄 알면서도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았다.편하고 쉬운 길은 그의 선택이 아니었다.그래서 지금 땅도 울고 하늘도 울고 있는지 모른다.'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아하수에로 왕 앞에 나간 에스더 결단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꺼져가던 이스라엘 민족을 죽음의 위기에서 건진 것처럼 지금 그의 죽음이 모두를 고난의 터널에서 빠져 나가게 하고 있다.예수의 십자가는 자기를 죽임으로 사람을 살리는 사즉생(死卽生)의 전형이었다.이 순신장군의 사즉생과 같은 결단의 각오가 우리 민족을 살렸고 위대한 신앙의 여성 에스더의 사즉생으로 이스라엘 민족이 살았으며 예수의 사즉생으로 인류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할 수 있게 되었다.인간의 삶과 죽음은 생자필멸 회자정리(生者必滅 會者定離)라고 했다.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노 전대통령은 산자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것처럼 말이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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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09.05.27 23:02

[오목대] 빈부격차 - 박인환

'부자 집 나락이 먼저 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또'돈이 돈을 번다'고도 한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그후 부터 돈은 내리막길의 눈덩이와 같다고 한다.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 현상을 빗대 하는 말들이다.사실 빈부격차는 사람사는 사회에서는 어디에서나 있기 마련이다. 투입이 있어야 산출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일방적인 부(富)의 편중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결코 정의로운 일은 아닐 것이다.지난해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1990년 이후 가장 많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우리나라 도시가구 소득을 분석한 결과 지니계수는 0.325로 2007년의 0.324 보다 0.00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통계청이 관련자료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0부터 1까지로 표현되는 지니계수는 수치가 커질 수록 불평등 정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로 상위 20%가구의 평균소득을 하위 20%가구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배율도 지난해 6.2배로 역시 1990년 이후 가장 높았다.물론 소득격차 만이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5년의 통계지만 우리나라 1%의 인구가 공유지를 제외한 국토면적의 51.1%를 소유하고 있고, 5%가 82.7%를 차지하고 있다.빈부격차 확대는 우리사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고착시킬 우려가 크다. 계층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사회통합을 어렵게 만들고 저소득층 증가로 이어져 사회안정을 위협할 건 뻔할 일이다.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라면 일방적인 부의 집중과 상대적 박탈감을 방관만 해서는 안된다. 분배와 복지에 나름대로 정책 우선순위를 두었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도 집권 10년 동안 이 어려운 난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하물며 이명박 정부들어서는 이같은 정책마저 후퇴하고 있는 느낌이다. 종부세의 폐지등이 대표적 사례다.일방적 부의 편중을 해소하는게 정부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소홀히 하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벼랑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경제불황에 겹쳐 이념등 온갖 이슈를 놓고 깊어진 계층간 갈등이 빈부격차로 더욱 깊어지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서민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시급한 시점이다./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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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환
  • 2009.05.26 23:02

[오목대] 학력(學歷)과 학력(學力) - 장세균

해방 후 교육정책이나 입시정책이 우왕좌왕 갈팡질팡,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중의 하나는 교육이 학력(學力), 즉 배움의 깊이와 넓이에 맞추어 진 것이 아니라 학력(學歷), 즉 어느 고등학교, 어느 대학에 들어가느냐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었다.대학입학은 학력(學力)을 위해서가 아닌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되었다. 해방 후 너도나도 대학입학은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사립대학 양산을 낳았다.오래된 국제적 통계에 의하면 대학교는 취직이나 결혼에 좋은 수단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소개되었다. 예를 든다면 독일은 24.8%, 프랑스는 33.4%, 스웨덴은 35,8% 미국은 35,9% 영국은 40,6% 스위스는 41.7% 일본은 51.4%였다. 우리나라 경우라면 아마도 70%에서 90%가 대학진학을 취직이나 출세의 수단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서구는 대학을 학력(學力)의 수단, 즉 배움의 장소로 생각했지 학력(學歷)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사실상 국가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人材)는 한정되어 있는데 1년이면 몇십 만명의 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무한 경쟁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쁜 의식을 심어준다.첫째는 학력(學力)즉, 배움을 넓히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위해서 공부하는 것이다. 한국 고등학생들의 공부시간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감탄한바 있다. 그러나 알고보면 진정한 공부라기보다는 일종의 수험공부이다. 둘째는 현대 청소년들에게 창의력과 정서를 방해하여 메마르고 각박한 인성을 조장한다. 셋째는 남보다 앞서야만이 내가 선택받기에 남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악성(惡性)의식이 생기게 된다. 넷째는 수험공부가 끝난후에도 공부라는 것을 무엇인가를 얻는 수단으로 생각하게 된다.독서 그 자체에 즐거움을 못느끼고 단순히 시간 낭비라고 여기는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의 46%가 일 년에 단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는 것이다. 그러나 학력사회(學歷社會)의 장점도 있다고도 하는데 누구나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사람과 똑같이 된다는 평등의식이다. 학력(學力)을 위해서 대학에 들어가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이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05.25 23:02

[오목대] 부부의 날 - 조상진

"아무런 혈연도 없으면서 혈연의 창조자가 되는 부부, 세상에 가장 좋은 사람·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나, 차츰 예사로운 사람으로 여기고 때로는 시들하게 생각하면서도 가장 미더운 사람,… 고마우면서도 고맙다 하지 않고, 즐거우면서도 즐겁다 말하지 않는 가운데서 서로 믿고 만족하며 사는 부부,… 인생의 총본부, 세계의 총본부가 되는 부부"이원수의 에세이'부부의 정'에 나오는 대목이다.부부는 인간 구성의 기본이다. 나아가 인간관계 가운데 가장 친밀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3친(三親)중 첫번째다. 이와 관련, 명심보감 안의편은 이렇게 말한다."사람이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뒤에 형제가 있으니, 한 가정이 되는 친족은 이 세 가지뿐이다."물론 여기서 3친은 부부·부자·형제를 뜻한다.그런데 그 다음이 좀 걸린다. 장자(莊子)를 인용해 "형제는 수족과 같고 부부는 의복과 같으니 의복이 떨어졌을 때는 새 것으로 갈아입을 수 있거니와 수족이 잘라진 곳은 잇기가 어렵다"는 대목이다. 형제간 우애를 강조하려 했겠지만 부부사이를 의복에 비유한 것은 수긍키 어렵다. 갈라 서면 남이란 말인가.실증주의 사상가 H.A.텐은 부부관계를 실증적으로 표현했다."3주간 서로 연구하고, 3개월간 사랑하고, 3년간 싸움을 하고, 30년간은 참고 견딘다. 그리고 자식들이 또 이와 같은 짓을 시작한다."하지만 부부윤리를 가장 정확하게 짚은 것은 이희승의 강좌'인간과 윤리'가 아닐까 한다."별다른 개성을 가진 남녀가 결합하여 한 개의 인격이 된다는 데는 거기에 벌써 협동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부부간의 협동이란 1+1=2가 아니라, 1+1=1이 되는 것이다. 즉 그들의 개성은 반만 남게 되는 것이다. 반은 죽이고 반만 살리는 것이다. 반을 죽인다는 것은 희생이요, 반을 살린다는 것은 사랑이다. 희생의 정신과 애정, 이 두 가지가 없이 부부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주례사를 듣는 것 같지만 오랜 경륜이 묻어난다.오늘은 부부의 날이다. 5월 21일로 정한 것은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들어 있다. 스스로의 부부관계를 돌아보는 날이었으면 싶다.

  • 사회일반
  • 조상진
  • 2009.05.21 23:02

[오목대] 천운(天運) - 백성일

살다보면 운 좋은 사람을 본다.사고가 났는데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층 아파트에서 어린 아이가 떨어졌는데 다행히 나무가지위로 떨어져 생명을 건진 일이 있다.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콘크리트 더미에 갇혀 기적처럼 살아난 사람도 있었다.보통 사람들은 이런 사람을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고스톱 판에서도 운이 기술을 압도할때 보통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한다.옛말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져도 솟구칠 구멍이 있다고 했다.운 때문에 운명이 하루 아침에 뒤바뀐 사례는 수없이 많다.그렇다면 좋은 운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면 절대자로부터 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일반인의 생각은 좀 다르다.운명론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타고 났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자만심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운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만들어 진다.예로부터 도인들은 운을 불러 오기 위한 비법 중의 하나로 하심(下心)을 꼽았다.하심은 몸을 땅에 가장 가까이 닿게해 마음을 낮추는 것이다.나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며 산다는 그런 말이다.다음으로 절제(節制)다.구약성서에 "제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은 성을 탈취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괴테는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자는 지배할 가치도 없는 자라고"말했다.노자는"남의 일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다.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이상으로 훌륭한 사람이다.그리고 남을 설복시킬 수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그러나 자기 자신을 이겨 내는 사람은 그 이상으로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극기와 자제의 중요성을 말한 대목이다.공자도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감이 인이 된다.하루라도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간다."고 극기복례(克己復禮)를 강조했다.징기스칸도 "나는 나를 이기자 징기스칸이 되었다"고 했다.절제하면 반드시 그 보답이 있기 마련이다.그 모양은 운이란 모습으로 다가온다.마지막으로 흔들리지 않은 옳은 마음 즉 항심(恒心)이 있어야 한다.복은 그냥 만들어 지는게 아니다.착한 마음을 갖고 항상 남을 높힐 줄 알아야 한다.하심을 갖고 절제하면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면 복 받을 수 있다. /백성일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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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09.05.20 23:02

[오목대] 외래(外來) 동식물 - 박인환

생태계를 파괴하는 요인으로는 성장과 개발정책으로 인한 동식물 자생지의 파괴, 밀렵과 남획,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오염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요인들은 인간들의 행위에 의해 비롯된 것이다.이 요인들외에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외래(外來) 동식물의 유입이다. 안정된 자연 생태계는 오랜 세월에 걸쳐 구성종(種)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것으로 특정한 환경내에서 나름대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래 동식물은 이같은 질서를 깨고 새로운 생물간 상호작용을 토착생물들에 요구한다. 만일 외래종이 기존 생태계의 먹이사슬 상위에 존재하고 강력한 번식능력을 지니고 있을 경우 안정된 생태계의 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외래 동식물은 황소개구리의 경우처럼 식용이나 농가소득 증대용, 애완용등의 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처 폐해를 예상하지 못한채 관리소홀이나 방생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관심을 쏟다가 다시 방치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식물의 경우는 수입 화물등에 묻혀 들어오는 사례가 대부분이다.국내에서 현재까지 발견된 외래 동식물은 510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종만이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동물로는 황소개구리를 비롯 블루길, 큰입배스, 붉은귀거북이가 지정됐으며 식물로는 돼지풀등이다. 뉴트리아는 이미 수생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으나 아직 생태 교란동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국립 환경과학원은 사향쥐와 비자루국화, 미국가막사리, 큰김의털등 4종의 외래 동식물이 심각하게 생태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커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에 맞춰 도내 외래어종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용담호의 경우 블루길이 출현어종의 27%를 차지하고 있고, 만경강 수계에서는 배스가 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스나 블루길은 한 때 '물 반 고기 반'으로 유명했던 임실 옥정호의 민물고기를 절멸시킬 정도의 상위 포식자다.이대로 가다가는 용담호까지도 민물고기의 멸종이 우려된다. 천적도 없는 상황에서 가끔씩 개최하는 낚시대회만으로는 근본적인 제거가 어렵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마구 빼내는 현상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될 일이다. 더 늦기전에 확산방지와 퇴치를 위한 체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박인환 주필

  • 환경
  • 박인환
  • 2009.05.19 23:02

[오목대] 진신사리(眞身舍利) - 장세균

얼마전에 익산 미륵사지에서 발견된 사리장엄등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지킴이 대책회의가 열린 가운데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진신사리(眞身舍利) 친견 대법회는 익산에서 개최되는 것이 마땅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진신사리와 관련해서 이야기 한다면 진신사리는 부처님이 돌아 가신 후 그 유골은 각기 연고를 주장하는 여덟 부족(部族)들에게 나누어주고 나중에 와서 소유를 주장하는 두사람에게는 나누어줄 유골이 없어 한사람에게는 유골을 담았던 단지를, 다른 한사람에게는 화장(火葬)한 곳의 재를 주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고 한다.이렇게 분배된 부처님의 유골을 그 후 아쇼카왕이 거두어 8만4천개의 사리탑에 나누어 모셨다고 하는데 그 사실 여부는 알길이 없다고 한다. 오직 과학적으로 입증할만한 유일한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1898년에 인도와 네팔의 국경지방의 한 옛 전탑에서 발굴된 것이라고 한다. 그곳은 부처님의 고국(故國)인 석가족이 살았던 땅이라고 한다.그 당시 영국의 주재관원(駐在官員)이었던 폡폐라는 사람이 전탑발굴 도중에 뼈단지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곁에 기원전 수세기 무렵의 고대문자가 씌여져 있었다고 한다. 그 문자가 "샤카족 불세존(佛世尊)의 유골단지로 영예로운 형제자매 처자들이 받들어 모시는 바이다"로 해독되어 당시 온 세계를 흥분시켰다고 한다.이 유골단지는 불교국인 태국왕실(泰國王室)에 양도되어 지금도 그곳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시대 이래 중국에서 전래되었다는 불세존의 사리를 모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고 한다.예를 든다면 양산(梁山) 통도사, 팔공산(八公山)의 동화사, 묘향산(妙香山)의 보현사, 오대산(五臺山)의 적멸보궁, 태백산(太白山)의 정암사, 천안(天安)의 광덕사, 지리산의 대원사, 속리산의 법주사, 설악산의 봉정정암 등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도굴로 화제가 되고 있는 고성(高城) 민통선(民統線)에 있는 건봉사(乾鳳寺)가 있는데 한때는 조선의 4대 사찰의 하나로써 전쟁 때 소실되어 지금은 사리탑 두 개와 무지개 다리만이 남아있다고 한다./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재·학술
  • 장세균
  • 2009.05.18 23:02

[오목대] 빨리 빨리 - 장세균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개발 협력기구(OECD)의 주요 회원국 17개국의 평균 식사시간과 작년 국내총생산 (GDP)성장률만을 비교해 볼 때 밥을 빨리 먹는 나라들이 국내 총생산량이 더 많았다는 재미있는 통계가 나왔다.한국 사람들의 조급성은 "빨리 빨리"라는 단어로 요약되면서 "빨리 빨리"라는 단어는 1980년대 후반부터 동남아시아 관광지 현주민들이 꼭 알아야할 필수 단어였다. 어찌되었건 "빨리 빨리"라는 단어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어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흔히 궁금해 하는 것이 한국말에는 "빨리 빨리"와 비슷한 단어가 왜 그렇게 많은가라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급(急)히" "속(速)히" "얼른" "어서" "서둘러"등이다.원래 우리민족이 농사를 주로 지었던 농경시절에는 그렇게 조급하지 않았다. 농사(農事)라는 것이 조급히 서둘러서 되는 것도 아니고 기후와 천시(天時)에 맞추어서 논갈이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일 합방 후(韓日 合邦後), 일본 총독부가 한국민족 성격을 규정하길 조선인은 끈질기고 인내심이 많으며 부지런하고 영악하다고 까지 했다. 이런 민족성이 조급해진 것은 우리사회의 정치 사회현상과 관련되어 진다.해방 후 6.25전쟁을 겪으면서 피난을 가야하는 절박한 상황은 사람들을 빨리 빨리 움직이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강다리를 건너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을때였다. 오직 빠른 동작만이 자기 생명을 보장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절박한 경험들이 우리 DNA 속에 입력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런 조급성이 1960년대, 박정희의 개발 독재시대 산업화를 앞당기는 긍정적 요인이 되기도 했다. 불과 40여년 만에 산업화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거뜬히 잡게 한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제 빨리 빨리만 가지고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음 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 우리 음식이 서양처럼 맨 처음 수프가 나온 다음 야채가 나오고 그리고 스테이크가 나오는식이 아니라 밥상에 한꺼번에 모든 음식이 동시에 나오는 공간전개형(空間展開型)이다 보니 조급성을 낳는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제 멀리 내다보는 느긋함도 있어야겠다./장세균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장세균
  • 2009.05.14 23:02

[오목대] 정자나무 - 백성일

싱그러움이 더해 가는 5월 느티나무 빛깔은 아름답다.예전에는 마을 어귀에 있는 아름드리 정자나무가 마을 수호신처럼 모셔졌다.정겨움의 상징이었던 정자나무가 새마을사업하면서 많이 잘려 나갔다.오가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아줬던 정자나무는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져 시원함을 더해줬다.맘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휴식공간이었다.땡볕 내려 쬐이는 날에 정자나무 밑으로 가면 그늘이 생겨 더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었다.정자나무 밑에서 점심 먹고난 후에 잠깐 붙힌 새우잠은 꿀맛 그 이상이었다.여름날의 느티나무는 그늘도 되고 비올 때는 우산도 되었다.놀이기구가 없던 옛적에는 아이들이 깔깔대며 맨땅에서 공기놀이 했던 곳이었다.어른들은 멍석 깔고 백중날 같은 때 윷놀이를 즐겼다.마치 시골장터 같았다.지금 생각하면 아련한 추억의 공간이었다.불과 몇 십년전의 시골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다.설령 느티나무가 있어도 예전 모습은 아니다.그만큼 바깥 세상이 변했다.편리함 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시골 인심과 풍경까지도 바꿔 놓았다.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다는 고시조 한구절이 떠오른다.우리 삶의 모습을 산업화가 바꿔 놓았다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불과 한 두세대전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눈 앞에서 사라져가 안타깝다.인정어린 낭만도 따라서 없어졌다.지난날에는 공동체의 삶을 중시했다.자연히 농업이 주가 돼다 보니까 돕고 사는 두레 문화가 싹틀 수 밖에 없었다.지금은 어떤가.순후했던 인심마저도 메말라 간다.사막처럼 마냥 황폐해졌다.불신의 골만 깊게 패이고 있다.나와 우리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만 팽배해졌다.경로효친사상도 함께 무너졌다.선거가 편가르기 양상으로 치닫아 지방자치도 역기능 쪽으로 잘못 가고 있다.돈 되는 쪽으로만 모두가 줄서기 때문이다.지역에 세칭 유지라는 사람들이 너무 잇속에 빠져 있다.원로는 그 사회의 어른이다.정자나무와 같은 존재다.지금 전북은 약간 혼란스럽다.20년간 지속된 민주당 일당 체제가 정동영 신건 무소속 연대로 무너질 위기다.지역에 갈등이 생길때마다 원만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원로가 없다.한 여름에 따가운 햇볕을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을 가져다 주는 쉼터 같은 원로는 없을까.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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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09.05.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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