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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와 기쁨을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객원논설위원 무술년(戊戌年) 태양이 붉은 노을 속으로 저물어가고, 2019년 기해년(己亥年) 풍요를 의미하는 황금돼지의 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새해 다시 떠오르는 태양처럼 희망과 비전을 품고 힘차게 나아가기를 기대하며, 2018년 남북한 평화의 바람과 흐름을 뒤돌아 짚어본다. 올해는 남북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해소되는 분위기가 짙었다. 남북 정상회담은 올해 11년 만에 재개, 세 차례나 열렸다. 1차 정상회담은 4월 27일 판문점에서, 2차는 5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3차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각각 열렸고,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틀을 마련했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종전을 다짐했으며, 한반도 비핵화 등을 논의했다. 남북과 UN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를 추진하는가 하면 북한 철도 현지조사를 했다. 또한 지난 12일 남북은 65년 만에 처음으로 서로 총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남북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 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상호검증에 나선 것으로, 남북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DMZ 내에 설치된 GP를 상호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국방부는 남북의 현역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에 오솔길을 만들고, 군사분계선을 평화롭게 이동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로 이는 남북 군사당국의 합의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지난 16일에는 미국 CNN방송이 2018년에 일어난 좋은 일 중 첫째로 남북한의 종전선언 약속을 꼽았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것도 좋은 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미 협상은 비핵화 조치와 제재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합의한 서울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해 남북의 물밑협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서두르지도 재촉하지도 않고 편안한 시기에 언제든, 평양회담 합의처럼 가급적 가까운 시기에 진행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제 남북 평화를 위한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 비핵화를 통해 분쟁이 없는 한반도, 진정한 대화와 평화가 정착되고 더 나아가 남북통일이 이뤄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반도 한민족이 평화와 기쁨을 누리며 잘 살기 위해 다 함께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등이 함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아리랑 열창무대가 백두산 천지에 이어 서울에서 다시 울려 퍼지기를 손꼽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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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3 19:28

인생과 ‘돈’의 함수

김형중 시인前 전북여고 교장 2주 후면 2018년도 역사의 뒤안길로 스며든다. 올해도 지상의 모든 사람들은 돈과 보람과 행복으로 가는 길을 향해 무던히도 많은 땀을 흘렸으리라. 삶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돈?이란 참으로 야릇한 물체로 세상 사람들을 욕구의 틀 안으로 가둬버리는 신비의 마력을 갖고 있다. 돈과 사랑은 사람들을 철면피로 만드는 묘한 공통점을 지니며, 그것들이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만 다른 것들을 즐길 마음의 여유가 생겨 비로소 인생이 자유로워진다고 한다. 옆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알고 싶거든 그가 돈과 권력과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유심히 살피라고 했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청빈과 겸손을 미덕으로 숭상했었으나, 자본주의 체제의 경쟁시대를 맞아 인성과 사고(思考)는 급변을 몰고 왔다.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모든 다툼과 전쟁의 불씨는 이념과 이해관계가 얽혀서 시작된다. 명예와 권력을 가진 통치자들도 돈(뇌물)에 집착이 강하거나, 그것을 잘못 다루면 정치생명이 끝장난다. 대게의 사람들은 돈을 기본바탕으로 해서 인생을 엮어 가는데, 돈에는 눈이 없어 주인을 가리지 못하기에 현실은 더욱 각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대로 쓰여 졌을 때는 아무런 탈이 없겠지만 받지만, 잘못된 생각으로 거래를 하다가는 평생 쌓아올린 공든 탑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돈이란 존재의 이중성이며, 부모자식 사이도 타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괴물이다. 가난과 기침과 사랑하는 마음은 감출 수 없다고 했다. 돈을 사랑하는 간절함은 세상 사람들 모두의 공통분모일 것이다. 자신의 필요와 습관에 따라 돈을 사용하는데, 수입이나 지출에 의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됨됨이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서 살아간다. 돈에 관련된 말은 가능하면 회피하려드는 위선은 기성세대들이 유교사상에 젖어있는 습관일 것이다. 돈을 추구하는 과정이 도덕적이면서도 인간미를 지닌 모습이어야 하는 시선은 대단한 모순이며, 사용할 때나 접하는 태도에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모양새가 다르게 형성되지만 성장과정을 거치는 가정환경에서부터 크게 영향을 받는다. 보통사람들은 과연 거지철학자 디오게네스처럼 자족적인 삶에서 배가 고프면서도 웃는 얼굴로 행복을 논할 수 있을까? 자연을 노래하는 지난날들과는 달리 현대사회는 돈의 전쟁터로 개인, 집단, 국가 등 상대와의 모든 소통은 돈으로 통한다고 한다. 사회규모가 커져가면서 물질을 활용하는 생활에서 원활하고 편리하게 소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서 비롯된 돈이 만들어진 과정은 인생에 작용하는 힘의 본질을 극대화하려는 사람들에 의한 발안이었을 것이다. 인간들에게 돈이란 매우 복잡한 존재로 눈을 멀게 하고, 귀를 어둡게도 하고, 인륜을 저버리게 하면서 양심마저 마비시켜 가는데, 그것을 제대로 벌어들이고, 옳게 쓸 줄 알아야만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일반사람들이 부지런히 사는 것은 자신과 가족을 위한 행복의 설계를 완성하려는 의지 때문이다. 노동은 행복의 길을 찾아가는 원천의 끈이 되어 돈과 인생은 불가분의 관계로 정립할 수밖에 없다. 흔히 중국인들과 유태인을 수전노라 부르지만 그들은 생활의 무기로 힘의 원천을 만들어가는 생존의 수단에 충실했을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을 동정은 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삶의 부분에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욕구의 충동보다 더한 에너지는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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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16 19:44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며칠 전 우리지역 여성단체가 주관하는 큰 국제행사가 열렸다. 성매매합법화와 성구매자처벌법의 같은 목적과 다른 정책이 가져온 여성인권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주제로 국제전문가를 초청해 진행된 포럼이다. 성매매가 합법화된 대표적인 국가 네덜란드와 소위 노르딕모델이라 일컬어지는 성구매자처벌법이 강력한 스웨덴의 여성인권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네덜란드는 2000년 성매매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합법화 한 이후 성매매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에는 법률적으로는 불법이었지만 암묵적 용인이 있었다고 한다. 합법화는 성매매과정의 착취는 철저하게 규제하고 성매매근절을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미성년자 유입을 철저하게 경계하고 성매매여성의 지위보호를 위한 노력과 범죄조직과의 관계차단을 위한 감시,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성매매를 규제한다는 주요목표가 확실하다. 법의 잣대 또한 자발적인가 강제적인가와 성매매와 인신매매의 철저한 구분이다. 그렇다고 합법천지는 아니었다. 불법적인 많은 사례들이 있고 합법을 가장한 범죄조직과 연루된 성산업카르텔이 만연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으로 대다수는 성산업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고, 많은 도시들에서는 현재 집결지를 폐쇄하거나 성매매를 금지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나라에서 합법화의 목적은 성산업을 인정하겠다는 것보다는 성매매에 유입되는 여성들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취지에 있다. 스웨덴은 성구매자처벌에 우선 원칙을 고수한다. 처벌법은 전단지나 인터넷 홍보사이트를 보고 전화나 문자 등으로 성구매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한다. 수요차단을 위해 성구매자를 처벌하는 법은 강력하게 작동되고 있으며 성을 파는 사람은 대부분 착취를 당하는 취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단단하다고 한다. 성매매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실현시키고자 선망하는 노르딕모델이다. 성산업과 민주국가는 함께 갈 수 없다는 신념으로 입법은 물론이고 성구매를 멈추게 하려는 노력, 경찰들을 대상으로 이 법은 유효하다를 알리는 활동 등을 꾸준히 펼쳐온 사회적 효과는 매우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했다. 처벌법이 스웨덴에서 엄청난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성구매자 남성들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진 연구결과도 보여줬다. 결국은 법제정과 함께 사회적 의식변화를 위한 노력들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스웨덴의 사례발표였다. 우리나라도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나 성매매를 보는 사회적 합의나 법집행의 기준이 아직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번 포럼도 성매매근절을 위한 사회적 방향을 모색해보려는 시도이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자발인가 강제인가의 이분법은 자발과 강제의 범주와 개념의 불명확성으로부터 기인된다고 본다. 여성화된 빈곤의 문제, 위계와 권력관계에 의한 폭력의 문제, 차별과 착취관계 등의 이슈들이 성매매를 바라보는 인식의 근저에 자리잡고 있다. 자발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이슈들이 완전하게 자유로우며 본인의 행위로 초래되는 개인적 사회적 결과에 대해서도 충분하게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선택이어야 한다. 완벽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선택이 아니라면 모두 비자발 즉 강제라고 보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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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9 19:52

칭찬으로 모두 함께 춤추자

곽승기 전북도 자치행정국장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란 말이 있다. 인간관계를 고민하던 미국인 웨스 킹슬리는 범고래 조련 과정에서 잘했을 때는 과도하게 칭찬을 해줌으로써 고래로부터 칭찬받을 수 있는 행위를 반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련사의 이야기를 듣고,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격려를 직장과 가정 내 인간관계에 적용하는 법을 연구해 책에 담았다. 우리는 강아지를 훈련할 때도 좋아하는 간식을 줌으로써 예쁜 행동이나 배변을 가리는 훈련 과정을 TV에서 보아왔다. 칭찬의 힘은 미생물 실험에서도 볼 수 있다. 같은 크기와 조건으로 사과 등을 용기에 넣고 긍정 언어와 부정 언어를 하루 3번 이상하고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둘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이러한 실험은 가축 농장에서는 물론 식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도 안정과 성장에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한다. 칭찬은 긍정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먼저 나의 말과 행동부터 바뀐다. 내가 대하는 늦게 귀가하는 남편에게, 공부 안 하고 노는 것만 같은 딸에게, 항상 욕구불만에 가득한 아들에게 대하는 모습이 바뀌면 집안에 웃음이 더 많아지고, 좋은 아침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돼 하루하루가 즐거워진다. 주위의 칭찬할 일을 찾아서 칭찬해 보자. 남편과 아내에게, 아이에게, 주위의 친구와 이웃에게, 그리고 직장 동료들에게 말이다. 관계가 개선되고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올해엔 전라북도에도 칭찬할 일이 참 많다. 15년 만에 전북에서 치러진 전국체전과 전국장애인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을 뿐만 아니라 전국체전 3위, 장애인체전 4위를 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이는 도민 모두가 합심해 이룬 성과로 모두가 칭찬받아 마땅하다. 또한, 스마트 팜 혁신밸리 조성사업을 공모사업으로 유치해 농생명 수도로서 자긍심을 높였고, 새만금 개발공사를 출범시켜 공공주도 매립을 주도하게 됐다. 지난 10월 29일에는 새만금지역에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있었다. 4기가와트에 이르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시장을 창출하고, 이와 관련한 기업과 대규모 연구단지, 인증 평가센터 등 인력을 집적화해 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10년간 기업 100개 유치 및 창업과 일자리 10만 개 창출, 25조 원의 경제유발 효과도 기대된다. 이런 사업을 개발계획의 후순위로 밀린 유휴지를 활용하는 것은 새만금 전체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새만금 개발 전체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 특히, 지역의 에너지기업 참여 확대와 지역 주민들도 협동조합 등을 통해 수익을 향유하는 공유 모델도 개발한다고 하니 참 기분 좋고 이 또한 칭찬할 일이다. 또한, 이를 통해 산업 기반이 허약한 전북 경제를 재생에너지 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항만과 철도, 공항 등의 조기 구축할 기회가 온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올해는 유독 긴 폭염 기간, 그리고 미세먼지도 극성이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지내온 나에게 칭찬한 번 해보자. 정말 수고했어라고 말이다. 이제 올해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이 잘 실천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남은 기간을 활용해 잘 마무리하고 서로 함께 칭찬하며 희망찬 황금 돼지의 해 2019년을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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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2 20:52

자동차산업, 함께 살길 죽을 각오로 찾아야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본보 객원논설위원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다. 임진왜란 때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조선을 구한 영웅 이순신(1545~1598년)의 좌우명이다. 32세에 무관 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순신은 1591년 선조 24년 전라 좌수사에 제수됐고, 부임하자마자 적의 침략에 철저하게 대비하기 시작해 거북선 연구에 몰두했다. 거북과 자라를 잡아다가 그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보고 또 땅에 올려 기어 다니는 모양을 세심히 관찰했고, 설계도를 그리고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거북선은 배의 윗부분을 판자로 덮고, 거기에 칼 송곳을 꽂아 적병이 뛰어들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철갑을 씌우고 많은 대포를 장착할 수 있게 발전시켰다.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불과 20일 만에 한양성이 무너지고 선조는 홀로 피난을 갔다. 대부분의 군사들은 왜군에게 당했지만, 이순신은 옥포 해전을 시작으로 모든 해전에서 승리했다. 1592년 한산도대첩 때는 학이 날개를 펼친 듯 적을 둘러싼 학익진 전법을 사용했다. 명량대첩 때는 남은 배 12척으로 133척의 왜군과 싸웠고, 전함 31척을 부수는 등 대승을 거뒀다. 1598년 왜군 전함 500여 척과 노량진에 마지막 해전을 벌여 크게 승리했으나 적의 유탄에 맞았다. 백전백승 이순신의 승리는 백성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지금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큰 위기에 처해있다. 방만한 경영과 노사갈등으로 국제 경쟁에서 갈수록 밀려나고 있다. 군산공장 문을 닫은 한국지엠은 한국 철수설까지 나왔고, 현대자동차도 올 3분기 영업이익률 1.2%로 일본 도요타에 7분의 1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한때 810만대까지 올라갔던 자동차 생산 대수는 750만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도요타는 2008년 5조 원 적자를 내고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터져 도요타 사장이 미국 의회에 불러나가 울먹일 정도로 존폐의 갈림길에 몰렸다. 도요타가 밀려난 시장을 현대자동차가 차지하며 판매량을 늘렸고, 2014년 엔 글로벌 빅5에 진입했다. 금융위기직전 영업이익 2조 원이었던 것이 2012년 12조 원으로 불어났고 영업이익률이 11.4%까지 치솟았다. 도요타를 따라잡을 기세였지만 한국 자동차산업의 약진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5년을 기준으로 급속하게 내리막길에 들어서더니 올해에는 최악의 부진에 빠지며 몰락론까지 나오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부품 제조와 완성차 조립, 판매와 정비, 할부 금융, 보험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연관 산업을 가진 종합산업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주도한다. 자동차산업의 쇠락은 경영위기 심화, 산업생태계 붕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며 국가경제를 위협한다. 벼랑 끝에 선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업계와 함께 자동차산업 지원 정책을 구체적으로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는 경영품질 혁신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연구해야 하며, 노사화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각자 살길이 아니라 함께 살길을 죽을 각오로 찾아야 한다. 필사즉생(必死卽生). 적의 침략에 대비해 거북선을 개발한 이순신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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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5 19:58

삶의 색깔

김형중 시인前 전북여고 교장 일상에서 분별없이 다가오는 잡다한 것들을 어떻게 대처하면서 사는 것이 슬기로울까? 모래알들이 쌓여 사막이 되고, 물방울들의 집합체가 바다를 이루듯, 생활의 부분들이 하나의 모둠이 되고, 순간들이 이어져 일생의 역사가 이루어져가는 상황들이 우리들의 삶이 아닌가 한다. 빛과 소리와 색깔은 인간들을 깨우쳐주는 길라잡이다. 이것들이 있었기에 슬기롭고 똑똑할 수 있었고 인간다운 감성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어떤 틀을 만들어야할까? 날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나이테만 누적시켜 가며 잔소리와 간섭에 익숙해진 눈치 없는 노인이 되어가지 말고, 옆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상대를 품어주는 따뜻한 인성을 가진 어른이 되어가는 삶을 찾아가자. 인간은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운명을 인지하며 살아가는 유일한 동물이다. 생명체들은 자신의 생존이 위태로워 질 경우 사력을 다해 마지막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어 그 유전자를 후대로 이어가기 위해 몸부림한다. 이 같은 현상을 종족보존의 본능이라 말한다. 한편 후회가 없는 삶을 이어가는 사람은 지난날의 허물을 돌아다볼 줄 모르는 사람이다. 조금만 더 잘해줬더라면 그때 그랬더라면 한 번 더 생각했어야 했는데 등의 후회가 고통을 동반하는 이유는 망각 뒤에 따르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 않았었거나 못 다한 것들에 대한 후회, 이미 지나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 관계에서 비롯되었거나, 시간과 재물의 낭비였거나, 성급한 버릇으로 저질러진 행위의 결과를 돌아다보는 후회의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안타깝다. 유대인들의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개념을 넓혀가고 주체성을 키워나가는 식탁교육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그들은 뿌리교육에 심혈을 기울여 자신이 누구인가를 찾게 하여 미래를 개척해 가는데 힘의 원천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우리들은 시민 개개인이 주권자인 사회에서 21세기를 누려가고 있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와 의도에 욕망의 색깔까지도 헤아려야하는 복잡다단한 오늘의 삶이다. 젊음은 순백이라서 오염되기 쉽고, 분별에 약하기 때문에 어떤 색깔이든 여과 없이 물들여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비로소 성인이 되어간다. 젊은 시절의 꿈은 일생을 좌우하기에 언제나 가슴앓이가 뒤따른다. 그 꿈의 설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자기만의 선명한 색깔이 있어야하며, 구체화할수록 성공확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청소년시절에 그렸던 동경의 그림은 뇌리에 새겨져 삶의 밑그림으로 작용한다. 그런 아픔이나 시련도 이겨낼 수 없는 의지라면 처음부터 다른 길을 택했어야 옳았을 것이다. 오르막길 뒤에는 내리막길이 있듯이, 삶의 희로애락도 세월이 지난 뒤에야 그 맛을 알게 된다.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해진 거리에 생을 다한 낙엽들이 초라하게 뒹구는 현상이 애처롭다. 지난날들을 더듬으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 인생은 되지 않도록 살아가자. 마음 한구석으로 공허가 밀려들 저무는 늦가을에 시린 손을 주머니 속에 넣어 봐도 손은 여전히 시려온다. 본능적으로 부(富)를 비롯한 힘과 높고 편한 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에도 시계바늘은 오늘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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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8 19:35

여성의 삶을 기록하다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지난주 우리센터 개관 50주년 기념행사를 마쳤다. 센터는 1968년 전북여성회관으로 출발해서 오늘의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로 자리매김 되기까지 몇 번의 청사신축과 이전은 물론이고 운영형태의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번 행사는 기념식은 물론이고 히스토리관 전시, 50년사 발간, 미래 100년을 준비할 미래포럼 등 다채롭게 준비했다. 50년의 발자취를 정리하면서 가장 난감했던 부분은 자료찾기의 어려움이었다. 몇 번의 이전과 운영주체 변경 등을 거치면서 소장했던 자료들은 거의 소실되었고 초창기에 함께 했던 분들이 이미 고인이 되신 분들도 많아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어렵게 모아진 자료들과 기억들을 더듬어 아쉽지만 소중하게 50년의 역사를 정리하였다. 이번 작업과정에서 월 4000원 취미교실 수강료 영수증, 총력안보부장이 진행하는 국가관강의가 포함된 숙녀교실 강의계획표 등 시대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들도 꽤 있었다. 1982년 금암동 청사이전 개관식에 참석한 이순자여사가 기념식수한 연산홍이 매년 잘 자라는지 높이와 폭을 자로 재서 사진과 함께 청와대에 보고했었다는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화려한 기념식보다는 자료를 정리하여 기록하는 작업이었다. 50년사 발간이 늦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한 시대의 여성들의 삶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되새기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오랫동안 여성들은 삶의 현장에 항상 존재해왔으나 그 삶이 기록되지 않고 생략된 경우가 많았다. 영광스러운 삶도 치욕스러운 삶도 고난의 삶도 항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록에서 배제되어왔다. 물론 정치적 상황에 따라 기록하지 못하는 역사도 있었으나 아예 여성은 기록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여성의 역사를 여성적인 시각으로 기록하려는 움직임들이 최근 민간영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여성독립운동가는 유일하게 유관순열사(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관순누나로만 기억되던) 정도만 알고 있다.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발족되어 그동안 역사속에서 평가절하 되어왔던 무명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여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항일투쟁 과정에서 어머니로 부인으로 누이로서 독립운동가들의 뒷바라지로만 평가되었던 활동을 독립운동의 당당한 주체였음을 밝혀내는 작업이다. 여성가족부에서도 광복70주년을 맞이해 독립을 향한 여성 영웅들의 행진이라는 주제로 특별기획전을 통해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업적을 재조명하기도 했었다. 올해 국회 국감현장에서는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특별한 장면이 있었다.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의원은 교육부를 상대로 유관순열사 말고도 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있으나 역사교과서가 다루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역사교과서 집필기준과 교육부 행정관료들과 집필진의 젠더의식에 대한 문제제기였다고 본다. 그동안 민간영역에서 노력해왔던 부분이 공적영역에서도 긍정적 이슈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에 센터 50주년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소망이 또 생겼다. 지역여성들의 삶을 여성적 시각으로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집약해서 만나볼 수 있는 복합공간 라키비움(larchiveum.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을 언젠가는 만들고 싶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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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1 16:16

서울 집값, 재정분권과 혁신도시 활성화가 답이다

곽승기 전북도 자치행정국장 정부는 얼마전 치솟는 서울 집값의 안정화를 위해 세금 확대 등 규제 강화와 주택공급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대책을 발표한바 있다. 그동안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많은 신도시를 건설한바 있는데 이번 대책에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미니 신도시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에 대하여 수도권 집중화를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도 주변엔 아파트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수도권의 경계가 남으로 동서로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월 국토연구원 개원 4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국토 면적의 12%인 수도권에 인구의 50%,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밀집됐다고 했다. 또한, 매달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80%가 수도권에서 결제되고 신규 고용의 65%가 수도권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서울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수한 학교와 생활 인프라 때문일 것이다. 좋은 대학과 일자리가 집중돼 있으니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과 문화, 의료시설, 쇼핑센터 등 편의시설들도 다양하게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를 포기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사람이 모이고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전국 지방세의 55.3%를 수도권에서 거둬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전국에 10개의 혁신도시를 건설했다. 혁신도시는 그동안 수도권 위주 성장 정책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지역거점의 성장 판을 마련하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로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은 인구증가 등 여러 면에서 효과를 나타나고 있다. 전국 혁신도시 거주인구는 2014년 5만 9000여명에서 2018년 6월 18만 2000여명으로 약 3.2배 증가했고 지방 세수는 2012년 222억 원에서 2017년 3,292억 원으로 약 14배 상승했다는 보고가 있다. 이제 지방도 작지만 선순환 구조가 시작된 것이다. 일부 언론이 인프라 미흡으로 임직원 중 절반은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지만 사람이 거주지를 옮기기란 쉽지 않다. 1970~80년대 지방에서 서울로 수도권으로 취직한 우리네 형들, 삼촌들이 한 사람만 먼저 가서 자리 잡고 자녀의 교육 등이 어느 정도 정리된 수년 후에 걸쳐 가족이 옮겨갔던 걸 생각하면 앞으로 혁신도시는 성장하고 활성화 될 일만 남았다. 특히, 정부는 10월 31일 제6회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주민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과 함께 그간 논의해 온 국세대 지방세 비율을 7:3으로 확대하는 안을 발표했다. 낙후지역에 재원이 더 많이 가도록 하는 디테일이 빠져 있어 2%부족한 면도 있으나, 이는 앞으로 세부 시행과정에서 조정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혁신도시가 지역의 거점으로 거듭나기 위한 더 많은 투자 재원이 마련됨 셈이다. 앞으로 이런 재원으로 서울보다 더 좋은 문화 체육시설, 녹지공간, 교통 등 기반을 확대하고 최근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생활 SOC를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도권에 살지 않아도 더 좋은 문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거론되고 있는 혁신도시에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방으로 옮기게 된다면 지역의 활성화와 함께 수도권 집중화가 완화되고 이를 통해 서울의 집값도 적정 수준으로 안정화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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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4 19:12

평양에 봄은 오는가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본보 객원논설위원 초기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모진 박해와 핍박을 받았다. 로마가 기독교 국가가 되기 전, 기독교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박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서기 64년, 대화재로 로마시의 대부분이 불탔는데 네로 황제는 화재의 책임을 기독교인에게 돌리고 많은 신도를 처형했다. 이후 기독교인들은 가혹한 박해의 대상이 됐고, 로마는 기독교인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매달거나 굶주린 맹수에게 잡아먹히게 했다. 로마제국은 왜 기독교를 박해했는가. 기독교인들이 천국의 법과 배치되는 로마의 법을 따르지 않으려 했고, 황제 숭배를 거부하는 등 로마의 질서와 이념을 부정한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인정한 것은 서기 313년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그해 모든 기독교도는 신앙의 자유가 있다는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고 기독교를 공인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죽기 전 세례를 받아 정식 교인이 됐고 그 이후의 황제들 중 율리아누스 황제를 제외하고 모든 황제들은 기독교인이었다. 기독교는 테오도시우스 1세에 의해 국교가 됐고 다른 종교는 금지됐다. 이제 기독교는 박해의 시대를 지나 부흥시대로 나아갔다. 역사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다. 재앙이 바뀌어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긴다. 평양은 영국의 로버트 토마스 선교사가 복음을 전파했다. 이후 1907년 20만 명이던 기독교인수는 1938년에는 6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6.25전쟁 이후 북한에 들어선 공산정권은 1인 독재체제 김일성을 우상화해 사상이 다른 모든 종교를 탄압했고, 기독교인만 750만 명이 처형당했다고 한다. 이제 북한은 어두운 장막을 거두어 밝은 미래로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분명 변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서구사회에서 학교에 다니며 개방된 사회를 보고 체험했을 것이다. 개방정책을 통한 경제적 부흥을 이끌어내고,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 중 바티칸 프란체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평양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이에 교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응답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사실상 방북을 수락한 것과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교황에게 공식초청장을 보낼지와 그 성사 여부에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의 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북한 종교와 인권 문제에도 더욱 진전된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프란체스코 교황 방북의 최대 변수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국제사회를 향해 개방의 문을 좀 더 열도록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지난 4월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신뢰의 바탕 위에서 하나하나씩 실천해, 한반도에 평화의 봄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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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28 19:31

소통(疏通)은 아름다운 통로

김형중 시인前 전북여고 교장 누구나 한두 번쯤은 가슴이 답답해서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지만, 대상을 쉽게 찾지 못해 씁쓸한 경험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런저런 사연들을 세월에 실어 보내면서 하루하루를 엮어가는 게 우리들 인생이리라. 자신이 삶의 무대 위에 올라설 때, 어느 길을 선택해서 어떤 길로 어떻게 가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항로다. 살면서 만나는 사람마다와의 관계정립은 어쩌면 자신의 운명과 미래를 결정짓는 필연적인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살아가는 동안에 꼭 기억을 해야 하는 것들은 중요할 때 생각이 막혀 왜 이러지 하고 답답해 하지만 때로는 그 망각이 우리들 인생을 정감 있고 부드럽게 해준다.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을 모두 저장해서 기억한다면 우리들의 뇌는 늙기도 전에 파괴(?)될 것이다. 동물들은 눈동자의 검은 부분을 통해서만 물체를 볼 수 있다. 그것은 어두운 사실을 통해서 밝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정한 친구라도 절대적 좋은 감정을 평생토록 지속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좋은 친구나 아름다웠던 사랑의 추억은 감정의 교류가 뜨겁게 소통되어 쌓여왔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낭만의 환상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소통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적응하는 생각과 행동의 습관이다. 개인이나 집단끼리의 원활한 소통은 서로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친구가 되거나 가까운 지인이 되는 단계의 첫걸음이다. 현대인들은 어쩌면 방향감각이 둔해져버린 장애자가 되어 살아가는 것 같다. 운전자들은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의 개발 이후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거의 신경을 할애하지 않는다. 삶에 쫒기다보니 복잡한 것들을 피해가면서 안일만을 추구하는 생활이 습관화되어 감각기관의 쾌락만을 좇아 풍요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첨단기술의 발전은 시나브로 감정이 메말라가는 인간성의 결핍과 기억력 퇴보를 불러오면서 삶을 뒤돌아보는 사색의 시간마저 앗아가고 있다. 그 결과는 극심한 이기주의를 만연시키고 있다. 생각의 차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서양인들은 인간의 자율성을 중시하면서 과학과 물질의 풍요를 동반하는 개인주의가 발달하였으며, 동양인들은 나라는 존재를 소통으로 관계를 정립하는 더불어 사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서로의 생각이 일치되었을 때의 기쁨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하는 질과 양이 사람들의 무게를 가늠하지만 그 무게를 측정하는 기준 또한 각자에 따라 다르다. 생각을 깊게 사람은 상황을 확실하게 판단하여 가장 효과적인 행동을 취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비판하거나 매도해서는 안 된다.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았던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람과는 왜 부드러운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을까?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 서로 다르거나, 생각하는 방향이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와 소통을 잘하는 기본방향은 정감 있는 대화로 아집을 버리고, 상대에게 신뢰를 주는 자세가 곧 소통으로 가는 길이다. 즉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순발력과 눈높이를 맞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인성을 지녀야 한다. 더불어 상대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들어주는 자세(경청득심-敬聽得心)가 곧 소통의 첫 관문이다. 세상은 너와 내가 어우러져 살아야하기에 인간이라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소통 그것은 서로를 위해 아름다운 삶으로 이어지는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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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21 17:40

영화가 만들어 낸 그녀들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추석 며칠 전부터 명절증후군 운운하며 각종 매체들에서 평등하고 행복한 명절나기를 위한 대안들을 부지런히 제시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큰 기대 없이 적정한 선에서 타협한다. 나의 명절도 아내이고 엄마이고 며느리이고 딸로서 역할수행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이번 추석연휴는 길어서 영화보기로 시간을 꽤 투자할 수 있었다. 자투리 시간을 즐겁고 보람차게 소비하려 할 때 영화보기만한 꺼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추석을 맞아 개봉한 영화들이 풍년을 이루었고 재미까지 갖추었다. 흥미로운 풍경도 있었다. 연휴기간 영화 다섯 편을 유료로 관람하면 다섯 편을 공짜로 볼 수 있는 5+5행사를 내건 영화관도 있었다. 다섯 편이나 볼 여유까지는 갖지 못해 안시성, 명당, 협상 세 작품만 관람했다. 안시성은 천하를 지배하려는 당나라 태종 이세민의 수십만 군대와 고구려 변방의 안시성 성주 양만춘의 5천명 군사들이 대결한 안시성전투를 다룬 영화다. 물론 양만춘이 승리한다. 성주의 따뜻한 리더십과 뛰어난 전략전술, 군사들의 용맹함이 승리의 비결이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다는 천하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장동김씨 가문과 흥선군 사이의 대립과 욕망을 드러낸 긴장감 넘치고 반전이 있는 영화이다. 협상은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고 상대의 눈동자의 흔들림과 숨소리마저도 읽어내는 최고의 협상가 한채윤과 국제범죄조직의 무기밀매업자 민태구가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해 인질극을 벌이며 협상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그려냈다. 모니터를 통해 전개되는 협상과정은 관객들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최고조로 올려준다. 영화를 선택할 때 재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만 영화가 여성을 어떻게 묘사하는지를 분석해 좋은 영화인지 나쁜 영화인지 구분하는 버릇이 있다.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여성을 폭력의 대상으로 보는지 성역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차별적으로 묘사하는지 주체적 여성으로 그려내는지를 따지며 본다. 그래서 한국영화는 항상 나의 기준으로 나쁜 영화이거나 아쉬운 영화로 분류되곤 했다. 이번 세 편의 영화도 모두 나쁜 영화이기보다는 아쉬운 영화였다. 영화속에서 그려진 그녀들. 안시성의 백하, 명당의 초선, 협상의 한채윤은 나의 관점에서 꽤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백하는 안시성의 여성전사들로 구성된 백하부대의 용맹한 부대장이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을 보자 전략전술도 무시한 채 적진으로 달려들어 결과적으로 아군에게 위기를 초래한 무모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초선은 월령각의 대방으로 박재상과 흥선군, 장동김씨 사이에서 관계를 조율하고 정보를 매개하는 기지를 발휘한다. 하지만 치밀하지 못한 지략이 들어나 죽임을 당한다. 내가 작가라면 백하 혹은 초선을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그려내는 시나리오 한 편 쯤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더욱 더 아쉬웠던 인물은 한채윤이다. 그녀는 냉철함과 기민함, 전문성을 겸비한 최고의 협상가였으나 종종 협상가의 자질을 의심해야 할 만큼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는 여성으로 묘사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카리스마 넘치는 전문협상가였다면 나는 한채윤의 매력에 흠뻑 빠졌을 텐데 어째 악당이 더 멋져보였다. 감정적이거나 엉성하거나 전문성이 조금 아쉬운 그녀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성역할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아쉬운 모습으로 올 가을 극장가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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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4 18:36

한 아이를 낳게 하는데 온 나라가 필요하다

곽승기 전북도 자치행정국장 요즘 출산문제를 말할 때 출산 수난시대, 인구절벽, 재앙 등의 격한 말을 쓴다. 그도 그럴 것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이 0.97이라 한다. 여성 한 명이 평생 0.97명의 아이를 낳는다는 것으로 이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는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아동 업계의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어린이집 원아와 초?중?고교의 학생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사회의 근간이 되는 대학교도 학생수를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앞으로 1년에 몇 개씩 대학교를 없애야 할지 모른다. 특히, 한때 기금고갈 소동이 일었던 국민연금을 받쳐줄 근본이 줄어드는 등 국민 개개인의 생활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할까? 전문가들은 복합적으로 보고 있다. 결혼의 전제 요건처럼 인식되는 취업이 어렵고, 결혼 후 발생하는 비용 부담, 고용불안정,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사회문화, 부족한 소득, 여성 위주 육아가사부담 등 다양하다. 시대적 인식과 사고의 변화도 크다. 자녀를 낳아서 애써 키우는 것보다 홀로 자신을 위해 일하고 투자하면서 자기를 개발하고 삶을 즐기려는 경향, 즉 출산이 자신의 행복을 방해한다는 의식변화가 그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육아휴직, 급여 두 배 인상, 아빠가 육아휴직을 할 경우 소득의 80% 지급, 아빠의 육아휴직에 대해 승진과 보직에 차별을 주는 기업에 대한 불이익 부여, 부모가 임금 삭감 없이 단축근무를 할 경우 돌봄 제도와 유연근무제를 확대 시행하는 등 저출산 대책을 다양하게 추진해 왔지만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아이는 홀로 자랄 수 없고 부모의 품 안에서만 클 수도 없으며 주변과 더불어 성장한다는 의미다. 아이가 성장하기 까지 그렇게 주변과 함께 크기 때문에 한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출산정책도 이제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 하나를 낳게 하는데 온 나라가 나설 때라고 생각한다. 정부, 사회, 직장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중 결혼, 출산, 보육, 교육, 일?가정 양립정책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임신, 출산, 보육 등 아이 낳기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국민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게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공익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직장에선 우선승진, 복지포인트 확대 지원 등 기본적인 것부터, 정부차원에서는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모 후보의 말처럼 출산수당 몇 천만원도 검토해볼 수 있다. 집 산 뒤 아이 낳는다는 생각에서 아이를 낳아야 집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말이다. 또, 아이를 낳으면 양육에 많은 돈이 필요하므로 아이 수에 따라 퇴직 연령을 늘려주는 파격적인 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결과에 대한 비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대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저출산 문제는 더 어렵고 다양하게 얽혀있다. 따라서 아이 하나 낳게 하는데 국가와 지자체, 사회, 직장, 가정 모두가 나서 우리 아이라는 인식과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와 사회가 키운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직장 마다 출산정책 하나씩 시행되고 효과를 얻는다면 온 산에 꽃이 피듯 하나 둘씩 우리의 아이를 낳아 출산율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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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07 19:17

투자 불모지 전북에도 희망 보인다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본보 객원논설위원 태평양 하와이에서 월동한 혹등고래(흑고래, humpback whale)는 여름이면 4000km를 여행하여 알래스카 북극해로 찾아온다. 혹등고래가 알래스카 바다에서 보내는 여름 몇 개월은 소중한 포식의 계절이다. 혹등고래는 청어크릴새우연어가 풍부한 북극해에서 영양분을 축적하고, 다시 번식을 위해 따뜻한 하와이 바다로 돌아간다. 혹등고래는 버블넷 피딩이라 불리는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사냥을 한다. 청어 떼를 발견한 혹등고래는 혼자가 아닌 10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협동작전을 펼친다. 혹등고래 무리는 청어 떼를 두고 나선형으로 선회하면서 거품을 내뿜는다. 거품은 수면을 향해 원기둥형 벽처럼 올라가게 되고 청어는 바닷속에 나선형 벽 속에 갇혀 버린다. 거품을 무서워하는 청어 떼는 그 벽을 감히 돌파할 수 없기 때문에 수면 아래에서 위를 향해 커다란 덩어리가 되어 솟구쳐 오르지만,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바로 혹등고래의 입이다. 인간이나 기업도 생존을 위해 끊임없는 여행을 한다. 지역의 시장 규모나 인구수사회간접자본 등을 따져 어느 곳이 최적지인지 살핀다.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곁눈질하고 앞뒤를 재며 그 시너지 효과를 예측해 투자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지난해 7월 건조물량 부족으로 폐쇄, 울산조선소로 합병됐다. 한국지엠 군산공장도 지난 5월 경영 부실로 가동을 시작한 지 2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일부 부품생산을 위해 9월 들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내년 9월까지 한시적이다. 문제는 전북 지역경제다. 한때 5000명이 넘던 군산조선소 인력 대부분은 직장을 잃게 됐다. 협력업체들도 문을 닫으며 근로자들과 그 가족 수만 명은 결국 생계가 막막해졌다. 경제 논리를 내세운 기업들이 발을 빼며 지역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린 모양새다. 왜 전북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는가. 지금까지 대기업에만 너무 의존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경쟁력 있는 참신한 중소기업을 많이 유치해야 한다. 투자 불모지인 전북에 희망이 보이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최근 새만금산업단지내 제1호 외국투자기업인 일본 도레이사가 최대 1000억 원 규모의 2단계 공장증설 투자계획을 내놨다. 더 많은 기업유치를 위해 하루속히 새만금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공항항만고속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해 경제자유구역 물류가 원활히 흐르게 해야 한다. 또 남원에 전북 첫 관광단지가 조성된다고 한다. 민간개발자인 신한레저(주)가 오는 2022년까지 총사업비 1903억 원을 투자해 워터파크가족호텔골프장전통문화테마시설 등이 갖춰진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최근 행정절차가 마무리됐다. 이제 지역민들도 뜨거운 사랑과 관심으로 그 기업이 향토기업으로 발전해 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앞으로 중앙 정부나 정치권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하루속히 전북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황금알을 낳을 수 있도록 육성지원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그래야 링거 꽂은 전북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한다는 고장난명(孤掌難鳴 : 외손뼉만으로는 소리가 울리지 아니한다)의 지혜가 담긴 혹등고래의 협동 사냥법을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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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30 19:25

출산주도성장과 1억원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출산주도성장을 역설하며 한 아이를 출산하면 2000만원의 출산장려금과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국가가 1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이 연설의 골자는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출산장려금 외에도 신생아 1명당 성인이 될 때 까지 20년간 총 1억원을 월정액으로 지원해 저출산문제를 해결하고 성장동력을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당장 용어선택측면에서 정치적으로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소득주도성장에 맞불을 놓고자 하는 의도로 읽혔다. 사람들은 자유한국당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이 정부가 편성한 올해 예산으로 0~5세의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올해 7월부터 아동수당 10만원을 지급하고자 했으나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 비난하며 반대했다. 가구소득 상위 10%를 제외시키고 지급시기 또한 9월로 연기하자고 강력하게 주장해 겨우 이번 달부터 선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그동안 보육이나 급식, 청년수당 등 국가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정책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해 온 터였다. 그랬던 자유한국당이 급작스럽게 더 큰 액수의 지원정책을 제안하고 있으니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1억원의 사태가 진정되기도 전에 기름을 부어댄 사건은 또 있다. 부모세대들이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많이 낳았겠는가? (출산이)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면서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 낳는 것을 꺼리는 거 같다고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주최한 한 포럼에서 자유한국당 김학용의원은 청년들이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어느 청년이 이에 반박하는 글을 썼다. 재난이나 전쟁이 아닌 출산이 청년들의 행복을 방해할 정도로 어렵다. 출산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이 출산을 하기에는 너무 나쁘다. 나의 소원은 통일이 아니고 취업이다. 출산주도성장의 후폭풍은 거세었다. 각 정당들의 정치적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여성의 출산이 국가성장의 도구냐며 여성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국가가 필요할 때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때가 있었고 아이 낳아 애국하자거나 국가성장의 주춧돌 쯤으로 출산과 여성의 몸을 여기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발끈했다. 1억원이나 청년들의 가치관과 관련된 발언은 몰이해로부터 비롯되어졌다고 보여진다. 출산기피 현상이 여성들이나 청년들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출산가능한 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일자리가 안정적이지 않고 살 집이 없고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고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곳도 없기 때문에 출산을 하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열정이나 노오력 그리고 가치관 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으로 복잡한 문제이다. 한편 제안의 진정성이나 출산주도성장이라는 표현상의 문제는 있겠으나 이 지점에서 우리사회가 아이나 부모에게 직접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을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아동청소년을 시작으로 기본소득개념의 논의를 진전시켜보자는 취지이다. 치밀하게 설계된 1억원은 분명 사회변화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논의가 건전하게 진행된다면 복지선진국으로 한 발짝 다가서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포퓰리즘이나 복지병이라는 외침들은 다시 듣고 싶지 않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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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6 19:18

지역 모두가 함께하는 재정분권이 필요하다

곽승기 전북도 자치행정국장 현 정부가 출범하고 국정운영 100대 과제도 발표됐다. 그중에 재정분권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 8대2에서 7대3을 거쳐 장기적으로 6대4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안이 핵심이다. 지방에서는 예전보다 얼마만큼의 재원을 더 받을 수 있을까? 이제는 허리를 좀 펼 수 있을까 하는 기대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는 재정전문가가 포함된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어떤 세목을 얼마만큼 이양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정부부처 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발표시기가 늦어지면서 지방의 기대와는 달리 재정분권이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게 했는데,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재정분권을 전제로 한 정책연구과제 보고서를 보면서 재정분권을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예결특위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16년 기준 국세와 지방세 비율 76:24를 70:30으로 할 경우 14.2조원의 국세이양이 필요하다.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를 각 50%씩 이양할 경우 각 7.1조원의 재원 이양이 필요하게 되는데 광역자치단체중 재정이 어려운 전북은 2170억원, 전남은 2,010억원, 경북은 2240억원에 그친 반면 서울은 4조 7170억원, 경기도는 8150억원이 늘어나는 등 수도권에 재원 쏠림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지방교부세를 포함하면 아예 세수가 감소한 지역이 발생한 것이다. 재정력이 좋은 수원, 성남, 용인 등은 재원이 대폭 증가한 반면, 재정력이 약한 지역은 오히려 재원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데 전북의 경우 진안과 장수, 임실 등 3개 지역이고 전남의 10곳, 강원의 3곳, 경북의 2곳 등이다. 14조 2000억원이란 큰 재원의 이양을 전제로 했는데 전북의 3개 군을 포함한 전국 18개 지자체의 세수가 줄어들게 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예결특위의 보고서처럼 오히려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정분권을 기계적으로 대입한 결과다. 이렇게 재원이 줄어드는 지역은 지방이양을 검토하고 있는 지방소비세 재원인 부가가치세와 지방소득세 재원은 적은 반면, 지자체의 재정여건에 맞게 골고루 배분하는 지방교부세가 대폭 줄어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분권은 그동안 불균형 성장으로 세원이 집중된 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설계되어야 한다. 그 대안으로 먼저, 국세의 지방이양 재원중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의 확대로 인한 이전과 지방교부세율 인상으로 재정 이전효과가 각 50%씩 나타나게 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세원 이양으로만 검토한다면 지방소비세의 배분비율이 수도권과 광역시, 광역도의 현행 3단계(1:2:3)로 구분된 것을 재정력지수에 의한 5단계(1:2:3:4:5)로 개선하고, 지역간 세수격차가 너무 큰 지방소득세는 50%를 공동세로 지역에 균등 배분하는 것이다. 또한, 국세의 지방이양에 따른 지방교부세의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지방교부세를 23%p 인상해야 한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재정분권은 균형발전과 함께 갈 수 있는 대책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균형재정이 우선되도록 해야 한다. 재정분권이 재정이 어려운 지역을 더 어렵게 하는 결과가 나와선 안된다. 지역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재정분권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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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9 19:03

국민 세금은 국가 전략자산이다

신이봉 ㈜명성화학 대표본보 객원논설위원 베네수엘라는 5년 전만해도 남미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였다. 단위면적 당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며 가난할 수 없는 나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초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마비돼 희망이 보이지 않는 빈곤 국가로 전락했다. 물가가 1만% 넘게 폭등하며 지폐 한 장이 말 그대로 휴짓조각보다 값어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 달 치 봉급을 부대에 가득 담아가야 달걀 두 판을 살 정도로 경제가 파탄 났다. 국민은 제대로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평균 체중이 10kg 이상 줄어들었다. 민심은 흉흉해지며 약탈과 범죄가 끊이지 않고 폭력시위도 빚어지고 있다. 나라가 이 꼴이 되다 보니 하루에 국민 3000명 이상이 조국을 떠나는 엑소더스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230만 명이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으로 국경을 넘었다. 이들 이웃 국가들은 베네수엘라 난민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국경 지역을 폐쇄하고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고 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긴급대책의 일환으로 지난달 20일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를 96% 평가절하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남미의 부국이 하루아침에 최악의 빈국으로 몰락한 가장 큰 원인은 석유자원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구조와 차베스 전 대통령의 무분별한 포퓰리즘 복지정책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지난 1999년 집권 이후 무상교육, 무상 의료서비스, 최저 임금인상, 빈민층을 위한 토지 재분배 등 국가 예산을 퍼주기 식으로 방만하게 운영하며 14년간 장기집권했다. 노동자와 빈민 등 모든 국민이 행복한 국가라는 지상 낙원을 추구했지만 결국 망국의 길로 빠져들었다.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비극을 보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국가 경제를 어떻게 살리고 키울 것인지, 새로운 국정운영 전략과 정책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한 4대강 사업에 24조 원을 퍼부어 강행했다. 현 정부는 청년층을 비롯한 일자리 마련에 50조 원 넘게 쏟아부었지만, 고용상황은 잡히는 것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공무원과 공기업 등 공공 부문 인건비는 전년보다 9조 원이 증가한 143조 원으로 집계됐다. 또 올 상반기 한국전력은 1조 원 적자를 냈다. 모든 공기업의 적자는 국민 부담으로 남게 된다. 공기업들의 적자 폭이 커지면, 이 모두를 해결하기 위해 지출하는 국민 세금도 기하학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출시장도 나빠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제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은 국내 기업들이 무너지고 문을 닫는다면 세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민의 세금은 국가 전략자산이다. 정부는 이를 잘 활용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등 미래 4차산업을 이끌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 또 정부는 기업 등과 비상협의체를 구성해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비무환(有備無患), 미리 대비하면 걱정거리가 없다. 국가 경제를 튼실하게 다지는 일, 비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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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2 15:03

꼴찌들에게도 박수를

김형중 시인前 원광보건대 교수 2018년 한반도의 여름은 1907년 기상관측 이래 신기록을 경신해가는 가히 살인적인 폭염의 나날이었다. 그렇다면 태양열은 몇 도나 되기에 텅스텐은 금속 중에서도 녹는점이 가장 높은 3410℃이고, 태양의 표면 온도는 6000℃나 된다고 하니, 계속되는 폭서가 모든 생명들의 목줄을 조여 가는 느낌이다. 90년대 중반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론을 주장한 삼성은 역사는 1등만을 기억합니다.라는 광고를 내보냈었다. 이런 삼성의 1등 제일주의가 한국사회를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 경쟁에서 1등이라는 존재가 가장 극명한 분야는 올림픽과 선거일 것이다. 신기록, 1등, 최우수, 천재, 등의 단어는 많은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1등과 꼴찌의 비교가 세상살이의 균형을 이루는 상대적인 조화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꼴찌들이 겪어야하는 씁쓸한 뒷맛에 이어지는 처절한 현실은! 1등만이 빛을 발휘하는 기존의 틀에서 꼴등이라는 위치를 인정하는데, 우리들은 너무나 인색하지 않았나 싶다. 여섯 번째로 세계 스포츠의 4대 이벤트를 일궈낸 우리나라는 (88서울올림픽, 2002월드컵축구대회, 2011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모두가 하나 되어 지난 2월 8일부터 25일까지 18일간의 23회 동계올림픽은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기에 충분했었다. 92개국에서 선발된 인간 승리를 일군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경기자체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기 시작했었다. 순위도 중요하겠지만 과정과 노력을 평가해주어야 한다. 1등의 맨 뒤에서 뒤따르는 꼴찌들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는 패러다임으로 바뀌어야 진정한 올림픽 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다. 꼴찌 할 사람이 없으면 1등은 의미와 존재 가치가 없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웃을 배려하면서 내일을 설계하는 계획과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우등생의 평가 기준은 암기능력이다. 에디슨이나 2차 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 그런 천재였던가? 우수한 지능을 가진 한민족이 노벨상에 왜 접근도 못할까? 이유는 단답형 문제풀이로 토론과 창조교육을 멀리하면서 일등만 좇아가는 풍토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들의 최대의 적은 감정의 편견과 행동을 방해하는 동물적 본능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를 안다. 또한 사실이라고 믿는 것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잘못한 것에 대한 시인을 머뭇거리지 않으며, 새로운 생각과 변화를 받아들일 줄도 안다. 승자는 자만과 두려움으로 자신을 돌아다 볼 여유를 잃고 살아가지만, 꼴찌는 올라갈 순위에 대한 에너지가 충만해 있으며, 왜 꼴찌를 했는가를 되짚어 보는 반성의 여유가 있다. 걸어온 삶을 한 번쯤 뒤돌아보면 어떨까? 21세기를 살아가는 데는 근면과 노력만으로는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시대에 적응하는 전문적인 지식과 현명한 지혜로 자기인생을 개발해야만 승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극단의 예로 밑동이 잘린 나무는 진통을 이겨내면서 새싹을 만들어내는 집요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 않은가? 트랙을 달리던 육상선수가 넘어졌다 다시 일어나 꼴찌인줄 알면서도 힘껏 뛰는 뒷모습에서 우리들은 무엇을 생각해야할까? 그들은 비록 그 경쟁에서는 꼴찌라 할지라도 일생을 꼴찌로 살지 않으려는 강한 의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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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6 18:12

침묵은 금(金)인가? 침묵은 독(毒)이었다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사회적 관계에서 의사표현은 중요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말을 하다는 관계를 촉진시키고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말을 함에 있어서 신중함을 갖춰야 한다는 요구는 더 중요하게 강조된다. 세 번 생각한 후에 한 번 말하라(삼(三思一言)는 공자의 가르침이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이것이 사람을 더럽힌다라는 성경구절에서도 말을 신중하게 할 것을 당부한다. 침묵은 금이다 격언을 떠올려보자. 말이 많아진다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아짐을 깨닫게 하고 말의 신중함을 강조하기 위한 가르침으로 짐작된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이나 감언이설(甘言利說) 등과 비교한다면 말의 신중함이거나 침묵은 사회적 관계에서 좋은 덕목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사람의 관계에서 침묵은 아주 고약하고 신뢰의 환경을 깨뜨리거나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기의 생각이나 의견을 갖고 있음에도 상대방을 믿지 못하거나 다른 속셈이 있어 침묵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자신의 신분이나 지위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을 때 침묵이 유지되는 경우이다. 전자는 상호신뢰의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자발적 침묵이다. 후자는 어떠한 선택도 가능하지 않은 강요된 침묵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적폐의 으뜸으로 사회문제시 되고 있는 한 항공사 총수일가의 갑질횡포와 불법행태를 넘어 기괴한 행동들은 그동안 비정상이 정상으로 간주되는 이상한 나라를 만들어왔다. 비단 이 항공사 뿐이겠는가? 다양한 형태의 갑을관계에서 빚어지는 비정상적 현상들이 가능했던 것은 긴 시간동안 주변의 묵인과 동조 그리고 침묵이 그들을 우리 사회의 괴물이나 독버섯으로 키워왔다고 본다. 여기서 침묵은 金(금)이 아니라 독(毒)으로 보는 편이 합당할 것이다. 지켜왔던 오랜 침묵을 깨고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그들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강요된 침묵은 여성들에게서 더욱 크게 감지된다. 오랫동안 유지되어왔던 남성들의 권력 독점현상은 권력관계를 매개로 다양하게 여성들을 침탈해왔다.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사실을 드러내기란 쉽지 않다.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불편부당하거나 고통스러운 상황에서조차 도움청하는 것을 여성들에게는 허락하지 않는다. 거부하지 않고 순응하며 공손함을 잃지 않는 것을 여성다움의 덕목으로 교육받아왔다. 여성들이 성폭력이나 성희롱과 같은 피해를 당했을 경우 법과 제도를 통해 도움을 받고자 용기내어 고소해보지만 스스로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되고,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성인권감수성이 낮은 자들에 의해 자행되는 2차 가해는 지점마다 피해자들을 입 다물게 했다. 심지어 조롱과 협박, 배척은 물론이고 피해자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주고 죄책감까지도 들게 했다. 2차 폭력이다. 그들만의 법이었던 무고죄와 명예훼손죄는 가해자들의 역고소가 용인되는 발판이었고 이는 합법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행위의 결정판이다. 침묵은 오랫동안 여성들을 전염시켜왔고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했다. 강요된 침묵을 깨고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미투운동이다.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경험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다른 여성들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그 경험들이 모여서 커다란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응집된 목소리는 우리사회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변혁의 물결로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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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9 21:41

자치경찰제 도입, 주민의 입장에서 고려되어야

▲ 곽승기 전북도 자치행정국장 그칠 줄 모르는 폭염을 겪으면서 우리를 시원하게 해줬던 추억의 영화 죠스가 생각난다. 죠스는 미국 뉴 잉글랜드의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휴양하던 사람이 상어에게 공격 당하면서 관할 경찰서장이 상어전문가, 선장과 함께 사투를 벌이며 상어를 잡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시민에게 친근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경찰서장의 모습을 보면서 미국의 경찰제가 떠오른다. 미국은 연방정부의 강력 범죄를 수사하는 FB I, 주 전역을 관할하는 주 경찰, 지역 치안업무를 담당하는 지역경찰로 분리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군 단위 지역인 카운티와 시에 근무하는 도시 경찰은 전체 경찰관의 75%를 차지한다. 공식적인 최고책임자는 시장이며 치안업무 책임자는 지역에 따라 단체장이 임명하거나 주민이 직접 선출한다. 주 경찰은 주지사가 책임자를 임명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치경찰제가 이슈다. 자치경찰제는 지방분권의 이념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경찰권을 부여하고 경찰의 설치 유지 운영에 관한 책임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치경찰 수장은 대통령이나 주민이 뽑은 자치단체장이 임명하게 되고 자치단체의 지방행정이 치안행정과 밀접히 맞물려 운용되므로 주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부과제에 자치경찰제를 포함시키는 등 의지를 보였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자치분권위원회에서 도입 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6월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 서명식에서 자치분권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논의 중인 자치경찰제가 조속히 도입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시절 자치경찰제를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주도에 자치경찰단을 도입한 것으로 일단락된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06년부터 시행한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생활안전, 교통 일부, 경비 특별사법경찰 등 국가경찰의 일부를 수행하여 행정의 사각지대 문제해소에 다소 도움을 주고 있으나, 고유영역 업무가 없고 인건비와 운영비 외에 실질적 지원이 없어 도의 재정 부담이 늘었다고 한다. 권한 이양과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존립기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도 자치경찰단의 자체 설문조사 결과 72%가 무늬만 자치경찰이라고 평가했고, 일반범죄에 대해 자치경찰도 수사권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도 89%를 차지했다. 분권의 취지를 살리고 자치경찰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일반범죄 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적지 않다. 자치경찰제 도입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부산물 정도로 나와선 안 된다. 제주도 자치경찰처럼 2원적 구조여서 존재감이 떨어지는 일도 없어야 한다. 지역에 국가경찰서와 지방경찰서 두 곳이 설치되어 주민이 어디로 가야하는 지 헷갈려 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결국, 자치경찰에도 국가경찰에 준하는 권한과 인력도 필요하다. 지방경찰에 이관할 사무에 대해 수사권을 주고 이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줘야 한다. 우리나라 치안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외국인이 밤에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중 하나다. 행정의 사각지대가 없어져 지방자치가 선진화되고 주민이 편안한 치안수준이 유지되는 자치경찰제가 도입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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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2 19:29

민족의 단결만이 평화의 길이다

▲ 신이봉 (주)명성화학 대표본보 객원논설위원 우리는 광복 7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은 여려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같은 시기에 독립이 되었고 이스라엘은 시온주의 배경으로 우리는 31운동을 배경으로 전 세계에 독립운동을 전개해 왔다. 서로 작은 나라이면서 같은 아시아권 두 나라는 2차대전 이후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근대화 개발도상국으로 성장해 왔다. 지금 이스라엘은 1인당 국민 GDP 4만 달러가 넘는다. 우리가 3만 달러에 육박한다면 이스라엘은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하자원도 두 나라가 풍부하지도 않다. 수출과 기술개발이다. 이스라엘은 원천기술 보유국이다. 지식, 교육, 과학, 문화, 예술, 정치, 경제까지도 세계사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로마에 멸망한 후 유대 민족이 건국할 때까지 약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서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 살아왔다. 게토라는 제한된 지역에서 거주하면서 심한 박해와 약탈을 당하였다. 2차대전 중에는 나치에 의해서 600만 명이 강제수용소에서 학살당하기까지 하였다. 이런 오랫동안의 고난 속에서도 유대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선택받은 민족의 단합된 민족정신이다. 배움에 대한 갈망. 유대민족에게는 지식만이 유일한 생존수단이다. 살아남기 위해 단결한, 강한 민족이라 할 것이다. 1945년 8월 15일 우리에게 광명의 빛이 비추었다. 2차대전을 연합군이 승리함으로써 일본이 항복하고 우리에게는 민족 해방이 되었다. 미 군정 하에서 불안한 치안 유지, 거기에 가난과 굶주림. 우리 사회는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해방감에 들뜬 각 정당 사회단체는 제각각 권리를 주장하며 양분되어 갔다. 그러한 갈등과 분쟁 속에서 남로당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틈타 파기 공작까지. 일본 제국주의 학정에 시달리던 우리 민족은 광복이 곧 독립이라고 굳게 믿었다. 들뜬 민중의 과격한 흥분과 환호 속에 우리 현실은 빈곤과 가난, 척박한 땅으로 변하고 갈등과 분쟁 속으로 가고 있었다. 불황 속에 물가가 치솟는 바람에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웠고 부정이 싹트기 시작하여 조선 말기 부패상이 되살아나 우리 사회는 겉잡을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대한민국 출범 초부터 파란만장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1946년 대구폭동 사건에 이어 43 제주도 양민 학살사건, 여수순천 좌익계 군인반란 사건, 이러한 무질서와 분쟁과 갈등 속에 북한의 남로당이 침투하였다. 며칠 후에는 동족상잔의 비극 625를 겪었다. 우리 민족은 이러한 자유와 해방이 있기까지 무고한 양민학살, 정치 지도자들의 희생을 치렀다. 625전쟁을 겪으며 제대로 훈련 한번 받지 못한 학생과 젊은이, 청소년까지 무고한 장병들이 인생의 꽃 한번 피워보지도 못하고 전쟁 속에서 산화된 참으로 무지몽매한 역사였다. 우리는 이제 광복 7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경제와 국가발전은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발전해 왔다. 한때는 아시아 4마리 용의 하나로 빠른 속도로 근대화 수출 대국으로 성장해 왔다. 이제 화합과 평화다. 용서와 사랑이다. 갈등과 분쟁, 긴장과 대립을 넘어 한반도에 대화와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과거의 수많은 희생과 아픔의 역사를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하면서 대화 평화 화합을 통해서 새로운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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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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